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5일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으로부터 거둔 불법 대선자금이 500억원”이라고 시인했다. 그러자 불법자금의 사용처와 대선 잔금의 존재 여부가 새로운 의문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밝힌 불법 대선자금의 내역은 SK 100억원, LG 150억원, 삼성 140억원, 현대자동차 100억원 등. 이는 검찰 수사결과와 똑같은 수치로 일단 드러난 것만 시인했다는 느낌을 준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나머지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한들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타 기업으로부터 10억∼20억원씩만 거뒀더라도 200억∼300억원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불법 모금액의 총 규모가 결국 700억∼8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盧 당선축하금 정신없이 받아 챙겼나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규모를 짐작케 하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권오을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대선기간 동안 대략 1억2000만원 가량의 불법자금으로 짐작되는 돈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합류한 안영근 의원은 “대선기간 동안 4000만원, 4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 순으로 중앙당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안의원은 “나중에 1000만원이 더 왔는데 이 돈은 부국팀에서 왔다”고 말했다. 안의원은 “중앙당으로부터 대략 1억5000만원 가량의 불법자금을 받았는데 지구당 통장으로 받은 공식자금 4000만원은 제외한 액수”라며 “선거가 끝난 뒤 의원들끼리 맞춰봤는데 지구당 별로 액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증언을 근거로 계산해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지구당에 뿌린 돈만 300억∼3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한나라당이 500억원 이상을 모금했고 이 돈이 대부분 지구당으로 내려갔다면 대선 잔금은 별로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영근 의원은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선거가 끝난 뒤 대선자금 모금과 분배에 관여했던 인물들이 전달과정에 돈을 빼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선 잔금은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이 이뤄진 시기. 기업체로부터 자금 모금이 11월 중에 집중 이뤄졌다는 점에서 12월17일 대선 때까지 한 달 동안 한꺼번에 모두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준다. LG와 SK는 11월22일경이고, 현대자동차는 11월 중순, 삼성은 10월말과 11월초 각각 돈을 건네주었다.
특히 50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쌓아두고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용처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이 이 돈을 다시 이 전 총재 사조직으로 넘겨주었더라도 그 전모를 밝히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의 최측근 인사 등이 100억∼200억원 규모의 잔금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한나라당의 대선 잔금이 22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측의 대선 잔금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광재 전 대통령 국정상황실장이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의 경우 투표일 전에 받았지만 안희정씨를 통해 당에 전달한 시점은 대선 후였다. 이 돈은 당의 공식 회계장부 어디에도 없던 돈이다. 그러니까 선거기간을 전후해 노대통령의 측근에게 돈이 전달됐다면 구체적으로 얼마의 돈이 걷혔는지를 정확히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11월 “선거 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신없이 돈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른바 ‘당선축하금’이 노무현 캠프로 몰렸다는 주장인데, 실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로부터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해 유대변인의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법 대선자금 모금 과정만큼이나 선거 후 남은 돈의 존재는 정치권 대폭발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나머지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한들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타 기업으로부터 10억∼20억원씩만 거뒀더라도 200억∼300억원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불법 모금액의 총 규모가 결국 700억∼8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盧 당선축하금 정신없이 받아 챙겼나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규모를 짐작케 하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권오을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대선기간 동안 대략 1억2000만원 가량의 불법자금으로 짐작되는 돈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합류한 안영근 의원은 “대선기간 동안 4000만원, 4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 순으로 중앙당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안의원은 “나중에 1000만원이 더 왔는데 이 돈은 부국팀에서 왔다”고 말했다. 안의원은 “중앙당으로부터 대략 1억5000만원 가량의 불법자금을 받았는데 지구당 통장으로 받은 공식자금 4000만원은 제외한 액수”라며 “선거가 끝난 뒤 의원들끼리 맞춰봤는데 지구당 별로 액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증언을 근거로 계산해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지구당에 뿌린 돈만 300억∼3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한나라당이 500억원 이상을 모금했고 이 돈이 대부분 지구당으로 내려갔다면 대선 잔금은 별로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영근 의원은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선거가 끝난 뒤 대선자금 모금과 분배에 관여했던 인물들이 전달과정에 돈을 빼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선 잔금은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이 이뤄진 시기. 기업체로부터 자금 모금이 11월 중에 집중 이뤄졌다는 점에서 12월17일 대선 때까지 한 달 동안 한꺼번에 모두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준다. LG와 SK는 11월22일경이고, 현대자동차는 11월 중순, 삼성은 10월말과 11월초 각각 돈을 건네주었다.
특히 50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쌓아두고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용처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이 이 돈을 다시 이 전 총재 사조직으로 넘겨주었더라도 그 전모를 밝히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의 최측근 인사 등이 100억∼200억원 규모의 잔금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한나라당의 대선 잔금이 22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측의 대선 잔금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광재 전 대통령 국정상황실장이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의 경우 투표일 전에 받았지만 안희정씨를 통해 당에 전달한 시점은 대선 후였다. 이 돈은 당의 공식 회계장부 어디에도 없던 돈이다. 그러니까 선거기간을 전후해 노대통령의 측근에게 돈이 전달됐다면 구체적으로 얼마의 돈이 걷혔는지를 정확히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11월 “선거 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신없이 돈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른바 ‘당선축하금’이 노무현 캠프로 몰렸다는 주장인데, 실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로부터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해 유대변인의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법 대선자금 모금 과정만큼이나 선거 후 남은 돈의 존재는 정치권 대폭발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