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11월7일 중국 음료업체 뤄허칭다실업 유한공사를 인수했다. 인수 후 신동빈 부회장(왼쪽)이 이 회사 쳰송후(陣松富) 사장과 환담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변모는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해외사업을 ‘VRICs 전략’으로 통칭한다. 떠오르는 신흥시장을 의미하는 BRICs를 빗댄 표현으로, V는 베트남을 지칭한다. 롯데의 전략 요충지는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 중국인 셈이다. 업종 특성상 미주와 유럽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에 진출해 유통, 관광, 식음료 사업을 펼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러시아 심장부에 들어설 ‘롯데타운’
현재 해외 진출에 나선 롯데 계열사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호남석유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계열사는 역시 주력사인 롯데쇼핑. 롯데쇼핑은 러시아의 상징인 크렘린 궁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에 ‘롯데플라자’로 명명된 25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21 층, 연면적 2만6000여 평 규모의 이 건물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롯데플라자는 7층까지는 백화점, 20층까지는 오피스, 21층은 스카이라운지로 꾸며질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은 롯데쇼핑의 첫 해외 매장으로, 롯데쇼핑 글로벌화의 시발점이 될 곳이다. 2008년에는 모스크바 시내에 연면적 1만7000여 평의 롯데호텔도 들어선다. 호텔까지 완공되면 러시아 심장부인 모스크바 중심에 명실상부한 ‘롯데타운’이 하나 세워지는 셈이다. 총 투자 규모는 4억 달러.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 음식료업체는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롯데칠성은 지분 100%를 인수한 롯데화방음료유한공사와 합작 설립한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를 통한 유통망 확대 및 다양한 제품 발매 등을 통해 중국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플라자 조감도.
화학계열사, 중동·중국 시장 ‘내 품 안에’
화학계열사 총 매출액을 기준으로 업계 3위인 석유화학 계열사들도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3년 중국 야싱사와 합작해 소규모의 공장을 설립한 이후 별다른 해외 사업을 벌이지 않던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중동 카타르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전격 발표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중동에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것은 호남석유화학이 처음이다.
호남석유화학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사와 공동으로 카타르 메사이드 공업단지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총투자금액은 26억 달러로, 이 중 50%는 양사가 70대 30의 비율로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차입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호남석유화학의 중동 진출은 원가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중동에서는 나프타보다 절반 이상 값싼 에탄을 주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편 호남석유화학은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와 광저우, 베이징 지사를 비롯해 홍콩 및 칭다오 사무소를 갖춰 그룹 내 석유화학계열사인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과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호석화학무역(상하이)유한공사를 설립, 중국 현지에서 본격적인 판매 강화에도 나섰다.
그룹 최고 경영진, 글로벌화 강력한 의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그룹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은 유통과 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으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제2의 도약을 글로벌 경영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롯데의 글로벌 경영은 아시아에서부터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에 이르기까지 세계 모든 고객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회사가 되려는 야심찬 내용이다.
글로벌 그룹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를 현실화하는 선봉장은 신 부회장이 맡고 있다. 올해 초 롯데쇼핑 상장을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신 부회장은 롯데마트와 롯데쇼핑 등 계열사의 해외 진출도 최일선에서 챙기고 있다.
신 부회장이 국내에 머무는 시간은 한 달에 20일 정도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마트 등의 해외 진출을 위해 러시아와 베트남, 중국 등지를 자주 찾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부회장은 국제경제 흐름의 맥을 짚어내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기업경영에 반영하는 데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기 | 회사 | 내용 |
1994년 | 롯데제과 | 중국 낙천사통공사 현지법인 설립 |
2002년 | 롯데제과 | 중국 낙천사통공사 자일리톨껌 생산 판매 |
2002년 10월 | L & L | 러시아 롯데플라자 착공, 현재 1단계 공사중.2007년 상반기 백화점 완공 예정. 2008년 호텔 완공 예정 |
2004년 2월 | 롯데마트 | 중국 상하이사무소 개설 |
2004년 4월 | 호남석유화학 | 웨이팡야싱롯데화공유한공사 설립(합작접인) |
2004년 5월 | 롯데제과 | 인도 패리스제과 인수해 롯데인디아(주)로 변경 |
2005년 3월 | 롯데제과 | 중국 금호식품유한공사를 인수해 낙천(칭다오)식품유한공사로 변경 |
2005년 9월 | 롯데칠성음료 | 중국의 베이징화방식품유한공사 인수해 롯데화방음료유한공사로 변경 |
2005년 | 호남석유화학 |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광조우, 홍콩 지사 → 3사 공동 운영 |
롯데대산유화 | ||
케이피케미칼 | ||
2006년 7월 | 호남석유화학 | 호석화확무역(상하이)유한공사→ 유화3사 중국 판매법인 |
롯데대산유화 | ||
케이피케미칼 | ||
2006년 8월 | 호남석유화학 | 가흥호석공정소료유한공사→ 복합수지 생산 및 판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