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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 크로스오버 전성시대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드라마와 영화, 크로스오버 전성시대

드라마와 영화, 크로스오버 전성시대

‘궁’(위), ‘연애시대’

드라마와 영화의 장르 크로스오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화계 종사자들이 대거 드라마 쪽으로 넘어와 새로운 감각의 드라마를 탄생시키는가 하면, 드라마 종사자들의 영화계 이동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영화와 드라마의 교류는 연기자의 이동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출자, 작가, 심지어 제작자까지 활발한 교류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영상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경쟁관계에 있던 영화와 드라마가 발전적인 동반자 관계로 바뀌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감우성·손예진 주연의 SBS 드라마 ‘연애시대(극본 박연선·연출 한지승)다. ‘연애시대’의 연출자는 영화 ‘고스트 맘마’와 ‘하루’를 연출했던 한지승 감독. 대본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박연선 작가가 맡았다. 게다가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의 제작사인 옐로우필름이 제작을 맡았으니 완전히 영화업계가 만든 드라마인 셈이다. ‘연애시대’는 장면 장면의 섬세함에 장점이 있는 영화적 특성이 드라마에 잘 녹아들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비교적 성공한 크로스오버의 사례로 손꼽힌다.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MBC 프로덕션이 제작비와 촬영 스태프 및 기자재를 제공하고, 영화사 싸이더스FNH가 제작한 작품이다. 이는 HD(고화질) 카메라 활용에서 우월한 제작 기반을 지닌 방송업계가 영화계에 기술적 지원으로 접근한 사례.

단순히 기술적 측면 외에 연출자가 영화계로 진출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MBC ‘장미와 콩나물’의 안판석 PD는 영화 ‘국경의 남쪽’ 촬영을 마쳤고,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는 영화 ‘통역사’를 준비 중이다. ‘여인천하’ ‘용의 눈물’ 등을 연출한 사극계의 노장 김재형 PD는 영화 ‘삼청교육대’로 황혼의 영화 데뷔를 앞두고 있다. 계절 시리즈의 윤석호 PD 또한 차기작은 영화로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활발한 장르 크로스오버는 코스닥 상장 붐 등으로 촉발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사업 다각화와 수익선 다변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전처럼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으로는 기대 매출을 올리거나 수익을 늘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제작 편수 및 종류를 늘려 매출을 올리고 투자 실패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그 결과 철저히 수익 지향적인 영화산업의 제작 마인드가 비교적 수익성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방송가를 한층 치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연출자와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더 나은 대우와 수익을 보장하는 장르로 이동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은 드라마 대본을 집필해 성공할 경우 5~10배의 원고료를 보장받게 된다. ‘연애시대’의 박연선, ‘궁’의 인은아, ‘불량주부’의 설준석 등은 원래 시나리오 작가였으나 최근 드라마 작가로 성공했다. 반대로 PD는 드라마보다 영화 연출을 할 경우 연출료 규모가 더 커진다.

영화 제목에서 아이디어를 빌린 드라마 제목이 늘고 있는 점 또한 두 장르의 활발한 교류 양상을 보여준다. 김래원·정려원 주연의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 김재원·한지민 주연의 KBS 2TV ‘위대한 유산’ 등은 영화 제목을 드라마 제목으로 삼은 케이스다. KBS 2TV ‘야수와 마녀’, MBC ‘어느 멋진 날’은 영화 제목을 살짝 바꾼 경우. 제목의 교류는 아이디어 빈곤이 엿보이는 점에서 그다지 반갑지 않은 현상이지만, 그동안 배타적이었던 두 장르 사이의 벽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2006.05.09 534호 (p81~81)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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