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말이냐고? 1997년 브로드웨이에 모습을 드러낸 뒤 9년째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 무대를 누비다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 얘기다(10월28일부터 샤롯데 극장).
프라이드 랜드의 무당인 원숭이 라피키가 모든 백성들을 불러 모은다. 왕 무파사의 대를 이을 아들이 탄생했음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무대 전면에 커다란 태양이 떠오른다. 갑자기 나타난 두 마리의 기린이 느릿느릿 가로질러 간다. 객석 통로를 따라 남아프리카의 영양과 새들의 호위를 받으며, 실물과 거의 흡사한 코끼리가 무대 뒤에서부터 천천히 뒤뚱거리며 걸어 들어온다. 무대 위에서는 한 떼의 가젤(영양)들이 배우가 미는 손수레에 붙어 이리저리 뛰놀고 있다. 객석의 웅성거림은 무대 밖에서부터 라피키의 주술적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모여드는 각종 다양한 동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그 수위를 더해간다….
이것이 바로 뮤지컬 ‘라이온 킹’의 유명한 첫 장면이다. 초원의 기이한 적막감에서부터 활력 넘치는 동물들의 행렬로 객석을 압도해 버린다. ‘라이온 킹’의 음악은 대부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들었던 친근한 곡들이다. 뮤지컬 ‘아이다’의 엘튼 존(작곡)과 팀 라이스(작사)가 이 작품에서도 손을 잡았다. 웅장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아프리카 대평원을 무대에 불러들인다.
명감독 줄리 테이머가 연출한 원작의 획기적인 요소는 마스크를 쓴 배우의 얼굴도 보이는 것, 즉 마스크와 배우 양쪽의 연기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스크나 인형, 배우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서로 공명하여 깊이 있는 연기가 탄생하게 됐다. 일본 극단 시키가 제작해 국내 뮤지컬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바로 그 작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 공연에서는 전원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다. 시키 소속의 한국인 배우 60명과 국내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배우들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