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이 등장한 이후 특히 자고 나면 새로워지는 게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벌이는 이벤트다. 출판사 마케팅 담당자들이 스스로를 이벤트 담당자라 자조할 정도로, 판매를 독려하기 위한 인터넷 서점 이벤트는 이제 일상이 됐다.
2001년 김학민의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구입하면 그가 연출한 ‘오페라의 유령’ 무료 초대권을 추첨해서 증정하는 이벤트가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은 너무 평범하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신선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이후로 이벤트는 진화를 거듭했지만 가장 흔한 건 신간을 한 권 구입하면 출판사의 재고도서 중 한 권을 덤으로 주는 ‘원 플러스 원’ 이벤트다.
하지만 원 플러스 원 이벤트도 진화한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스테디셀러로 여전히 잘 팔리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인 더 풀’이 나왔을 때 벌인 이벤트는 한술 더 뜬다. ‘공중 그네’에 이어 연작소설 형태로 쓰인 소설 ‘인 더 풀’은 독자의 호응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출판사는 바로 구간인 ‘공중 그네’를 사면 신간인 ‘인 더 풀’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이벤트 앞에 신간과 구간이 따로 없었다. 게다가 제작비가 높은 ‘인 더 풀’ 양장본을 증정하는 일이 부담스럽자 무선철 비매품을 따로 만들어 대대적으로 원 플러스 원 이벤트에 나섰다.
최근 출판사들이 목숨 걸고 하는 이벤트는 예약판매다. 독자가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구입을 예약하면, 출판사는 특별 가격에 판다. 파격적인 가격할인과 화제성이 맞물리면서 아직 출간도 되지 않았지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는 책이 종종 생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확실하게 바람몰이를 해야 책을 팔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전판매에 공을 들인다.
출간 전부터 이미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예상됐던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는 인터넷 서점 예약 판매부수만 무려 5000부였다. 앨빈 토플러는 거물이니까 그렇다지만 인문서임에도 예약판매로 돌풍을 일으킨 책이 간혹 생긴다.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도 그중 한 권이다. 아날학파의 대표적 학자이자 ‘사생활의 역사’ 편집을 맡았던 조르주 뒤비의 명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특별한 가격이 주는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가가 무려 12만원이나 하는 책을 예약판매에 한 해 3만원을 할인했더니 사전 예약만으로 1200부를 팔았다. 인문서를 만들어 1000부 팔기도 어렵다고 하는 상황에 아무리 할인을 했다지만 판매 돌풍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렇게 할인 이벤트를 하고 결산을 해보면 남는 게 없단다. ‘책’이 아니라 ‘이벤트’에 목숨을 거는 한 피할 수 없는 숙제다.
2001년 김학민의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구입하면 그가 연출한 ‘오페라의 유령’ 무료 초대권을 추첨해서 증정하는 이벤트가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은 너무 평범하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신선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이후로 이벤트는 진화를 거듭했지만 가장 흔한 건 신간을 한 권 구입하면 출판사의 재고도서 중 한 권을 덤으로 주는 ‘원 플러스 원’ 이벤트다.
하지만 원 플러스 원 이벤트도 진화한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스테디셀러로 여전히 잘 팔리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인 더 풀’이 나왔을 때 벌인 이벤트는 한술 더 뜬다. ‘공중 그네’에 이어 연작소설 형태로 쓰인 소설 ‘인 더 풀’은 독자의 호응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출판사는 바로 구간인 ‘공중 그네’를 사면 신간인 ‘인 더 풀’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이벤트 앞에 신간과 구간이 따로 없었다. 게다가 제작비가 높은 ‘인 더 풀’ 양장본을 증정하는 일이 부담스럽자 무선철 비매품을 따로 만들어 대대적으로 원 플러스 원 이벤트에 나섰다.
최근 출판사들이 목숨 걸고 하는 이벤트는 예약판매다. 독자가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구입을 예약하면, 출판사는 특별 가격에 판다. 파격적인 가격할인과 화제성이 맞물리면서 아직 출간도 되지 않았지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는 책이 종종 생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확실하게 바람몰이를 해야 책을 팔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전판매에 공을 들인다.
출간 전부터 이미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예상됐던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는 인터넷 서점 예약 판매부수만 무려 5000부였다. 앨빈 토플러는 거물이니까 그렇다지만 인문서임에도 예약판매로 돌풍을 일으킨 책이 간혹 생긴다.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도 그중 한 권이다. 아날학파의 대표적 학자이자 ‘사생활의 역사’ 편집을 맡았던 조르주 뒤비의 명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특별한 가격이 주는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가가 무려 12만원이나 하는 책을 예약판매에 한 해 3만원을 할인했더니 사전 예약만으로 1200부를 팔았다. 인문서를 만들어 1000부 팔기도 어렵다고 하는 상황에 아무리 할인을 했다지만 판매 돌풍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렇게 할인 이벤트를 하고 결산을 해보면 남는 게 없단다. ‘책’이 아니라 ‘이벤트’에 목숨을 거는 한 피할 수 없는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