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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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1년 눈부신 성장 재계 톱5 ‘눈앞’

LG그룹과 분리 후 지주회사 실험 성공 자산규모 3조원 늘고, 순익도 18% 증가 ‘양과 질’ 경영 성적 A학점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6-10-11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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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서기 1년 눈부신 성장 재계 톱5 ‘눈앞’

    허창수 GS 회장이 2005년 3월31일 열린 기업이미지 통합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GS 깃발을 흔들고 있다. 서울 역삼동 GS타워의 야경(오른쪽).

    ‘얼굴 없는 경영인’의 화려한 변신. 허창수 GS 회장은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되기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는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의 ‘아름다운’ 동업 관계에서 비롯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1947년 동업을 시작한 이래 구씨 가(家)가 주로 사업 확장이나 공장 건설 등 바깥일을 맡아 사업을 키우면서 경영을 주도한 반면, 허씨 가는 주로 재무나 영업 등 안살림을 맡아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경영 활동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재계 6위의 GS그룹을 총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GS를 대표해 재계 행사에 얼굴을 드러내는가 하면, GS 계열사 공사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그룹은 현재 5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자산 규모가 2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산 순위 6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그룹이다.

    GS 브랜드 알리기도 큰 성과 … 소비자 인지율 99%

    재계는 지난해 3월31 GS그룹이 출범할 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LG그룹에서 분리해나오면서 LG와 함께 지주회사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는 재계에서는 최초의 실험이었다. 1년여가 지난 현재 재계는 GS의 실험을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허 회장이 지주회사 도입을 결심한 것은 시대 변화에 대한 허 회장의 철저한 인식 때문이라는 게 GS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S 관계자는 “허 회장은 재벌 총수가 절대적 권한을 갖고 기업 성장을 이끌었던 압축성장 시대의 지배구조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전문경영인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허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를 제대로 운영해보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고 한다. 허 회장이 올 4월1일 ‘공정거래의 날’에 GS홀딩스가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것을 두고 “선진 기업 지배 구조 정착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은 일이어서 참으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힌 것은 의례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GS그룹 50개 계열사 가운데 허 회장 ‘관할’ 아래 있는 것은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자회사인 GS칼텍스㈜, 유통회사인 ㈜GS리테일, GS홈쇼핑㈜, 민자발전사업자인 GS EPS㈜, GS스포츠 등이다. 또 GS건설은 GS홀딩스 자회사는 아니지만 허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허씨 일가가 각자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GS그룹과 관련이 없다.

    주요 현안
    구분 주요 내용
    GS칼텍스 .GS칼텍스(칭다오)석유유한공사 설립, 본격적인 중국 진출
    .중질유 분해탈황시설 건설 추진, 알킬레이션 공장 완공 등 고도화설비 투자
    GS리테일 .헬스&뷰티 전문법인 GS왓슨스 설립
    .코오롱마트 인수
    GS홈쇼핑 .충칭GS쇼핑 설립 통한 중국 진출
    .강남케이블TV 인수
    GS건설 .베트남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 추진
    GS홀딩스 .해외자원개발 참여(인도네시아, 예멘 등)
    .LG에너지(현 GS EPS) 인수


    출범 1년 경영실적 (단위 : 억원)
    구분 2004년 2005년 증가율(5)
    자산 187,000 218,000 16.58
    매출 231,000 276,000 19.48
    순익 13,500 15,900 17.78


    계열사별 경영실적
    구분 매출액 당기순이익
    2004년 2005년 증가율 2004년 2005년 증가율
    GS칼텍스 140,632 162,339 1544 8,463 7,286 13.91
    GS리테일 22,086 23,218 5.13 258 349 35.27
    GS홈쇼핑 5,052 5,256 4.04 530 601 13.41
    GS건설 40,491 56,308 39.06 1,561 2,651 69.83


    허 회장은 1995년 구자경 LG그룹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구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이끌었다. 당시 구자경 명예회장 퇴임과 함께 구·허씨 양가의 창업세대 경영진이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LG그룹 내에서 허씨 일가를 대표하는 경영인이 된 것. LG에서 분리한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허씨 가의 추대를 받아 GS를 대표하게 됐다.

    GS는 지난 1년여 동안 경영 성과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GS 출범 첫해인 지난해 자산 규모가 전해에 비해 3조원(17%)이 늘었고, 매출은 20%나 증가한 27조6000억원, 순익은 18% 늘어난 1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에너지·유통 전문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했다.

    사업적 성과도 성과지만 짧은 기간에 GS의 정체성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GS 브랜드 알리기에 성공했다. GS 계열사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업종 중심으로 구성된 덕을 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대대적인 광고·홍보 전략이 먹혀 들어간 때문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3400여 개 주유소 및 충전소, GS25의 2100여 점의 간판, GS건설 본사 및 국내외 약 150개 이상의 건설 현장 등의 브랜드가 GS로 교체했다.

    GS 관계자는 “지속적인 광고·홍보 결과 이제는 소비자들이 확실히 GS를 알게 됐다”고 자평했다. 자체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인지율이 99%에 달할 정도라는 것. 실제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의 경우 LG25에서 브랜드가 바뀐 이후에도 브랜드 파워 1위를 달성, LG25 기간을 포함해 7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가 됐다. GS홈쇼핑도 지난해 말 실시된 ‘한국 산업의 고객 만족도’ ‘국가 브랜드 경쟁력 지수’ ‘국가 고객 만족도’ 등에서 TV 홈쇼핑 부문 1위 기업이 됐다.

    서울 강남의 GS타워도 GS 알리기를 위해 적극 활용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최첨단 LED 빌딩 경관 조명을 실시해 계절, 기후, 날짜, 요일,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통해 날씨 및 시각정보, 국경일, 명절, 기념일, 각종 이벤트 등을 알릴 수 있다. LED는 야간에 멀리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비전 달성 위한 중·장기 로드맵 ‘착착’ … 2010년 순익 2조원 목표

    GS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좀더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를 통해 GS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GS 관계자는 “상호 및 상표 사용 기준을 확립, 브랜드 오·남용을 방지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체성 확보를 위해 임직원이 가져야 할 공통의 가치체계도 완성했다. 지난해 3월31일 계열 분리 당시 ‘고객과 함께 내일을 꿈꾸며 삶의 가치를 창조한다’는 경영이념을 확정한 데 이어, 그해 6월30일엔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원 GS(Respected · Value No. 1 GS)’를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정한 것. GS 관계자는 “그룹의 비전은 △지속적인 가치성장 △존경받는 신뢰경영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누구나 선망하고 모든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확고부동한 가치선도 기업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GS는 비전 달성을 위한 1단계 중·장기 목표도 세워놓은 상태. 2010년까지 △재계 ‘톱5’ 위상 확보 △미래 성장엔진 확보 △그룹 선호도 1위 달성 등이 그것이다. GS는 먼저 재계 ‘톱5’ 위상을 위해 무엇보다 이익 중심의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보고, 2010년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양적 성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매출 목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게 한 GS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래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 신규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재의 7% 수준에서 2010년까지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다각화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 기존 사업과 관련된 신규 사업은 계열사가 출자를 담당하고, 계열사 사업과 무관한 신규 사업 진출은 지주회사가 맡기로 하는 등 역할 조정도 마무리했다.

    올해 성장 역량 강화와 기존 사업 내실 강화에 중점

    GS는 비전 달성을 위해 올해 성장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도 지난해 9000억원 대비 122% 늘어난 2조원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에너지 부문에 1조2000억원을, 유통 부문과 건설 부문에 각각 5000억원과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것. 또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27조5000억원보다 9% 증가한 30조원으로 정했는데, 현재로선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GS는 출범 1년여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허 회장이 항상 강조하듯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데 GS의 고민이 있다. 에너지·유통·건설 등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이런 성과를 달성하긴 했지만,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여서 성장 잠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허 회장이 지속 성장을 위한 최고경영자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창수 회장의 경영 & 라이프스타일

    인화·화합·내실 중시 … 지하철도 자주 이용하는 소탈한 성격


    홀로서기 1년 눈부신 성장 재계 톱5 ‘눈앞’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FC서울의 축구 스타 박주영 선수와 함께 포즈를 취한 허창수 회장(왼쪽).

    허창수 회장은 2002년 작고한 부친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을 쏙 빼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훤칠한 외모에 깔끔한 매너도 그렇지만, 밖으로 드러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 뒷전에서 묵묵히 일을 챙기는 스타일이 특히 그렇다. 허 회장은 선친의 영향을 받아 인화와 화합, 그리고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을 강조한다.

    허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LG상사, LG화학, LG산전, LG전선 등 LG그룹 내 계열사들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그는 80년대 초·중반 LG상사 홍콩 및 도쿄지사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영어 및 일어에 능통하다.

    허 회장과 근무해본 임직원들은 그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경영인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GS홀딩스 관계자는 “GS홀딩스 임직원들의 애로 사항을 일일이 꿰뚫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물론 GS홀딩스 직원이라 해봐야 고작 23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재벌 그룹에서 총수가 차지하는 절대적인 위상을 고려한다면 허 회장의 스타일은 분명 특별하다.

    허 회장은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 없이 걸어서 다니거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허 회장은 GS그룹 내에서 ‘얼리 어댑터’로 통한다. 새로운 첨단 전자장비는 가장 먼저 사서 이용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평소 인터넷 서핑을 통해 새로운 컴퓨터, 캠코더, PDA(개인휴대단말기), 디지털카메라, 통신기기, MP3 등 첨단 멀티미디어 제품에 관한 정보를 직접 검색하곤 한다. 첨단 기술제품에 대한 그의 지식 수준은 대단히 높아서 젊은 직원들조차 허 회장의 질문을 받으면 진땀을 흘릴 정도라고 한다.

    축구에 대한 허 회장의 관심과 사랑, 열정도 GS그룹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1998년부터 안양LG 축구단의 구단주를 맡아왔으며, 이 구단이 FC서울로 구단 명칭을 바꿔 서울로 입성하는 데도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주량은 위스키 반병가량이지만 절제해 마시는 스타일이어서 주량을 넘게 마시거나 다음 차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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