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0년대에 확보한 이중섭 박수근 작품을 최근(2005년) 시장에 내놓은 이유는?
“시장에 내놓은 적 없다. 2005년은 이중섭 사후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래서 전시회를 개최하려다 사건이 생긴 것이다.”
- 그 그림이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작가의 작품 수천 점이 한꺼번(덩어리)에 나오는 일은 드물다. 또 작품이 2800여 점이라고 하지만, 박수근 작품 1700여 점 가운데 대부분이 드로잉, 에스키스 수준이다. 위작이라면 돈이 목적인데 굳이 드로잉, 에스키스 같은 완성도 낮은 작품을 만들 이유가 있나.
또 이중섭의 그림은 담배지, 장판지, 하드보드, 나뭇조각, 천, 책자, 구호물자용 부대 등 소재가 다양하다. 50년대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재들이다. 요즘 이런 소재를 구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작품을 위작이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한 달이면 같은 소재를 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하지 못하고 있다.”
- 그림을 인사동에서 입수했다는데,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호남 쪽 고서가 집결하는 전주와 영남 쪽 고서가 모이는 대구, 서울 인사동에서 당시 컬렉터들이 그림과 작품을 많이 사모았다.”
- 위작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본에 있는 이태성 씨와 짜고 가짜 그림을 대량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내 뒤를 다 캔 것으로 안다. 2005년 한 방송사와 일본을 방문한 일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일본에 간 적이 없다. 내 여권을 보면 확인될 것이다. 그들이 거짓말하고 있다.”
- 그들은 왜 위작이라고 주장하나.
“그들은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다. 두 화가의 공개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희소가치가 있다. 그러나 내 소장품이 공개되면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시장질서가 흐트러지리라 우려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 전과가 있는가.
“나는 서울 경동고와 서울대를 졸업해 건설과 수출업으로 돈을 벌었다. 15년 동안 경기대 한성대 등에서 수출무역 업무와 ‘타임’ ‘뉴스위크’지를 강의했다. 교통법규 같은 사소한 것 하나 어긴 적이 없다. 이중섭 박수근의 2800여 작품을 30년 이상 보관하면서 한 점도 판 적이 없다. 검찰이 내 뒤를 이 잡듯 뒤졌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대명천지에 나돌아다닐 수 있었겠는가.”
- 앞으로 계획은?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림은 내가 소장했지만 내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국가의 문화유산이다. 그림이 진품으로 확인되면 기념관을 지어 국가에 헌납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들이 국가의 문화유산임을 검찰이 인지하는 일이다. 지금 검찰은 위작임을 예단하고 수사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피의자들에게 안목 감정을 맡기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편파수사를 한다는 불안감도 떨칠 수 없다. 전임 부장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대규모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예단 없이 수사에 임하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