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이기는 영어
박시수 지음/ 유아이북스/ 216쪽/ 1만3800원
영어를 ‘외국어’로 익히는 한국인은 이러한 원어민 표현을 외우기보다는, ‘Could you lend me some money?’라는 문장을 익히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역설한다. 저자는 첫 토익시험에서 300점대를 맞고도 영자신문 기자가 되고 싶어 3년간 영어 공부에 매달려 정말로 영자신문 기자가 된 인물. 10년 넘게 영문 기사를 작성하면서 누적 조회 400만 회의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 공부법에 대한 책은 넘쳐나지만,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해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영알못’ 저자가 어떤 노력으로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이 됐는지에 바탕해 영어 정복법을 코칭한다. 영작 실력을 100으로 쌓으면 말하기 실력은 70~80로 높아진다, ‘미드’로 공부하다보면 정작 자기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영어 표현은 익히지 못한다, 영어 듣기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해당 분야의 배경지식을 먼저 공부하라 등등. ‘원어민 영어’라는 로망에 빠져 정작 자신의 업무에 당장 유용한 영어를 등한시한 직장인들에게 ‘현타’(‘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을 뜻하는 속어)를 주는 책이다.
오늘도 쾌변
박준형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59쪽/ 1만4800원
“이자는 성의껏 주든가” 하는 친한 오빠에게 가게 차릴 돈을 받아왔다가 가게는 말아먹고 연 39% 이자를 물게 된 여성, 평생을 바쳐 마련한 강남 아파트를 처음 보는 사망한 남편의 전처 아들에게 빼앗길 뻔한 여사, 장래희망이 조폭이라 폭행 사건으로 감옥 가게 된 걸 좋아하는 아들을 구명하기 위해 애면글면하는 아버지…. 이처럼 다양한 사연을 들고 온 의뢰인을 위해 매일 넥타이를 고쳐 매는 저자는 “뭐 저런 인간을 변호하냐”며 비난을 받기도, “대체 누구 편이냐”는 타박을 듣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멋진 변호사는 없다. 히어로도 빌런도 아닌 그저 그런 변호사가 기록한 순탄치 않은 하루하루의 이야기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한 고비 넘긴 직장인들에게 적잖은 위로가 된다. 판결은 변호사의 몫이 아니지만, 이 책은 판결한다.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속어)는 무죄라고.
써로게이트
강태진 지음/ 나녹/ 254쪽/ 1만8000원
‘코리아 4.0 지금이다’, ‘코리아 아젠다’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책을 꾸준하게 써온 공학자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번 책에서 써로게이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홈, 스마트 헬스케어 등 인간을 둘러싼 환경 전체에 지능이 부여되면서 이러한 ‘환경지능’을 적극 활용해 인간의 능력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또 하나의 뇌(surrogate brain)를 갖게 된 인류가 이제는 ‘두 개의 뇌’로 달리게 됐다며 더 나은 사회가 올 것이라 낙관한다.
제조업과 수출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근래에는 중국에 밀려 고전하는 한국 경제에 대해 저자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도 제조업”이라며 한국 경제의 재도약 비전을 제시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로 떠난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한국도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면 선진경제 시스템이 꽃 피울 것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