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에 다녀온 후 우리 사회가 국제문제에 너무 폐쇄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러던 중에 정부와 의료단체가 추진하고 있던 재단 설립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내가 할 일이 바로 이거구나’ 하고 그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집안의 반대도 심했고, 아내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재단 창립 한 달 전부터는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김씨는 6개월여 동안 보건복지부와 각 의료단체, 시민단체를 들락거리며 재단의 필요성을 설득한 끝에 정부로부터 한 해 수십억원의 기금을 보조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한국 사람인데 국제의료지원단체가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개인 후원금과 정부 지원금을 합해 매년 100억원의 기금으로 실질적인 의료지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시민단체에서 북한어린이 의약품 돕기 활동을 5년간 해온 김팀장은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해당 국가에 만들어주겠다는 얘기다.
“좋은 생각을 하는 공무원도 참 많았습니다.” 김팀장이 재단을 창립하면서 느낀 단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