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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부동산 열풍
2006년 서민을 좌절시키고 분노하게 한 가장 큰 사건은 부동산 가격의 급등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고, 정부가 3·30 부동산 종합대책과 11·15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 등 수많은 부동산정책을 내놓았음에도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의 값은 이러한 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폭등했다. 강남구 삼성동의 I아파트 55평은 올 7월 27억원에서 9월 32억원으로 3개월 만에 5억원이, 대치동 E아파트 31평형은 8억7000만원에서 10억1000만원으로 1억4000만원이 올랐다.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더 이상 주거 공간이 아니라 경제력과 신분의 상징인 동시에 최고, 그리고 거의 유일한 재산 증식 수단이 되었다.
2. 한국인에게 집은 무엇인가
집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은 무척 강하다. 오랜 정착생활과 농경생활로 다져진 문화 속에서 집이 가지는 기능과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최래옥 교수에 의하면 집은 심리적 자족(自足)을 주며, 여러 가지 문화를 생산한다. 또한 집은 사람이 생산하고 생육하며 번성하는 생명의 대물림 장소인 동시에, 조상과 후손이 만나는 공간이다. 이렇듯 한국인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삶과 문화와 전통이 총체적으로 반영되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집을 말할 때 “어디에 있고, 얼마나 크며, 얼마짜리인가”를 먼저 묻는다. 이는 집이 재산 증식의 수단이며, 그 사람의 경제력을 평가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기능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2006년
올 한 해 수도권 아파트 값이 평균 29% 올랐다. 신도시 32.99%, 경기도 30.73%, 서울 29.22%, 인천 15.03%씩 상승했으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값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지난 1년간 평균 38.31% 올랐다. 한 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도시근로자가 840만원(정기예금 금리 연 3.47%)을 매년 저축해 33평형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국적으로 17.7년, 서울 30년, 강남구는 43.3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서민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우리가 문학 시간에 배웠던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난쟁이 가족의 삶이 3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서울 낙원구 행복동의 판잣집을 철거한 대가로 받은 입주권을 부동산 브로커에게 팔 수밖에 없었던 난쟁이 가족의 비극적 삶이 위 기사의 할머니에게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4. 서민이 살 수 있는 주거공간 확보
노 대통령과 정부는 부동산시장과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해 수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은 정책과는 정반대로 흘러가 이제는 서민이 평생 저축해도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사기 힘든 상황이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많은 시민들이 안게 될 심리적 박탈감과 분노, 그리고 재개발 및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해 주거 공간에서 내쫓기게 된 서민들의 주거공간 상실이다. 물론 부동산 문제가 쉽게, 그리고 단숨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서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정당한 노력으로 자신의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떳떳한 사회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출문제 및 예상문제
.(나)의 핵심어(오이스코-집 : 필자 주)를 활용하여 (가)에 이야기된 현대 한국인의 사고방식(집과 관련된 사고방식 : 필자 주)을 간추려 설명하고, 그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2006년 숙명여대 수시 1학기)
.한국인의 ‘집’에 대한 사고방식이 과거와 현재에 있어 어떻게 다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