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4

2007.07.17

관광객 지갑 열게 하는 파리 박물관의 大家들

  • 파리=이지은 오브제아트 감정사

    입력2007-07-16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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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지갑 열게 하는 파리 박물관의 大家들

    클림트, ‘프리차 리들러의 초상’

    최근 프랑스 한 미술잡지에 파리 모든 박물관의 전시기획전 방문객 수와 순수익이 공개됐다. 그동안 어느 정도 알려지긴 했지만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를 분석해보면 결과는 매우 간명하다. ‘대가의 작품은 장사가 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다시금 확인된 것.

    최근 2년간 박물관 측에 가장 많은 이득을 안겨준 작가는 구스타프 클림트였다. 그의 전시는 하루 최고 6000명, 전시 기간엔 총 6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클림트의 작품이나 도록 판매 등 부대 수입은 인기 없는 소규모 전시를 다섯 번 정도 열 만한 어마어마한 액수를 기록했다. 클림트의 뒤를 이어 오르세미술관에서 기획한 ‘세잔과 피카소’전과 루브르박물관의 ‘앵그르’전이 영광의 2, 3위를 차지했다.

    대가들의 전시는 전 세계 관광객을 유혹한다. 총 관람객 중 1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그 방증이다.

    프랑스 미술계에서는 재탕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현대미술 작품을 작은 갤러리에서뿐 아니라 대형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도 전시해야 한다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이 같은 비난과 불만을 일시에 사그라지게 했다. 대형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해마다 대가들의 전시를 기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수치로 보여준 것이다. 특히 여러 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살 돈으로 대가의 작품 하나를 사서 쟁여놓은 프랑스 문화부의 정책이 실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까지 대가의 작품이 대형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세월은 화살같이 빠르다.

    현재를 프랑스 미술시장의 위기라고 진단하는 학자와 비평가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언제까지 세잔과 피카소가 지금처럼 많은 수익을 프랑스에 안겨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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