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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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한대 맞고 디스크 굿바이!

‘고주파 수핵 감압술’로 통증 걱정 ‘싹’... 부작용 거의 없어 환자들 대만족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6-28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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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사 한대 맞고 디스크 굿바이!

    디스크 환자와 상담하는 고도일 원장.

    인천에 사는 이명종(가명·47)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서 저릿저릿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가끔씩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며칠 지나면 언제 아팠느냐는 듯 괜찮아지는 경험을 했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누군가 옆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앉았다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가 되자 이 씨는 친구의 소개로 허리 통증을 잘 치료한다는 고도일신경외과(서울 논현동, 02-544-3805)를 찾았다. 친구의 부축을 받고 병원을 들어선 이 씨는 MRI 검사 결과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심해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수술대에 누웠더니 주사 한 대 놓고는 끝났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더 놀라웠던 것은 주사를 맞은 뒤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는 점이다. 회복실에 2시간 누워 있다 집에 왔는데 신기하게도 그 다음부터 두 번 다시 허리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피부 절개·전신마취는 옛말

    이 씨가 받은 시술은 ‘고주파 수핵 감압술’. 국내에서는 고도일신경외과와 서울아산병원, 한양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하는 디스크 치료법이다.

    의학 용어로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하는 허리 디스크는 말 그대로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이 원래의 자리에서 탈출해서 생기는 질환. 추간판이 탈출하면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에 압박이 가해져 심한 통증이 생긴다.



    예전에는 디스크라고 하면 대부분 수술로 문제가 생긴 디스크를 절제해야만 한다고 여겨서 ‘수술 잘하는 병원’이 실력 있는 병원으로 통했다. 하지만 피부 절개, 전신마취, 디스크와 척추뼈의 절제, 출혈 등 수술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 부담과 수술 후 통증, 재발 등의 부작용을 두려워한 환자들이 수술을 피하고 병원을 멀리하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무차별적 수술보다는 보전적인 처치나, 수술을 할 경우에도 절개 및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디스크 치료법의 연구와 도입이 이뤄져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고도일 원장은 “디스크 환자의 95% 가량은 수술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경우에 따라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도 있겠지만, 증상과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대개는 수술에 대한 부담 없이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고주파 수핵 감압술의 경우 절개와 마취, 출혈, 통증, 후유증 등 사람들이 디스크 수술 시 가장 우려하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환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이 전하는 고주파 수핵 감압술의 가장 큰 장점은 처치가 간단하다는 것.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5~20분밖에 되지 않으며, 가는 주삿바늘을 문제가 생긴 디스크에 삽입한 뒤 주삿바늘에서 나오는 고주파로 통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 수핵의 압력을 내려주면 치료가 끝난다는 것.

    ‘경막 외 내시경’도 좋은 반응

    이때 사용되는 고주파는 50℃ 정도의 저온이기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한 처치와는 달리 화상을 입을 우려가 없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주삿바늘만 삽입하면 되므로 출혈에 대한 걱정도 없어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감염이나 수술 후 합병증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니 환자가 갖는 부담도 훨씬 줄어든다.

    주사 한대 맞고 디스크 굿바이!

    경막 외 내시경

    수술 후 며칠간 입원하면서 경과를 살펴야 하는 일반 디스크 수술과는 달리 2시간 정도 회복시간을 가진 뒤 퇴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 고 원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전문의가 진료를 하며, 하루 평균 2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병상 수가 5개밖에 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회복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해도 될 정도로 회복 속도 또한 빠르다. 증상이 심한 경우라도 한 달 정도 집에서 안정을 취하면 된다.

    하지만 고 원장은 “통증이 사라졌다고 마음 놓고 치료 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할 우려가 있다”며 수술 후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수술 후 3개월 정도는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거나 가벼운 스트레칭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디스크 수술을 받아도 통증이 계속된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환자들이 많다. 사실 수술 환자의 대부분이 수술 후 염증이나 신경 유착, 재발 등이 생겨도 별다른 처치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는 통증을 줄여줄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 이 같은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고 원장은 ‘경막 외 내시경’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지만 장비 대수에서는 앞선다. 그만큼 많은 환자들의 통증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얘기다.

    고 원장은 경막 외 내시경에 대해 “꼬리뼈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 후 상태를 직접 살필 수 있다. MRI로 보는 것보다 정확한 소견을 얻을 수 있는데, 증상에 따라 신경이 눌린 부분을 해결해주고 신경 유착 방지제를 뿌리거나 염증을 제거해주면 금세 통증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경막 외 내시경은 특히 신경 유착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 효과가 큰데, 직경 1~2mm가량의 내시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히 처치할 수 있어 치료가 끝나면 바로 귀가할 수 있다고 한다. 증상에 따라 한 번, 혹은 여러 차례 처치를 받으면 문제가 생긴 부위를 깨끗이 해결할 수 있다.

    주사 한대 맞고 디스크 굿바이!

    고주파 수핵 감압술 시술 장면.

    고도일 원장은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모교와 인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997~99년에는 청와대 물리치료실장을 지내면서 청와대 식구들의 건강관리를 맡기도 했다. 그전까지 ‘높은 분들’ 위주로 이뤄지던 관행을 깨고 청와대 일반 직원을 위한 물리치료실을 설치하는 등 직원 복지에 힘써서 아직까지 ‘전설의 군의관’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당시 일반 직원이던 사람들이 지금도 고 원장을 찾아 인사를 나누는 등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고 원장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다는 한 지인은 고 원장에 대해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며 이미 알고 있는 치료법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새롭게 배워가면서 환자의 요구에 끝까지 맞춰나가는 의사”라는 평가를 내렸다.

    고 원장에 대한 평가는 동료 의사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병원 측은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의 3분의 1 가량이 의사 가족이다. 의사들이 보기에도 이곳의 진료가 정확하고 믿음이 간다는 증거 아니겠느냐”고 자랑한다. 고도일신경외과는 다른 어떤 찬사보다도 귀중한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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