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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브루스 리, 밴드 결성

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

  • 이병희 미술평론가

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

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

‘미묘한 삼각관계’

1970년대 이소룡이 나온 영화는 인기 만빵이었다. 그 당시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은 모두 “아뵤~!”를 외치면서 이소룡 흉내내기에 열심이었다. 2003년 유하 감독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의리의 ‘싸나이’ 이소룡은 멋지게 부활하여 우리 앞에 나타났다. 2006년 이소룡은 다시 작가 신창용과 함께 ‘브루스 리 밴드’의 멤버로 등장한다.

서울 광화문의 흥국생명 지하 2층 일주아트에서 젊은 작가 안정주와 그가 선택한 또 다른 젊은 작가 신창용이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신창용의 작품에는 이소룡, 아즈텍 더 얼티미트 맨 같은 영화나 만화에서의 영웅과 자기 자신이 함께 등장한다. 신창용은 날렵한 킥을 날리면서 초인적 힘을 발휘하는 영웅들의 에너지와 정신력에 반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파워와 킥, 신창용의 작품에 안정주가 다시 반한다. 안정주는 신창용이 그려낸 영웅들의 과장되고 대단한 힘을 현실 속의 어떤 이미지와 소리로 표현한다.

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
안정주는 일상 속에서 사운드를 발견하고 조합해낸다. 그는 지난해 중국 샤먼(廈門)을 여행하던 중 공원에서 마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비디오에 담았다. 마작을 섞는 소리, 마작 하나하나를 테이블 위에 놓는 소리 등이 경쾌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또한 안정주는 신창용의 ‘브루스 리 밴드’ 작품에 사운드를 부여한다. 그리하여 ‘브루스 리 밴드’는 살아 있는 현실감을 가진다.

우리에게 환상으로 존재하는 영웅은 이들의 공동 전시 속에서 완전히 새롭게 부활한다. 오히려 영웅이 친근한 친구처럼 다가온다. 우리의 현실 행위조차 텅 비어 있는 시청각적 요소로 해체된다. 경쾌한 리듬을 타는 현실은 오히려 비현실적 이미지가 되고, 심지어 낭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소룡이 ‘아뵤~!’가 아니라 경쾌한 록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그가 더 이상 이소룡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게 된다. 맥락이 뒤섞이고 키치화된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지극히 희극적인 어떤 느낌을 갖는다. 그 느낌은 우리에게 재미 이상의 불편함을 준다. 그런데 그 불편함은 어떤 맥락이나 원형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을 찾기 때문에 우리는 유쾌할 수 없는 것이다. 8월6일까지, 일주아트, 02-2002-7777.



주간동아 546호 (p72~72)

이병희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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