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혁
줄거리는 이렇다. 최강(문정혁)은 놀고 먹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백수다. 1년 동안 낸 입사지원서만 100통. 돌아오는 답은 언제나 똑같다. 불합격!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은 있는 법. 최후의 방법으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던 날, 차에 치일 뻔한 할머니를 구해주면서 최강의 구질구질한 삶은 급선회한다. 할머니를 칠 뻔했던 차가 바로 대통령의 사제 차량이었던 것. 최강의 용감함을 높이 산 대통령은 그의 딱한 사정(그날의 차사고로 공무원 시험마저 불 수 없게 된)을 알고, 그를 비밀정보국 요원으로 추천한다. 다음은 뻔하다. ‘낙하산 인사’에 불만인 반대세력과 그들의 모함이 이어지고, 우리의 주인공이 놀라운 재기를 발휘해 해결한다는….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무적의 낙하산요원’은 ‘만년 백수의 사회 진출 성공’이라는 ‘신입사원’의 골격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을 강호에서 최강으로, 못됐지만 그 이기심이 처량하기까지 했던 이봉삼(오지호)을 행정고시 출신의 냉철한 엘리트 요원 강은혁(신성우)으로 바꿨음에도 ‘신입사원’의 잔향은 여전히 존재한다. 만년 백수가 성공에 이르는 과정을 코믹하게, 하지만 실업대란에 빠진 우리 사회에 대한 풍자도 곁들여 그린다는 점까지 닮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무적의 낙하산요원’이 버리기 힘들었을 ‘신입사원’의 주된 성공 요인이었긴 하다. 또 제작사의 뜻대로 시즌제로 가려면 전체 이야기를 아우를 수 있는 공통의 콘셉트도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이름은 김삼순’ 성공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비슷한 드라마들이 거둔 참담한 실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실패가 가져다준 덕목은 ‘신선함은 처음에나 먹힌다’는 점이다. 그러니 ‘무적의 낙하산요원’의 성패가 다소 황당무계해 보이는 비슷한 이야기들을 얼마나 차별성 있게 이끌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향후 제작될 다른 ‘신입사원’ 시리즈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함은 당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