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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젠 ‘나눔’을 가르치자

  • 강철희 연세대 교수·사회복지학

이젠 ‘나눔’을 가르치자

이젠 ‘나눔’을 가르치자
얼마 전 국내외에서 있었던 두 가지 발표가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나는 워렌 버핏과 리카싱의 거액 기부이고, 다른 하나는 참여정부의 복지국가 청사진인 ‘비전 2030’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은 370억 달러의 재산을 기부한다고 밝혔고, 홍콩의 재벌 리카싱은 약 63억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신선한 충격과 함께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우리 사회 미래상에 대한 국민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 ‘비전 2030’ 역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발표는 언뜻 보기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본주의사회의 안정 및 발전을 위한 다음의 두 가지 길과 관련된다.

자본주의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는 자발적인 시민참여 및 자선의 실천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과 국가 개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존재해왔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서로 갈등 혹은 보완 관계를 형성했다. 물론 1900년대 초 이후 대부분의 사회는 국가 개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주도적인 방식으로 선택해왔으나, ‘제3의 길’ 등에서 강조하듯이 안정된 자본주의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두 가지 방식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인식은 여전히 강력하다.

우리 사회의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인 시민참여 및 자선 실천의 방법을 선택하든 강제적으로 세금을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하든, 앞으로 중요한 점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와 태도를 시민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와 태도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우리 사회에서 버핏이나 리카싱 같은 이들은 나오기 어려우며, ‘비전 2030’에서 그리는 복지국가의 청사진도 실현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필자는 미래 세대가 좀더 따뜻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필자를 포함한 현세대는 나눔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미흡한 가정환경과 교육환경에서 성장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 전통적으로 존재해온 ‘함께 사는 삶’의 가치가 점차 약화됐고, 분리와 이기심이 부각됐다. 가까운 미래에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노인 부양 비율이 2대 1의 수준으로까지 높아질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분리와 이기심으로 인한 사회 갈등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우리 사회가 현재 겪고 있는 갈등은 물론, 앞으로 더욱 부각될 갈등을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나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미래 세대가 현세대보다 더욱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눔의 가치를 심어주는 노력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나눔 없는 사회에서는 ‘함께 사는 삶’의 가치 점차 약화



미래 세대에 대한 나눔 교육은 다양한 의미와 효과를 갖는다. 먼저 사회 구성원이 상호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강화함으로써 서로를 위해 손을 내밀 수 있는 시민의식을 확산시킨다.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는 시민의식의 확산은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데 핵심요소일 뿐 아니라, 상호 신뢰의 구축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납세의무 등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게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가정, 종교단체, 교육기관 등을 중심으로 시간의 나눔, 재원(財源)의 나눔, 자원의 나눔 등에 대한 교육이 뿌리내리고 더욱 확산돼야 한다. 나눔 교육은 미래 세대의 마음속에 나눔에 대한 가치를 각인시켜 남을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다음 세대에도 나눔의 가치를 전함으로써 공존의 원칙이 미래 사회의 중요한 초석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 모두가 나눔 교육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실행 방안들을 모색해볼 시점이 됐다.



주간동아 553호 (p100~100)

강철희 연세대 교수·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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