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 촬영지인 용산면 남포마을 갯벌. 왼쪽 섬이 썰물 때마다 ‘모세의 기적’이 연출되는 소등섬이다.<br> 2. 관산읍 방촌마을 동구의 돌장승. 환하게 웃는 장승의 얼굴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밝게 해준다.
둘째 날 05:40 기상`→`05:40~06:30 득량만 바다 해돋이 감상 및 수문포해변 산책`→`06:30~08:00 세면 및 짐정리`→`08:00~08:40 아침식사→ 08:40~09:00 수문포(18번 국도, 장흥 방면)~운정사거리(좌회전)~풍암삼거리(77번 국도, 관산 방면)~용산면 차동리삼거리(좌회전)~풍길삼거리(좌회전)~산정삼거리(좌회전) 등을 거쳐 용산면 남포마을 도착`→`09:00~09:40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 촬영지 남포마을과 소등섬 구경`→`09:40~10:00 남포마을~산정삼거리~관산읍 소재지(23번 국도) 등 거쳐 방촌마을 도착`→`10:00~11:00 방촌마을의 전통가옥, 유물전시관, 장천재 등 관람`→`11:00~12:00 방촌마을(23번 국도, 대덕 방면)~탑산사 입구 거쳐 천관산문학공원 탐방`→`12:00~13:00 회진항(회진면 소재지)으로 이동, 점심식사→`13:00~15:00 회진항 인근 이회진마을의 영화 ‘천년학’ 세트장과 유채밭 산책로, 진목마을의 소설가 이청준 생가 등 방문`→`15:00~17:00 진목리~대덕읍 소재지(23번 국도)~강진 마량~강진 고려청자 도요지~강진읍 목리IC(2번 국도, 목포 방면)~영산강 하구언 등 거쳐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 진입
‘장흥’ 하면 수도권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경기 양주시 장흥유원지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머나먼 남도 땅, 그것도 서울에서 정남쪽 바닷가에 자리한 장흥군을 연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장흥군은 강진군과 보성군 사이에 있다. 이웃한 강진은 ‘남도답사 일번지’라 불리고, 녹차밭이 많은 보성군은 최근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여행지로 부상했다. 그래서 1년 내내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진이나 보성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장흥은 언제인지도 모르게 스쳐가는 곳이다. 오랜 역사와 그윽한 문학적 향취, 때묻지 않은 자연과 인정을 간직한 장흥군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맘때쯤 무르익은 봄날의 장흥 땅에서는 발길 닿는 곳마다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3. 통일신라 때 구산선문 중 하나였던 장흥 보림사의 삼층석탑 및 석등과 대웅보전.<br> 4. 정남진 바닷가에 조성된 유채밭. 뒤에 천관산이 우뚝하다.
현재 보림사에는 육중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117호), 불국사 석가탑을 닮은 삼층석탑 및 석등(국보 제44호) 등의 국보 2점과 보물 4점 등의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 경내 보림약수는 대웅보전 뒤편의 울창한 비자나무숲에서부터 흘러내린다. 우리나라에서 열 손가락에 들 정도로 빼어난 물맛을 자랑하는데 여느 유명 약수처럼 혀끝을 톡 쏘는 등의 별난 맛이 아니라 아무 맛도 없는, 좋은 물맛의 진수(眞髓)를 보여준다.
남도의 푸근한 정취 물씬 … 영화 ‘천년학’ 세트장 둘러볼 만
장흥댐 위의 근사한 물문화관도 건성으로 둘러본 뒤 장흥읍내 정남진 토요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장흥이 초행이거나 오랜만에 다시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토요시장을 가장 인상적인 곳으로 꼽는다. 매주 토요일 10시에 열리는 토요시장에는 보고 먹고 놀고 살 것이 많다. 떡메로 친 찹쌀떡, 방금 잡은 장흥 한우,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키운 키조개, 시골 노인들이 직접 캐온 봄나물 등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장흥은 ‘문림의향(文林義鄕)’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문인과 의병이 많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장흥을 대표하는 문인으로는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이 있다. 그중 이청준과 한승원의 고향인 회진면에는 두 작가의 생가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과 영화의 무대가 됐던 지명이 수두룩해서 문학지망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의 주막집 세트장이 회진면 이회진마을의 바닷가에 세워져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승원 씨가 ‘해산토굴’이라는 작업실을 지어놓고 사는 안양면 율산마을 앞 바닷가에는 ‘한승원 문학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무지개처럼 휘움한 여닫이해변의 모래언덕에 600m 길이의 산책로를 만들고, 그 길을 따라 20m 간격으로 30기의 시비가 놓여 있다. 호수 같은 득량만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느릿느릿 걸으며 소리내어 시나 소설을 읽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절로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요즘 들어 장흥군은 ‘정남진’이라는 지명을 널리 알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남진’이란 ‘서울의 정남쪽에 자리한 바닷가’라는 뜻이다. 정남진의 정확한 위치는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사금마을이다. 서쪽으로는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723m)이 우뚝하고, 동쪽으로는 금당도와 고흥반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곳이다. 그 밖에 50여 기의 자연석 문학비가 늘어선 천관산문학공원과 전통가옥, 유물전시관 등이 있는 600년 역사의 장흥위씨 집성촌은 지나는 길에 꼭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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