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8

2006.10.31

해외 도피 교주 잡기는커녕 정보 주고 내통

  • 입력2006-10-25 18: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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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석.’ 그 이름 석 자 한번 끈질기다 싶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이자 여신도 성폭행 및 공금횡령 등 갖은 추문(醜聞)의 장본인. 폭력, 강간, 폭력행위 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벌써 8년째 해외도피 중이다.

    그런 중한 범법자의 뒤를 추적해야 할 국가정보원 직원과 현직 검사가 되레 정 씨에게 도피 행각에 도움이 되는 수사기밀을 알려주고 법망(法網)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대응책까지 만들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였으니,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특히 문제의 국정원 직원은 반(反)JMS단체 회원의 출입국 관련 자료를 넘겨준 사실이 확인돼 국정원에서 해임까지 됐으니 교주의 하수인이 따로 없다.

    199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바 있듯, 정 씨는 JMS 친목 축구경기에서 교주답게 11게임에서 130여 골을 혼자서 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런 불가사의를 아직껏 신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를 믿거나 믿지 않거나 그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해외도피 중에도 끊임없이 성추문이 뒤따르는그와 내통하는 건 그를 비호하는 또 다른 범죄다. 교주로서의 신출귀몰한 신성성(神聖性)만 키워주는….

    복원된 낙산사 동종은 어떤 소리를 낼까? 지난해 4월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화마에 휩싸였던 천년 고찰 낙산사. 당시 보물 제479호인 동종이 무너져내리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로부터 18개월 만에 낙산사 경내에 끊겼던 종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그런데 복원된 동종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이름은 왜 새겨져 있는 건가. 국민의 세금으로 복원한 종이 유 청장 개인 재산인가, 문화재청 소유물인가.

    “복원 문화재 안에 기관장 이름을 표시하는 것은 역사 기록 차원의 전통이다. 유 청장은 전혀 몰랐다.” 해명치곤 군색하기 짝이 없는 문화재청의 답변이다. 역사의 편린인 문화유산을 제대로 복원하는 것이 진정한 ‘전통’이지, 해당 기관장 이름을 박아넣는 게 전통일까. 잘못된 전통은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



    유 청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치적 과시용 문구가 전혀 없는데도 언론에서 마치 매명(賣名)한 것처럼 왜곡했다. 한국 언론사상 가장 추악한 보도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악(醜惡). 과연 언론의 지적이 그렇게 ‘더럽고도 흉악한’ 것인가. 만일 유 청장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귀엔 동종의 소리가 “뎅~”이 아니라 “유~ㅇ”쯤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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