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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결혼은 비즈니스다 結婚男女 13

“화는 금방 풀어도 긴장은 풀지 마…”

결혼 5년차들이 예비부부에게 들려주는 말, 말, 말

“화는 금방 풀어도 긴장은 풀지 마…”

  •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웨딩마치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 연애 때와는 180도 달라지는 배우자의 태도에, 또 싱글일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갖가지 장벽에 직면할 때 결혼을 후회하거나 덧없는 ‘돌파구’를 찾았다는 ‘경험자’도 수두룩하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갓 결혼했다면 결혼 5년차 미만, ‘신혼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쫑긋 세워보자. 당신보다 조금 앞서 결혼을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조언한다. “마음 단단히 먹어! 단단히 먹은 만큼 내공이 생기는 거야!”
“화는 금방 풀어도 긴장은 풀지 마…”
♥ “결혼 후에도 긴장의 끈을 풀지 말자”

푸석푸석한 머리, 편하게 입은 트레이닝복…. 연애시절과는 너무도 다른, 아내의 꾸미지 않은 모습이 처음엔 편안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남자로 보지 않아서 저러나’ 싶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연애시절처럼 완벽하게 치장은 안 하더라도 나를 의식하고 예쁘게 보이려 노력한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안상윤(회사원·37·결혼 5년차)

♥ “내 부모의 한계를 인정하고 들어가라”

내 어머니에 대한 아내의 불만은 결혼 준비과정부터 시작됐다. “우리 엄마가 그럴 리 없다”며 아내를 타박했지만 계속해서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설날 아침, 아내에게 볼일이 있어 제사 준비가 한창인 부엌에 들어갔다가 어머니와 아내의 대화를 듣게 됐고, 그곳에서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내 어머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집, 드라마처럼 며느리 앞에서만 인격이 바뀌는 시어머니 이야기가 바로 우리 집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내의 불만을 들어줘라. 물론 고부갈등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해받지 못한다’는 아내의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는 풀 수 있을 것이다.
김용상(가명·교사·34·결혼 5년차)

♥ “연애시절 데이터가 결혼생활에서도 통하는 건 아니다”



캠퍼스 커플로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한 만큼 남편과는 모든 것을 맞추며 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지만, 막상 결혼생활을 해보니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 내가 미처 모르던 나쁜 습관, 잠버릇….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라고 불평하기보단 연애 초기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 더 많이 알고 맞춰가기 위해 노력하던 그 시절의 마음을 되새기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윤수(회사원·30·결혼 4년차)

♥ “기분도 좋지만 실리를 생각하라”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돈 들 곳 투성이다. 준비할 항목이 많다 보니 100만원, 200만원 정도는 우습게 날아간다. 그런데 결혼 후 생각해보니 꼭 필요한 지출이었는지 후회되는 항목도 꽤 많다. 절차나 관례를 따르는 것도 좋고 평생 한 번 하는 결혼이라는 기분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뺄 수 있는 항목은 과감하게 빼고 결혼식 이후를 위해 돈을 남겨놓는 것도 실리적인 선택이 될 듯하다.
박수정(회사원·34·결혼 3년차)

♥ “대화가 필요해”

연애시절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만나지 못한 날이면 밤을 새우며 전화통화를 할 정도로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점점 말이 줄어들었다. 우리 부부의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 2년째에 접어들면서 남편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시간을 ‘대화 타임’으로 정했다. 처음엔 별로 할 말도 없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의 생활을 더 잘 알게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리 둘 사이가 편해져서 말이 필요 없는 관계가 되었다 하더라도 대화는 부부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영인(전업주부·36·결혼 4년차)

♥ “사랑은 밥상머리에서 자란다”

결혼 전 자취생활이 길었기 때문인지 ‘함께 밥을 먹어줄 사람’에 대한 ‘로망’이 컸다. 비록 맞벌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시간을 맞추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아침, 저녁 중 한 끼, 그리고 주말의 식사만큼은 둘이 얼굴을 맞대고 먹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둘이 나란히 앉아 한솥밥을 먹는 일상을 공유하면서 동지의식을 쌓아가는 것이야말로 대단하진 않아도 연인과는 다른 부부의 특권 아니겠는가.
조용우(회사원·31·결혼 2년차)

“화는 금방 풀어도 긴장은 풀지 마…”
♥ “이유 없는 불안은 없다”

결혼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전에 비해 상대방의 짜증과 잔소리가 늘어났다. 주위의 결혼 선배들은 “결혼 전엔 누구나 겪는 일종의 우울증,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라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만 참아라”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아내의 짜증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참다못한 내가 아내에게 대화를 청해 이유를 들어보니 모두 결혼 전 나의 무심한 태도와 생각 없이 던진 말에 원인이 있었다. 이유 없는 불만은 없었다. 다만 아내의 불안을 외면한 나의 무심함이 있었을 뿐이다.
정현철 (웹디자이너·36·결혼 4년차)

♥ “과잉 노력은 결혼생활의 짐”

신혼 초의 의욕으로 시부모님께 높은 점수를 딴 것은 좋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점수가 족쇄가 돼 ‘언제나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내 태도가 변했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처음엔 낮은 점수의 며느리라고 섭섭하게 생각하시더라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100점을 만들어드리는 편이 오히려 효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김승희(교사·30·결혼 4년차)

♥ “당신이 누구 편인지 확실하게 각인시켜라”

남편은 시집과의 트러블이 생길 때마다 내 편을 들어줬다. 고부갈등이 심하던 신혼 초에는 남편이 앞서 내 편을 들어준 덕분에 나에 대한 시어머니의 대우가 많이 달라졌다. 요즘엔 “네 남편 무서워 뭐라 못하겠다”는 농담까지 하실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 처음엔 남편이 나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컸는데, 요즘엔 빨리 자기 식구로 만들려고 머리를 쓴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
이성화(플로리스트·34·결혼 3년차)

♥ “모든 것을 다 가질 순 없다,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결정하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미혼시절의 생활습관까지 그대로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비습관, 교우관계, 가족관계, 취미생활, 일에 대한 욕심….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버릴 것과 지킬 것을 결정해야 할 그 순간에 당황하지 않도록 결혼 전, 미리 자신의 각오를 다져놓는 것이 좋다.
장봉준(회사원·36·결혼 5년차)

♥ “때로는 물질이 마음을 대신한다”

마음만으로 행복을 느끼기엔 결혼생활이 너무 길고 힘들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디너, 마음껏 쓰라며 건네주는 신용카드가 행복감을 안겨주는 순간도 있다.
신혜진(회사원·30·결혼 3년차)

♥ “듣기 싫은 말일수록 웃으며”

결혼 후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는데, 아내의 화법에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아내는 밝은 성격이라 늘 웃으며 얘기를 한다. 시집에 대한 불만, 나에 대한 비난까지도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사실인지, 그렇게 들으면 불쾌감도 적고 ‘아, 그래?’라고 수긍해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승준(대학강사·38·결혼 4년차)

♥ “적절한 이벤트는 불안 가라앉히는 진정제”

큰아이가 태어난 후 육아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사소한 일에도 남편에게 짜증을 내고 이것이 싸움으로 이어지는 날이 많았다. 어느 날 기분전환을 시켜주겠다는 남편을 따라 펜션에 갔다. 그곳에서 남편이 준비해둔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라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그리고 남편이 건네준 꽃다발을 받는 순간, 그동안의 우울한 기분이 단번에 날아가는 듯했다. 여자가 이벤트를 원하는 이유는 이벤트 자체를 원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준비해주는 남자의 마음이 좋아서라는 사실, 남자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엄태신(회사원·32·결혼 5년차)

♥ “이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 전에는 주위의 기혼자들에게 ‘누구와 결혼하든 결국 마찬가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해보니 다른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일, 참아야 할 일 투성이인 결혼생활에서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참고 견뎌야 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문혜영(회사원·35·결혼 3년차)

♥ “결혼은 수행이다”

결혼 전 친정엄마가 “수행하는 마음으로 살아라”라고 충고를 해주셨을 땐 괜한 소리라고 웃어넘겼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화나는 일, 짜증나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상대에게 화를 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기, 불쾌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에 일일이 맞서지 않기. ‘수행’의 길은 멀고도 험했지만 먼저 참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지금의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장혜은(전업주부·33·결혼 5년차)

♥ “너는 다른 별에서 왔지!”

남녀의 차이가 얼마나 크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나왔을까. 연애시절에도 느꼈지만 결혼을 해보니 남편과 내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갖고 있는지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 때면 ‘넌 어느 별에서 왔니?’라고 가볍게 넘기고 상대방을 잘 관찰해보라. 외계생물을 대하는 듯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해보라. 물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불필요한 충돌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박신애(회사원·34·결혼 4년차)

♥ “프러포즈는 확실히 받아라”

연애기간이 길어서인지 남편으로부터 따로 프러포즈를 받지 않고 주위의 흐름에 떠밀리듯 결혼을 했다. 결혼 전에는 프러포즈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결혼 후 둘 사이를 추억할 만한 거리가 없다는 것이 점점 아쉬워졌다. 특히 친구들에게 프러포즈와 관련된 자랑을 들을 때면 부러움을 넘어 억울한 생각마저 들었다. TV에 나오는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꽃 한 송이, 말 한마디라도 좋다. 결혼을 청하던 남편의 한마디는 결혼생활 내내 꺼내보는 핑크빛 추억으로 아내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터다.
정숙희(프로그래머·30·결혼 4년차)

♥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부부싸움 중 아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말 안 하면 몰라?”라는 것. 하지만 내가 점쟁이도 아닌데 말하지 않은 생각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사실 남자의 감정은 여자만큼 예민하지 못하니, 속상하고 섭섭하고 화나는 일을 상대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직접 말로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남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단순하다.
김상훈(회사원·29·결혼 2년차)

♥ “화는 금방 풀어라”

늘 재미있게 사는 선배 부부가 있는데, 화목의 비결은 기분 나쁜 일은 그 자리에서 말해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속에 쌓아두지 말고 바로 풀면 작은 싸움은 되지만 큰 싸움으로 번질 일은 절대 없다는 것. 혼자 참아보려 생각했던 것이 결국 터지면서 큰 싸움이 된 경험을 몇 차례 하니 선배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강정미(회사원·34·결혼 3년차)



주간동아 2009.10.13 706호 (p92~94)

  • 정리·이윤진 자유기고가 nest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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