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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동업자 안희정 盧 곁으로?

8·15 특별사면, 정계 복귀 초읽기 수순…정무특보로 ‘대연정 밀사’ 역할 맡을까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盧 동업자 안희정 盧 곁으로?

盧 동업자 안희정 盧 곁으로?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2004년 말 출옥 후 최근까지 잠행으로 일관했다. 가까운 기자들이 찾아가면 “때가 되지 않았다”며 돌려보냈고, 오해를 살 만한 정치인들과는 거리를 두며 경계했다. 휴대전화를 없앤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바깥 세상과 연을 끊은 그는 학교(고려대)와 집만 오갔다. 그동안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출옥을 전후해 안 씨의 두 자녀가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안 씨는 한동안 자녀들의 치료에 전념했다.

그렇게 칩거하던 안 씨 주변에 변화가 일고 있다. 칩거 1년 7개월을 전후한 시점이다.

안 씨는 7월 초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7박8일 일정으로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지를 방문했다. 정치권이 이 외유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조정식, 이화영, 백원우 등 열린우리당 의원 3~4명이 이 외유에 동행한 점과 그들의 방문국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는 ‘대연정’ 등을 시행하고 있는 정치 선진국이라는 점에서다.

참여정부 실세 ‘무관의 제왕’



여당 인사들과 안 씨의 회동 횟수도 늘었다. 안 씨의 정치에 대한 관심 표명도 잦아졌다고 한다. 사실상 현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모습이다.

6월 안 씨는 가까운 386 인사들과 여주에 있는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이날 모임을 지켜본 한 인사는 “안 씨가 그렇게 밝게 웃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안 씨의 확대된 동선(動線)은 정치적 역할설을 불러왔다. 설왕설래가 있지만, 참여정부의 정치 코디네이터 역에 가장 큰 비중이 실린다. 때마침 여권은 안 씨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기 위해 그를 8·15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 씨는 형기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사면보다 복권에 관심이 더 많다. 안 씨의 측근인 백 의원은 “법률적 제약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 안 씨는 과연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인가.

참여정부 출범의 최대 공신인 안 씨는 참여정부 4년 동안 무관(無冠)으로 지냈다. 그 흔한 정무직 자리 하나 꿰차지 못해 지금도 그는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안 씨는 참여정부의 실세다. 2005년 한 언론이 매긴 권력서열 지도에서 그는

5위를 차지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6위)가 그의 뒤에 섰을 정도다. 말 그대로 ‘무관의 제왕’인 셈이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안 씨와 절친한 J 씨는 노 대통령의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배경으로 거론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 때 안 씨에게 빚을 졌다. 노 대통령은 집권 후 빚을 갚을 기회를 갖지 못한 데다, 오히려 대선자금이란 멍에를 뒤집어쓴 채 감옥에 가는 그를 지켜봐야 했다. 출옥해서는 국민이 만든 감옥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盧 동업자 안희정 盧 곁으로?

2005년 7월 경찰대 골프장에서 샷을 하는 안희정 씨.

노 대통령은 한때 안 씨를 동업자, 동반자라고 불렀다. 안 씨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는 지금도 여전하다고 한다. 대통령의 이런 애정과 신뢰는 안 씨의 역할론으로 이어진다. 그의 역할은 임기 말 소방수로 정리할 수 있다. 집권 4년차, 지지도가 바닥을 기는 참여정부를 부활시키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을 감안해 거론되는 자리가 대통령 정무특보 직이다. 외곽에서 돌며 여유를 부릴 만한 시간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이 ‘안희정 청와대 입성론’의 배경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인사는 이 역할론이 처음 거론된 시기는 2004년 안 씨의 출옥 전후였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이다.

“출소 당시 안 씨는 정치를 하고 싶어했다. 안 씨는 구체적으로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는 정치 코디네이터 역을 맡고 싶어했다. 감옥에 있으면서 공부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다 느닷없이 여권 내부에서 유학설이 퍼져 나왔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단 그가 대통령 곁에 있으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고, 안 씨는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꿈을 접었다.”

안 씨가 출옥 후 칩거에 가까운 은둔생활을 한 이유도 이런 정치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안 씨는 참여정부가 어려움에 처하자 안타까움을 표했고, 이런 입장 표명이 역할설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 의원은 “역할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의지가 있다고 정계 복귀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런 안 씨를 둘러싸고 최근 몇 가지 소문들이 떠돈다. 첫 번째 소문은 “요즘 노 대통령이 안희정을 부쩍 찾는다”는 것이다. 청와대 외곽에 있지만 내부 인사들 못지않게 대통령을 자주 독대한다는 것이 소문의 핵심이다. 이런 소문은 “안희정으로 대표되는 고려대 인맥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빅5 역할론’으로 이어졌고, 권력 이동에 민감한 정치권과 기업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 씨가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면서 미묘한 권력의 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사실일까.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윤태영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은 7월20일 전화통화에서 “안 씨가 서너 달에 한두 번 청와대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짜여진 일정 때문에 오는 사람을 모두 만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윤 비서관의 설명대로라면 노 대통령이 안 씨를 자주 찾는다는 소문은 틀린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다른 정치적 해석이 뒤따른다. 열린우리당 한 인사는 “얼마나 자주 찾느냐보다 무슨 대화를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두 사람의 회동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대한 윤 비서관의 해명은 간단하다. “배석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한다. 개인적인 얘기를 주고받지 않았겠느냐.”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정치적 회동설도 나온다. 이 전 시장과의 회동 문제는 대연정과 정계개편, 그리고 2007년 대선과 관련한 제3의 후보설 등이 어우러진 복잡한 방정식으로 표출된다. 사실이라면 ‘적과의 동침’이다. 최근 안 씨가 조정식, 이화영, 백원우 의원 등과 비밀리에 나선 외유가 이 소문을 증폭시켰다. 안 씨는 이 외유를 통해 “내년 4월로 예정된 당의 대통령선거 준비 과정과 당원관리 시스템을 살펴보고 독일 대연정과 당 개혁안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는 것이 언론들의 한결같은 보도 내용이다.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계속 거명

확인된 현상만 놓고 본다면 안 씨는 노 대통령이 추진 중인 대연정의 밀사로 나서기 위한 준비 작업을 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세간의 말처럼 이 전 시장과의 회동이 사실이라면 대연정을 향한 그의 역할론에 무게가 실린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과연 두 사람은 자리를 함께했을까.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은 20일 전화통화에서 “안희정이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안 씨와 정치적 보폭을 맞출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과 청와대의 설명에도 정치권 주변에 떠도는 ‘안희정 역할론’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오히려 정무특보 임명설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정계개편과 개헌, 정권 재창출 등의 시나리오에도 안 씨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잠행 중인 안 씨는 이런 이야기가 나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워밍업 중인 안 씨의 동선에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주간동아 546호 (p14~15)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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