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6

2006.08.01

‘수준별 수업’ 좋을까, 나쁠까

  • 이명우 도서출판 늘품미디어 논술연구소장

    입력2006-07-31 11:5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교조가 이처럼 강력하게 ‘교육과정 개정안 백지화’를 외치는 속내는 뭘까.
    논란의 중심에 놓인 건 ‘수준별 수업’.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이번에 마련한 교육과정 개정안은 제7차 교육과정의 기존 수준별 수업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기 위한 것. 즉, 단계형(수학, 영어) 및 심화·보충형(국어, 사회, 과학)으로 구분된 현행 ‘차별적 교과 교육과정’을 폐지하는 대신 수준별 수업을 영어와 수학은 물론 국어, 사회, 과학에까지 확대해 동일한 교과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겠다는 것. 아울러 학생 개개인별 실력 차가 큰 만큼 각각의 수준에 맞는 보조교과서를 도입해 단위 학교별로 교사 책임 아래 자율적인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겠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 ‘주간동아’ 8월1일자, 546호 . 44쪽. 김진수 기자


    1. 수준별 수업 찬성 측 입장

    교육부가 수준별 수업을 시행하려는 의도는 학생의 학업 수준에 맞는 수업을 통해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준별 교육은, 첫째 학습자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여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 현행 학교수업은 전교 1등에서 꼴등까지 학생들의 수준 차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나 부진한 학생은 학업 의욕을 잃게 된다. 따라서 수준별 수업을 하게 되면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학업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고, 학업 성적이 부진한 학생의 학업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다.

    둘째,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학업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을 교육함으로써 교사들의 연구 활동이 증진될 뿐 아니라 전문성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공교육을 정상화함으로써 사교육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지금의 교육 현실에서는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나 부진한 학생은 모두 사교육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기 위해, 부진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학원으로 몰려가고 있다.



    따라서 수준별 수업은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학생들을 학교로 끌어들여 공교육 정상화를 기할 수 있다.

    끝으로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을 타파하고 공정한 경쟁을 허용하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평준화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획일화와 하향 평준화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이러한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활용하며, 수준별 수업 운영에 대한 학교와 담당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2. 수준별 수업 반대 측 입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제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이동수업이 실패했음이 학교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는데도 교육 당국이 수준별 수업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며 수준별 수업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에 따르면 수준별 수업은 첫째, 교과목 점수 따라 학생들을 등급 매기고 이를 기준으로 우열반 교육을 시키려는 차별적이며 불평등한 교육이다. 학교는 전인교육의 장이 돼야 하는데 수준별 수업은 교과목 점수에 의해 학생을 등급화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둘째, 수준별 수업은 사교육을 조장한다. 수준별 수업을 전면 실시하면 학부모는 자녀를 상급반으로 월반시키기 위해 더욱 많은 사교육을 시키게 된다.

    셋째, 수준별 교육은 적자생존에 따른 교육체계로,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치닫게 한다. 교과 성적과 함께 인성 및 적성도 조화롭게 계발해야 할 의무를 갖는 학교에서 수준별 교육을 실시한다면 학생들에게 적자생존의 논리를 심어주어 결국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고 만다.

    끝으로 수준별 수업은 교수·학습 자료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뿐 아니라 학습량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지도내용과 교재, 시간표 편성을 다르게 할 경우 학생 서열화를 유발하고 사교육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3. 생각해보기

    .현재의 교육 평준화 제도의 취지와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수준별 수업의 찬·반 입장 중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 근거를 밝히시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