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교과서 뒤적뒤적, 통합논술 찾았다!

세계화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 유희정 (주)엘림에듀 ‘늘품논술’ 상임연구원

세계화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세계화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교토의정서 비준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향후 세계를 추동할 원동력을 세계화와 정보화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세계화의 흐름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에 순응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세계화는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화두가 됐고, 현재와 미래의 주요한 이슈가 됐다.

현행 고등학교 사회과정에서 세계화는 문화·환경·경제·정치 등에서 주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고등사회에서는 세계화를 ‘교통.통신 수단의 발달로 대륙 간, 국가 간 시간이 단축되어 국가별 구조가 통합구조로 전환돼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각 국가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상품과 생산 요소가 인위적 장벽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세계는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발전되는 추세라고 진단한다(고등사회 5단원 ‘문화권과 지구촌의 형성’ 중에서).

그러면 세계화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최근 세계화와 관련된 논술 기출문제들을 보면 단순히 세계화에 대한 이상적, 당위적 접근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2006년 한국외대 수시2 논술 기출문제는 좋은 사례다. 이 논술은 네 가지 제시문과 세 개의 논제로 문제가 구성돼 있다(지면 한계로 2006년 한국외대 수시2 기출문제는 대학 홈페이지 기출문제 자료실에서 확인할 것). 우리는 이 세 개의 논제를 통해 세계화의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를 고민해볼 수 있다.



첫 번째 고민 세계화의 이상은 강대국과 약소국 그리고 중견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존하며 함께 이익을 누리는 공동번영의 질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적 사고와 일부 강대국 중심주의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오늘날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나라들이 먼저 자기 성찰과 절제를 보여줘야 한다(제시문 A - 노무현 대통령 성명서 중에서).

이런 관점에서 세계의 환경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교토의정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교토의정서 협약 참여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꾸었다(제시문 C). 제시문 A의 관점에서 교토의정서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공동번영을 위한 환경문제 해결에서 미국은 주요 원인제공자임에도 불참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의 문제 해결에서 강대국의 주도적인 역할이 요구됨에도 그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고민 통상개방은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한 중요 과제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최빈국 국민의 경제성장과 자립적인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 모든 관세와 보조금 등 개방장벽들을 철폐해야 한다(제시문 B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성명서 중에서).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보여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조류독감 질병에 대한 대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처음 SARS를 국내 문제로 축소, 은폐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제사회에 사실을 공표하고 협력을 호소해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제시문 D). 제시문 B의 관점에서 이러한 중국의 태도 변화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퇴치했고, 그것은 중국의 정치·경제적 이익 면에서도 유리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고민 제시문 B에 나타난 미국의 통상 관련 입장과 제시문 C에 나타난 미국의 환경 관련 입장을 비교해 본다면?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통상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개방과 협조체제를 주장하면서 환경문제에서는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미국의 태도를 모순적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경제적 이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과제인 환경문제에서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현상에만 급급한 나머지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통상개방을 주장한다. 환경 조약인 교토의정서에 불참하는 것도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다. 즉, 겉으로 드러난 미국의 태도는 모순적이지만 명분과 이상보다 실리와 자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관적이다. 세계화, 확실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주간동아 2006.12.12 564호 (p102~102)

유희정 (주)엘림에듀 ‘늘품논술’ 상임연구원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8

제 1218호

2019.12.13

“긴 터널 빠져나오자 우울의 고장”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