퓨전재즈의 대표주자 팻 메시니.
첫날은 ‘디멘션 · J-퓨전 올스타스’가 맡는다. 디멘션, 카시오페아, 티스퀘어 등 일본을 대표하는 퓨전재즈 밴드 뮤지션으로 구성된 이들은 1980년대 이후 데이브 그루신, 리 릿나워 등이 포진했던 GRP 올스타 밴드와 함께 국내 퓨전재즈 붐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재즈 피아니스트 조 샘플. 세계 3대 퓨전재즈 그룹 중 하나인 크루세이더스의 리더로 활약하는 그는 걸출한 여성 재즈 소울 보컬리스트 랜디 크로퍼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랜디 크로퍼드는 ‘Knockin’ on Heaven’s Door’ ‘Almaz’ 등의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가수.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셋째 날과 넷째 날인 6월2일과 3일, 이틀 연속 무대에 오르는 팻 메시니 트리오의 공연이다. 팻 메시니는 무려 17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받은, 말이 필요 없는 퓨전재즈의 대표주자로 이미 두 번의 내한공연도 전회 매진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팻 메시니는 여러 가지 이펙터(effector)를 활용한 다양한 연주기법으로 유명한데, 신시사이저 연주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테크닉과 영롱한 기타 연주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1981년 발표된 ‘Off Lamp’는 퓨전재즈사에 빛나는 걸작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스의 크리스천 맥브라이드와 드럼의 안토니오 산체스와 트리오 체제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매년 가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축제가 될 전망이다. 그 첫걸음에 함께하는 것도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와인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니 늦봄 혹은 초여름의 정취와 잘 어울릴 듯하다.
♪ 브릿팝(Britpop)은 영국식 팝이 아니라 영국식 모던록을 통칭하는 용어가 됐다. 1990년대 블러와 오아시스의 경쟁구도 속에서 영향력을 넓혀간 브릿팝은 라디오헤드라는 거함으로 상당 부분 지분을 통일했고 그 계보는 현재 콜드플레이와 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또 하나, 트래비스(Travis)의 이름을 빼놓아선 안 된다. 트래비스는 콜드플레이에 앞서 라디오헤드 계보의 적자로 군림했던 밴드다.
트래비스가 지난 3년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새 앨범의 제목은 ‘The Boy with No Name’. 그 사이 아버지가 된 멤버 프랜시스 힐리가 아들을 낳고 이름을 짓지 못해 고민하는 동안 아들을 소개하던 말이란다.
CD를 걸면 첫 곡 ‘3 Times and You Lose’부터 과연 트래비스답다. 변함없이 넘실대는 그들만의 멜랑콜리한 감수성, 바로 이 맛이다. 첫 싱글로 발표된 ‘Closer’는 한 번만 들어도 푹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중독성 강한 곡. 아련하게 울리는 명징한 기타톤 위로 얹히는 가성의 보컬이 매력적이다. 이들의 메가히트 싱글 ‘Turn’이나 ‘Sing’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트랙이다. 이어지는 ‘Battleships’와 ‘My Eyes’도 추천 트랙.
미국시장이 철저하게 흑인음악으로 도배되는 사이 그 반작용으로 브릿팝은 곳곳에서 꾸준히 지분을 확대했고 우리나라에서 특히 그랬다. 트래비스는 분명 최고의 브릿팝 밴드로 대우받을 자격을 갖춘 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