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1

2006.09.05

빈필과 사라 장, 환상의 하모니 外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08-30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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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필과 사라 장, 환상의 하모니 外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9월21일 예술의 전당

    , 2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3년 만에 펼쳐질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키로프의 차르’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잡는다. 여기에 사라 장(장영주)의 바이올린 협연이 곁들여질 예정이어서 애호가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베를린 필과 더불어 세계 오케스트라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빈 필하모닉은 1842년 오토 니콜라이가 창설한 이래 160여 년 동안 변치 않는 사운드를 지키고 있다. 음악감독을 별도로 두지 않으면서 단원 자치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 유구한 전통을 지켜온 이 악단은 악기에 있어서도 여느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점을 가진다. 가령 운지법이 다르고 마우스피스, 리드의 모양이 다른 클라리넷, 관의 내경이 좁고 로터리 방식인 트럼펫, 소리가 날카롭지 않고 둥근 빈 식 호른, 관의 모양이 특수하고 리드와 운지법도 다른 오보에, 재질이 천연 산양가죽이며 핸들을 돌려서 튜닝하는 팀파니 등이 그것이다. 하이든, 모차르트에서부터 20세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전통의 사운드로 해석해온 빈필의 명반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로 ‘니벨룽겐의 반지’ 무대를 지휘해 잘 알려진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다. 로테르담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 객원지휘자, 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 축제와 모스크바 부활절 축제 음악감독 등을 겸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도 맡을 예정. 철저한 자기 관리, 사업 수완이 뛰어난 ‘관리형’ 지휘자라는 것이 그를 잘 아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공연은 예고됐던 레퍼토리가 두 차례나 바뀌어 논란을 사기도 했다. 확정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 슈만 ‘서곡, 스케르초와 피날레’ Op.52,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9번 등이다.



    2003년 빈필의 내한공연 때도 사라 장이 협연자로 나섰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그녀에게도 아주 익숙하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무대가 될 것이다. 최근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음반을 통해 찬사를 받았던 그녀는 ‘기교의 백화점’ 격인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협연한다.

    노란 딱지 DG 마크에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

    빈필과 사라 장, 환상의 하모니 外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반 속의 주인공은 구스타보 두다멜이다. 1981년 베네수엘라 태생인 두다멜은 14세의 나이로 지휘에 입문, 17세 때부터 그의 분신과도 같은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22세 때 마젤 지휘 콩쿠르 결선에 오른 그는 2년 뒤 밤베르크 심포니가 주최한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4년 본 베토벤 축제에서 와병 중인 프란스 브뤼헨을 대신해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혜성처럼 유럽무대에 등장했다. 카라카스의 대학 음악당에서 스튜디오 녹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음반은 한마디로 놀랍다. 광대한 다이내미즘, 칼날 같은 프레이징과 치밀하고 원숙한 합주력은 이들이 ‘청소년 악단’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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