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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둘러싼 진흙탕 싸움

전·현 주인들, 인수 당시 약속 이행 놓고 법정 다툼 … ‘로비설’ ‘방만 경영’ 거론하며 공격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스포츠토토 둘러싼 진흙탕 싸움

스포츠토토 둘러싼 진흙탕 싸움

스포츠토토의 전·현 주인인 송재빈 씨(오른쪽)와 오리온이 질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바탕 사진은 2003년 7월10일의 스포츠토토 재발매 기념 행사.

“오리온이 스포츠토토㈜ 인수 이후 인수 협상 당시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대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이런 오리온이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부당하다.”(스포츠토토의 실질적 오너였던 송재빈 씨 측 관계자)

“송재빈 씨 측의 문제 제기로 그동안 검찰 조사도 받았지만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제 와서 그들이 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난해 처음으로 스포츠토토가 순익을 내는 등 사업이 정상화되면서 욕심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오리온 관계자)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의 수탁 사업자인 스포츠토토㈜를 둘러싸고 물밑에서 ‘진흙탕 싸움’이 한창이다. 싸움의 한쪽은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던 스포츠토토의 전 오너 송재빈 씨이고, 다른 한쪽은 2003년 4월18일 송씨에게서 스포츠토토 경영권을 넘겨받은 ㈜오리온. 스포츠토토는 2001년 2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권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의 수탁 사업자로 선정됐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인수 협상 당시 오리온 측이 ‘구두로’ 스포츠토토의 대주주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이하 TPI) 정상화를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송 씨 측 주장에 오리온 측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반박한다. TPI 정상화를 위해 스포츠토토 측에서 TPI에 자금을 지원하기까지 했다는 것.

TPI에 자금지원·채권 탕감이 쟁점



두 번째는 TPI 정상화 차원에서 ‘송 씨의 관계회사들이 TPI에 갖고 있던 채권의 80%를 탕감해주면 나머지 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변제하겠다’는 약정까지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 반면 오리온 측은 “송 씨 관계회사들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론’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이미 정상 절차를 거쳐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법률상’ 되돌릴 수 없고, 그 약정을 지키지 못한 것은 송 씨 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태도다. 무대를 법정으로 옮겨가면서 다투고 있으나 1심에선 송 씨 관계회사들이 패했고, 현재 2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양쪽은 서로 상대방의 치부를 공개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송 씨 측에서는 “스포츠토토 측에서 공단에 대한 로비를 위해 공단 간부를 영입했다”고 공격한다. 올 3월 공단의 한 간부가 스포츠토토 관계사 고문으로 영입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그러나 스포츠토토 측은 “공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로비설을 일축했다.

스포츠토토를 인수한 오리온 측에서는 “과거 송재빈 씨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것에서 보듯 권력을 등에 업고 로비를 했을 뿐 아니라 회사도 방만하게 경영했다”고 공격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송재빈 씨를 비롯한 당시 경영진이 TPI에서 가져간 대여금 7억70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체육진흥투표권이란 축구, 야구, 농구, 골프, 씨름 등의 경기를 대상으로 게임 참가자가 경기 결과를 분석하고 예측한 뒤 베팅해 실제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받는 일종의 온라인 스포츠복권. 국민체육진흥법상에 근거해 공단이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발매 수익금의 50%는 배당금으로 환급하고 25%는 월드컵경기장 지원, 체육진흥기금, 문화체육사업 지원 등으로 사용한다. 나머지 25%는 수탁사업자에게 지급한다.

스포츠토토 둘러싼 진흙탕 싸움

2004년 7월13일 스포츠토토㈜가 새 상품으로 내놓은 야구토토 `랭킹` 상품설명회가 이날 오전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려 도우미들이 야구토토 참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체육진흥투표권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은 데다 발매 횟수 등의 제한으로 매출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 더욱이 2002년 대표인 송재빈 씨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됨으로써 회사 이미지마저 실추, 매출 부진이 장기화됐고 급기야는 발매 중단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에 따라 수탁 사업자인 스포츠토토는 계속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현재 누적 적자는 무려 2207억원.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처음으로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체육진흥 복표 발매 횟수 증가로 매출액이 대폭 늘어나 스포츠토토의 수수료 수입이 2004년 180억원에서 지난해 900억원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257억원 영업이익

송재빈 씨 측은 “당시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와 공단 측에 발매 횟수를 늘려달라고 수차례 간청했지만 두 곳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였는데, 오리온이 인수한 이후 태도가 달라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오리온의 로비 때문이 아니라 사업 정상화를 위해 공단 측이 문광부에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포츠토토가 오리온에 인수된 것도 사업 정상화 차원이었다. 매각 방식은 송재빈 씨 관계회사의 TPI 지분 250만주를 주당 4000원씩 평가해 100억원에 오리온에 넘기는 것이었다. 당시 TPI가 스포츠토토 지분 55%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리온이 TPI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스포츠토토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었다.

송재빈 씨 측은 당시 매각 협상 과정에서 오리온 측이 TPI의 정상화를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송 씨가 이를 요구한 것은 TPI가 정상화돼야 송재빈 씨 측 관계회사가 TPI에 갖고 있던 채권 130억원도 언젠가는 변제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TPI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TPI는 현재 법원의 결정으로 청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재빈 씨 측은 오리온 측이 처음부터 TPI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인수 직후 TPI 영업부 직원들을 퇴사시킨 뒤 스포츠토토 직원으로 입사시켜 영업인력 및 영업자료들을 자연스럽게 스포츠토토로 넘어가게 한 것도 ‘TPI 고사작전’의 일환이었다는 것.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스포츠토토가 스스로 영업권을 갖지 않고 처음부터 TPI에 넘겨준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이어서 이를 정상화한 것일 뿐이었고, TPI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전 경영진이 회사를 완전히 껍데기로 만들어놓아 도저히 불가능했다”고 반박한다.

스포츠토토 측은 올 9월 공단 측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 송재빈 씨 측은 “적어도 스포츠토토를 경영하는 오리온 측이 다시 사업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오리온 측은 “송재빈 씨 측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재계약을 앞둔 양측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동아 2006.05.09 534호 (p54~55)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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