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코로나’ ‘유동성’…키워드로 본 하반기 부동산시장
‘수익형’ 소형 오피스텔에 청약 몰려
집값 하락 기로에 놓였던 대구, 6·17 대책에서 제외돼 ‘웃음꽃’
6월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벽면에 붙은 매매 및 임대 안내문. [뉴시스]
통제 불가능한 외부 충격에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이에 대한 지난 수년간의 ‘기출답안’이 데이터에 남아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지난 22번의 부동산정책으로 오르고 내린 곳의 패턴이 드러나고, 코로나19 충격에 버티거나 무너진 곳에도 결정적 모멘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키워드 3개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전망해본다.
[코로나19와 부동산] 항공·여행 종사자 밀집지역 집값 하락 불가피
코로나19와 주택시장의 관계는 신천지 발(發)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주택시장의 흐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그래프1 참조). 2월 넷째 주부터 폭증한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대구 집값의 상승폭을 가라앉혔다. 4월 이후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대구 부동산시장은 가까스로 역성장을 피하며 5월 이후 다시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만약 대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았다면 대구 집값은 마이너스로 고꾸라졌을 것이다.최근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지침을 발표했다. 현재는 가장 낮은 단계인 1단계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통제 불가능해지면 3단계로 격상돼 △10인 이상 모임 금지 △원격 수업 또는 휴업 △필수 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 같은 조치가 시행된다. 이러한 셧다운은 주택 거래 급감으로 이어져 결국 수도권 집값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다. 특히 전염병에 취약한 업종(항공·관광 등 서비스업) 종사자가 밀집해 사는 지역의 집값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권] 6억 원대 매물 실종되고, 전셋값 급등
정부는 앞으로도 고가주택 보유자,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를 켜켜이 쌓아나갈 것이다. 서울 고가주택 매수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2018년 대비 30%나 오른 가격과 앞으로 계단식으로 상승할 종합부동산세로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문제는 오로지 제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만 바라보던 ‘무주택 근로중산층’이다. 상반기 서울 강북·성북구 집값 폭등이 보여주듯, 그나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가 가능한 중저가 주택으로의 매수세 쏠림이 더욱 거세져 서울에서 6억 원대 매물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임대주택 재고량 가운데 민간 공급 비중은 47%이다(2018년 기준). 이번 6·17 부동산대책으로 전국 모든 지역의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전월세 물량의 절반을 담당하던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재건축아파트 조합원의 실거주 요건 강화로 우수 학군에 전세로 살던 임차인의 대규모 이동은 전세의 ‘희소가치’를 더욱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수도권의 전세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현재 시중 유동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오던 유동성은 정부의 갖은 규제로 규제 청정지역이라 할 ‘수익형 상품’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 조짐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 난도가 낮고, 소비자에게 친숙한 수익형 소형 오피스텔에 청약이 쏠린다. 최근 인천 청라 청라국제도시역푸르지오시티에는 1630실 모집에 1만4000건의 청약이 쏠리면서 상반기 수도권 최고 청약 건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굳어질 0% 기준금리, 1% 예금금리에 재빠르게 대응하고자 수익형 부동산을 열심히 찾고 있다.
[지방] ‘풍선효과’는 수도권 넘어 충청·강원으로
하반기엔 아마도 수도권 전역이 예외 없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다. 부동산은 ‘지리적 영향’이 절대적 자산이다. 따라서 최근 ‘미분양 다이어트’에 성공한 수도권 인근의 충청 및 강원권으로 매수세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충남 천안의 집값 상승이 전망된다.한편 6·17 부동산대책도 비켜간 부산과 대구는 조용히 웃고 있다. 특히 이번에도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진 대구 수성구는 여전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는 지역. 마침 8월부터 수도권 및 광역시의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8월 이전 분양되는 대구·부산의 브랜드 아파트에서 역대급 청약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