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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결혼은 비즈니스다 結婚男女 04

男 “현모양처보다 경제력 있는 아내!” vs “남편에게 슬쩍 묻어 제2인생 살고파” 女

미혼남녀 4인, 결혼과 배우자감에 대한 ‘리얼 토크’

男 “현모양처보다 경제력 있는 아내!” vs “남편에게 슬쩍 묻어 제2인생 살고파” 女

男 “현모양처보다 경제력 있는 아내!” vs “남편에게 슬쩍 묻어 제2인생 살고파” 女

▲9월21일 저녁에 시작된 결혼 방담은 두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끝을 맺었다. 이들은 살사댄스 동호회 ‘살사인’ 회원들이다.

남자도 여자도 약아졌다. 남자는 맞벌이하면서 자식도 잘 챙기는 ‘슈퍼우먼’ 아내를 원하는 반면, 여자는 결혼생활을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휴지기’로 만들고 싶어한다. 남자는 아내가 ‘처녀’이길 바라는 대신 미리 속궁합을 맞춰 결혼 후 있을지도 모를 ‘분란’을 막고자 하고, 여자는 살짝 흠집 난 ‘중고 벤츠’(일명 ‘돌싱’)를 만나는 게 비리비리한 ‘신차’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남녀의 같고도 다른 꿈. 부동산업체 대표 채훈(남·37) 씨, 여행사 과장 김태연(여·34) 씨,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기남(남·31) 씨, 보험회사 직원 유진(여·28) 씨 등 20대 후반~30대 후반 미혼남녀 4명이 ‘속살’까지 까발리는 생생 방담을 펼쳤다.

채훈(이하 채) 다들 현모양처가 좋다고 말하지만, 저는 생활력 강하고 자기 생활이 확실한 여자가 좋아요.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그런지 제 생활을 간섭하고 억압하는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은데,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자는 그런 성향이 덜할 것 같아요. 제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겨 잠시 일을 못하게 되더라도 저만 바라보지 않고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김태연(이하 김) 저는 남자가 대놓고 생활력이나 경제력 강한 여자를 원한다고 말하는 걸 증오해요.(웃음) 요즘은 오히려 결혼 후 아내에게 더 의지하는 남편이 엄청 많더라고요. 그렇게 맞벌이를 원하면서도 가사분담이나 육아는 여자에게 맡기려고 하죠.

이기남(이하 이) 여자친구가 결혼 후 가사와 육아에만 전담하겠다고 하면 솔직히 아쉬울 것 같아요. 그만큼 수입이 줄어 생활이 각박해지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아내가 싫다는데 굳이 일하라고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그 대신 제가 벌어오는 돈에 대해 이런저런 잔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옆집 남자의 월급과 비교한다거나 하는 건 질색이죠.

유진(이하 유) 일을 평생 하고 싶고, 연애도 좋지만 결혼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남편이 잘해줘도 엄마만큼 해줄 것 같지는 않거든요. 20대 후반이라 다른 부모라면 슬슬 결혼 얘기를 할 법도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안 그러세요. 아빠는 대놓고 “우리 딸을 벌써 보내고 싶지 않다. 몇 년은 더 있다 시집가라’고 하시는 걸요. 또 신혼집이 지금 사는 집만큼 쾌적한 환경도 아닐 것 같고요.(웃음)

여자들은 이상한 게 자기는 결혼생활에서 돈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남자가 막상 돈 얘기를 꺼내면 싫어해요. 물론 남자도 여자의 ‘경제력’을 봐요. 하지만 남자들은 결혼할 시점에 여자에게 돈이 많으냐 하는 ‘경제력’보다, 결혼 후 얼마나 낭비 없이 살림하고 재테크를 잘하느냐 하는 ‘경제적 능력’을 더 중요하게 보죠.

“미래의 경제력” vs “지금의 경제력”

지금은 헤어졌지만 3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제 자산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마음이 상했죠. 저는 장녀인 데다 평소 알뜰한 편이고 15년간 직장생활을 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경제적 기대치가 있었던 거예요. 한번은 부동산사무소에서 상담을 하는데, 공인중개사 아주머니에게 대놓고 “우리 태연이가 모아놓은 돈이 많은데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실제로는 많지도 않았는데….(웃음) 물론 저는 집을 사거나 혼수를 마련하는 데 있어 남자가 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함께 비용을 지불할 마음도 있고요. 하지만 남자가 대놓고 그 부분을 바라는 건 좋지 않다고 봐요. 물론 솔직히 말하면, 남자에게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제가 그 부분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 더 좋겠죠. 또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결혼생활을 남편에게 ‘묻어가며’ 인생 이모작을 도모하는 휴지기로 삼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사람들은 흔히 돈 많은 집안에 시집가는 것보다 남편 될 사람의 능력을 보라고 권하잖아요. 하지만 든든한 집안이 뒤에서 받쳐준다면 살아가는 게 훨씬 수월할 거예요. 부잣집에 시집간 친구를 보니 확실히 여유가 있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은 늘 “‘못난 아가씨’를 데려와라. 그래야 네가 살기 편하다”고 말씀하세요. 저는 아직까지 여자를 선택할 때 경제력을 먼저 고려해본 적은 없어요. 성격이나 외모가 더 중요하죠. 외모가 중요하다고 해서 꼭 예뻐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끌리는 외모면 돼요.

20대엔 외모를 많이 봤고, 솔직히 지금도 안 본다고 말하긴 힘들어요. 하지만 예전엔 ‘3초’ 만에 모든 걸 판단했다면, 지금은 외모가 제 스타일이 아니어도 조금씩 친해지면서 여자로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 같아요.

男 “현모양처보다 경제력 있는 아내!” vs “남편에게 슬쩍 묻어 제2인생 살고파” 女
저도 외모나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생 살 건데 그 부분이 늘 불만이라면 어떻게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꾸려갈 수 있겠어요?

저는 ‘필(feel)’만 통한다면 연상이나 ‘돌싱’도 괜찮아요. 20세도, 45세도 만날 수 있죠.

저는 여자가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 일단 선을 긋는 것 같아요. 김태연 씨도 처음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누나’로 선을 그어버렸어요.(웃음)

저는 남자가 어려도 상관없는데….(웃음) 저보다 어리고 모아놓은 돈이 없어도 생활력 강하고 가족을 잘 챙기는 사람이면 배우자로 손색없다고 봐요. 즉, 남자에게 생활력과 경제력이 잠재돼 있어야겠죠. 반면 돌싱은 큰 문제가 없다고 봐요. 사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는 ‘총각도 많은데 웬 돌싱?’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먹을수록 만날 수 있는 괜찮은 남자가 줄더라고요. 연상연하 커플이 많아진다고 해도, 연하들은 더 어린 여자에게 빠져 있고. 친구들끼리 ‘흠집 난 중고 벤츠가 비리비리한 신차보다 낫다’는 농담도 해요.

그래도 저는 ‘돌싱’은 싫을 것 같아요. 사별한 게 아니라 이혼한 돌싱이라면 더 꺼림칙해요. 분명 무슨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혼한 게 아닐까 싶거든요. 사소한 문제로 이혼하진 않을 것 같아요. 나이는 연상이든, 연하든 상관없어요. 단, 연하라면 관계를 리드할 수 있는 강한 남자가 좋겠어요. 물론 독선적이고 제멋대로인 사람은 싫지만, 배려한다는 이유로 모든 걸 여자한테 맞추려는 사람도 답답해요.

남자들이 여자와 데이트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바로 그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하면 ‘독선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여자를 배려해 “하고 싶은 대로 데이트 코스를 짜라”고 하면 “그런 것도 알아서 못하냐”며 짜증을 내죠. 여자들이 정확히 의사표현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여자들은 불필요한 상상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소개팅한 자리나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여자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아, 내 얼굴이 보기 싫어서 극장에 가자고 하는구나’라며 제멋대로 상상하곤 하죠. 자연스럽게 손을 잡거나 스킨십을 유도하기 위해 극장에 가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웃음)

스킨십이란 말이 나왔으니 연애와 결혼생활에서 성적(性的)인 부분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얘기해볼까요.

아주 중요하죠.(웃음) 저는 결혼 전에 성관계를 가져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솔직히 20대 초반에나 아내가 순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지금 나이에 아내가 처녀이길 바란다는 건 말도 안 돼요. 물론 제가 관계 갖기를 원해도 사랑하는 여자가 거절한다면 결혼까지 기다려야겠지만…. 그런데 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양자가 전혀 다르다면 결혼한 뒤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저는 성을 종족번식의 도구이면서 남녀관계를 돈독히 하는 사랑의 행위이자 유희로 봐요. 그런데 여자 쪽에서 단지 아기를 낳기 위한 행위로만 본다면 결혼 자체를 망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혼전 성관계는 물론, 혼전 동거도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 맞지 않아 관계를 청산한다고 해도 결혼했을 때보다 심플할 수 있잖아요.

결혼 후 아내가 과거에 다른 남자와 동거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불쾌하지 않을까요?

음…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아내가 처녀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똑같이 불쾌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 부분을 굳이 알려고 할 필요도 없고,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아내가 처녀이길 바라진 않아요. 남자 여자 모두 똑같은 사람인데, 여자한테만 순결을 요구한다는 건 불공평하잖아요. 요즘엔 그런 남자 거의 없어요. 하지만 연애에서 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진 않아요. 결혼하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대화로 풀어가면서 서로 맞출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저는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그런 요구를 거부한 적이 있어요. 깊은 성관계는 결혼할 사람과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그러면 미래의 배우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요. 너무 보수적인가요? 몸과 마음이 원해도 그런 신념으로 꾹 참았죠.(웃음) 한번은 남자친구가 스킨십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난 진도가 늦은 편이고, 결혼할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더니 “헉!”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30분쯤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불같은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내 모든 걸 다 줄 만한 사람을 못 만났어요. 앞으로 만날 내 사랑에게 미안할 것 같은 일은 하지 않으려고요.

이제 대화를 정리하면서 이성의 신체 부위 중 어느 부분을 가장 유심히 보는지 말해볼까요? 순전히 재미로 말이죠! 저는 몸매보다 얼굴. 인상 좋고 오목조목 예쁜 스타일.

저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답답하게 생긴 얼굴은 너무 싫어요.

전체적인 사이즈를 보는 편이에요. 내 품에 쏙 들어오는 스타일?

V라인 얼굴. 그런데 결혼한 여자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얼굴보다 중요한 게 몸이고, 특히 허벅지라고 하던데요.(웃음)

미혼남녀들의 말 속에 숨은 비밀

“나랑 비슷한 사람”=“손해 보기 싫거든”


“내 배우자는 평범한 사람이면 돼”라고 말하는 미혼남녀의 말을 그대로 믿는가.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미혼남녀 6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가 말한 ‘평범한 남성’의 기준은 키 174.4cm, 연봉 4334만원이었다. 연봉은 통계청 기준 ‘평균 남성’(대한민국 남성 평균 초혼연령인 31.7세 기준)의 2994만원보다 1300여 만원이나 많고, 키도 평균치인 173cm보다 1.4cm 컸다. 또 남성 응답자가 말한 ‘평범한 여성’의 기준 역시 키 162.6cm, 연봉 2808만원으로 통계청 기준 ‘평균 여성’(28.3세 기준)의 키 161cm, 연봉 2103만원보다 높았다. 다만 ‘평범한 남성’보다 격차가 크진 않았다.
즉 ‘평범한 사람을 원한다’는 미혼남녀의 말에는 ‘모든 것을 두루 갖춘 평범하지 않은 인재를 원한다’는 속내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결혼 또는 이성에 대한 미혼남녀의 포장된 말 속에 숨겨진 진심은 무엇일까. 친구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그에 맞는 이성을 소개시켜줬다가는 두고두고 원망의 화살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포장’과 ‘진실’을 사례별로 살펴봤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해.” 말이나 대화가 통하는 이성이란? 지적, 문화적 수준이 자신만큼 또는 그 이상 높은 배우자여야 한다는 뜻.
“얼굴 팔아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외모가 무슨 상관이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두 부류다. 외모를 안 본다고 하면서 ‘스타일’은 보는 부류와 외모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대신 다른 조건이 자신보다 월등히 높기를 바라는 부류. 첫 번째 부류라면 장동건 김희선을 원하는 게 아닐 뿐 스타일리시한 훈남 또는 훈녀를 찾고 있다. 두 번째 부류는 단지 얼굴 하나에만 너그러울 뿐 나머지 조건은 완벽하길 바란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자신과 비슷한 거주지, 학력, 가정환경을 갖춘 배우자를 찾는 부류는 무엇 하나 손해 보기 싫은 ‘치사빤스’형에 속한다. 이런 유형은 보통 비슷한 생김새나 취향을 가진 이성을 소개받지만, 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비슷한 조건’이다.
“착하면 그만이지.” 본인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받고만 싶다는 뜻.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내 몸을 편하게 해주는 경제력, 내 정신을 편하게 해주는 유머와 재치,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포용력을 두루 갖춘 ‘완벽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성실하기만 하면 되지.” 여성들이 주로 하는 표현.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성실한 남성이란? ‘밖에서 돈도 성실히 벌어오고, 집에서는 내 일을 성실히 도와주며, 주말에는 가족과 성실히 나들이도 하는 남성’은 아닐까.

자료 제공 : 듀오


입력 2009-10-07 11:12:00

  • 정리·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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