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 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 부설 연구소에 근무하는 류은숙(38) 상임연구원은 7월3일 황당한 일을 당했다. 난데없이 자신의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 장한평역 지점으로부터 ‘금융거래정보 제공 사실 통보서’를 받은 것. 이 통보서에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귀하의 금융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한 사실이 있음을 아래와 같이 통보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류 씨의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기관은 서울지방경찰청(이하 시경) 보안2과였다.
통보서를 받은 직후 류 씨는 은행과 시경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신상정보가 경찰에 제공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은행을 방문했던 시경 보안과 소속 양모 경위가 법원이 발급한 영장을 소지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개인정보를 빼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양 경위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명의로 만들어진 ‘수사협조의뢰서’ 한 장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불법적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그러나 양 경위는 전화통화에서 “금융거래 내역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만을 열람할 목적이었으므로 영장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계좌에 대한 인적자료를 얻기 위해 법원 영장을 가지고 금융기관에 간 예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어떤 사건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류 씨의 계좌가 연관돼 있어 신상정보를 알아본 것일 뿐이며 그리 큰 사건은 아니었다”며 결코 불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금융실명법’ 위반 여부가 문제 핵심
이 사건의 핵심은 경찰이 가져간 개인정보가 과연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을 규정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있다. 금융실명법 제4조 및 동 시행령 제6조는 비밀보장의 대상이 되는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특정인의 금융거래 사실과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거래 기록의 원본, 사본 및 그 기록으로부터 알게 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7월12일 류 씨가 보낸 민원에 대해 금융감독원 측은 이 규정을 근거로 “귀하가 문의한 성명, 전화번호, 주소 등은 ‘금융실명법’의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금융거래정보에 해당하며, 수사기관이 금융회사 측에 정보를 요구할 때는 법원 영장이 필요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이번 사건이 경찰의 불법이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시경 측의 설명은 달랐다. 한마디로 불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시경 보안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한 인적자료의 경우 영장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양 경위도 “아직 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라고 주장했다.
현재 류 씨는 불법을 저지른 경찰청을 대신해 국가를 상대로 2500만원의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양 경위를 포함한 시경 보안과 직원 3명을 형사 고소한 상태다.
그렇다면 정말 시경(양 경위)은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혹시 알면서도 관행상 불법을 저질렀던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장한평지점 관계자는 “당시 경찰(양 경위)이 찾아와 인적사항 정도만 알려고 하니 협조해달라고 (담당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경 측이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임을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 그러나 양 경위는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불법인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가 자기들 잘못을 피하려고 하는 말이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청이 은행에서 가져간 것이 인적자료뿐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류 씨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통보서에는 분명 “귀하의 금융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과 시경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똑같이 “인적자료만 제공했다(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의 불법적인 개인 인적자료 요청에 응했던 국민은행 장한평역 지점의 담당자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직후 타 지점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같은 지점에 있던 직원들은 “사실상 문책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본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은행 직원의 개인적인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문의를 하거나 불법 여부를 따로 따질 것도 없다. 법원 영장이 없이는 개인의 계좌 관련 내용을 경찰에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류 씨는 “우선적인 책임은 경찰에 있기 때문에 경찰과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통보서를 받은 직후 류 씨는 은행과 시경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신상정보가 경찰에 제공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은행을 방문했던 시경 보안과 소속 양모 경위가 법원이 발급한 영장을 소지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개인정보를 빼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양 경위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명의로 만들어진 ‘수사협조의뢰서’ 한 장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불법적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그러나 양 경위는 전화통화에서 “금융거래 내역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만을 열람할 목적이었으므로 영장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계좌에 대한 인적자료를 얻기 위해 법원 영장을 가지고 금융기관에 간 예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어떤 사건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류 씨의 계좌가 연관돼 있어 신상정보를 알아본 것일 뿐이며 그리 큰 사건은 아니었다”며 결코 불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금융실명법’ 위반 여부가 문제 핵심
이 사건의 핵심은 경찰이 가져간 개인정보가 과연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을 규정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있다. 금융실명법 제4조 및 동 시행령 제6조는 비밀보장의 대상이 되는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특정인의 금융거래 사실과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거래 기록의 원본, 사본 및 그 기록으로부터 알게 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7월12일 류 씨가 보낸 민원에 대해 금융감독원 측은 이 규정을 근거로 “귀하가 문의한 성명, 전화번호, 주소 등은 ‘금융실명법’의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금융거래정보에 해당하며, 수사기관이 금융회사 측에 정보를 요구할 때는 법원 영장이 필요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이번 사건이 경찰의 불법이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시경 측의 설명은 달랐다. 한마디로 불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시경 보안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한 인적자료의 경우 영장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양 경위도 “아직 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라고 주장했다.
현재 류 씨는 불법을 저지른 경찰청을 대신해 국가를 상대로 2500만원의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양 경위를 포함한 시경 보안과 직원 3명을 형사 고소한 상태다.
피해자인 류은숙(38·오른쪽) 인권운동사랑방 상임연구원이 기자에게 이번 개인정보 불법유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경찰청이 은행에서 가져간 것이 인적자료뿐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류 씨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통보서에는 분명 “귀하의 금융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과 시경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똑같이 “인적자료만 제공했다(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의 불법적인 개인 인적자료 요청에 응했던 국민은행 장한평역 지점의 담당자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직후 타 지점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같은 지점에 있던 직원들은 “사실상 문책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본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은행 직원의 개인적인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문의를 하거나 불법 여부를 따로 따질 것도 없다. 법원 영장이 없이는 개인의 계좌 관련 내용을 경찰에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류 씨는 “우선적인 책임은 경찰에 있기 때문에 경찰과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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