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맨눈으로는 바로 앞의 사물도 구별하지 못했던 문정혁(가명·39) 씨. 그는 최근 시력교정 수술을 받은 뒤 지긋지긋한 렌즈를 벗어던진 기쁨과 함께 또 하나의 선물을 받게 됐다. 렌즈 착용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빛 번짐 현상 때문에 포기했던 야간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것. 수술을 받기 전 문씨는 앞차의 불빛이 넓게 퍼져 보여 사고의 위험을 경험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문씨는 렌즈로 인한 각종 부작용 때문에 당장이라도 시력교정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 수술이 일부 환자에게는 야간의 시력저하나 빛 번짐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고 나면 렌즈를 벗을 수는 있겠지만 행여나 빛 번짐 현상이 더 심해져 야간 운전을 영원히 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그의 수술 결심을 막은 것이다.
야간 빛 번짐 검사 프로그램으로 국내 특허
계속 렌즈를 착용할 수도 없고 다시 안경을 끼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문씨는 빛 번짐 현상을 막으면서도 시력교정 수술을 할 수 있는 클리닉을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그가 찾은 곳은 서울 강남역 인근 ALC안과(080-550-1200). 이 안과의 최철명 원장은 최근 야간 빛 번짐 사전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제 특허를 받은 주인공으로, 시력교정 수술을 하기 전 반드시 야간 빛 번짐 검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씨는 최 원장의 집도로 신종 라식 수술법의 하나인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그는 렌즈로 인한 눈의 피로, 충혈 등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빛 번짐 현상이 약화되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빛 번짐 현상은 불빛이 넓게 퍼져 사물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고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으로 야간에 더욱 심하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 갑자기 안경이나 렌즈를 벗으면 일시적으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빛 번짐 현상을 느끼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그것을 당연시해 증상을 좀처럼 자각하지 못하는 데 있다. 빛 번짐 현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야간 운전 시 앞차와 신호등, 가로등의 불빛이 퍼져 보임으로써 눈의 피로감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그동안 빛 번짐 현상은 객관적인 검사방법이 없어, 환자가 실제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면 시력교정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으로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이 때문에 라식 또는 라섹 수술을 하고 난 뒤 처음엔 빛 번짐 현상을 느끼지 못하던 사람에게도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하거나, 그런 현상을 어느 정도 느끼던 사람들에게 그 정도가 심해지는 일이 벌어진다. 수술 후 야간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도 이와 마찬가지다.
시력교정 수술의 이런 맹점을 인식한 최 원장은 빛 번짐 현상의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3년 전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평소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각종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실험을 거듭한 끝에 3월 ‘야간 빛 번짐 사전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적용해보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최 원장은 이를 발판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특허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최 원장은 “빛 번짐 사전검사 프로그램은 환자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빛 번짐 현상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기존의 라식이나 라섹 수술로 인한 빛 번짐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간 시력저하·난시 유발 등 부작용도 줄여
빛 번짐 사전검사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빛 번짐이 의심되는 환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빛 번짐의 정도를 마우스를 이용해 5회에 걸쳐 표시하면 된다. 검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빛 번짐의 정도를 파악해 수술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검사 결과는 시력교정 전문의가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시력교정 전문의들은 빛 번짐 현상이 확인되면, 시술 후 빛 번짐 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일반 라식이나 라섹 수술보다 웨이브프런트 시력교정 수술을 권장한다. 웨이브프런트는 선명한 시력을 만들기 위해 근시, 난시, 원시뿐 아니라 눈의 미세한 굴곡, 망막, 수정체 등 안구 내 전체 오차까지 검사해 더 깎아내야 할 부분과 덜 깎아야 할 부분을 정확히 분석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라식, 라섹 수술이 각막의 표면 검사에 머문 반면 웨이브프런트는 지문만큼이나 다양한 개개인의 안구 특성을 섬세하게 분석해 빛 번짐 현상을 일으키는 고위수차(물체의 상을 망막에 정확하게 맺지 못하도록 해 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의 하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9월 국내 대학 연구진이 미국 안과
학술지 ‘Journal of Refractive Surger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일반 라식수술 환자 46명과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 환자 52명을 대상으로 야간 눈부심과 대비 감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야간 눈부심이 훨씬 적고 대비 감도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등 환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논문에 사용된 야간 눈부심 측정법은 바로 최 원장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최 원장은 “웨이브프런트는 야간 빛 번짐뿐만 아니라 야간 시력저하, 난시 유발 등 일반 라식수술의 부작용도 줄이면서 기존 굴절시력 교정의 목표시력인 1.0 이상의 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웨이브프런트는 각막의 형태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라식이나 라섹 수술로 교정되지 않는 고위수차인 경우, 각막에 상처가 있는 경우 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막이 너무 얇아 레이저로 충분히 깎아내기 어려운 경우엔 웨이브프런트보다는 노 터치(No Touch) 수술을 권할 만하다. 노 터치 시력교정 수술은 말 그대로 눈동자를 전혀 ‘터치’하지 않으면서 시력을 교정하는 시술법이다. 보통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의 껍질인 상피 부분을 절개하고 각막을 필요한 만큼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데, 노 터치는 각막 상피 부분을 분리하지 않고 오로지 레이저로만 제거한다. 따라서 노 터치는 빛 번짐이 심하지만 각막이 얇아 웨이브프런트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눈이 작거나 난시가 심한 환자, 재수술 환자 등에게 효과적이다.
노 터치 시력교정 수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누네안과 유용성 박사는 “노 터치는 기존의 시력교정 수술을 보완해주는 수술법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며 “빛 번짐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문씨는 렌즈로 인한 각종 부작용 때문에 당장이라도 시력교정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 수술이 일부 환자에게는 야간의 시력저하나 빛 번짐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고 나면 렌즈를 벗을 수는 있겠지만 행여나 빛 번짐 현상이 더 심해져 야간 운전을 영원히 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그의 수술 결심을 막은 것이다.
야간 빛 번짐 검사 프로그램으로 국내 특허
계속 렌즈를 착용할 수도 없고 다시 안경을 끼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문씨는 빛 번짐 현상을 막으면서도 시력교정 수술을 할 수 있는 클리닉을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그가 찾은 곳은 서울 강남역 인근 ALC안과(080-550-1200). 이 안과의 최철명 원장은 최근 야간 빛 번짐 사전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제 특허를 받은 주인공으로, 시력교정 수술을 하기 전 반드시 야간 빛 번짐 검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씨는 최 원장의 집도로 신종 라식 수술법의 하나인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그는 렌즈로 인한 눈의 피로, 충혈 등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빛 번짐 현상이 약화되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빛 번짐 현상은 불빛이 넓게 퍼져 사물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고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으로 야간에 더욱 심하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 갑자기 안경이나 렌즈를 벗으면 일시적으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빛 번짐 현상을 느끼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그것을 당연시해 증상을 좀처럼 자각하지 못하는 데 있다. 빛 번짐 현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야간 운전 시 앞차와 신호등, 가로등의 불빛이 퍼져 보임으로써 눈의 피로감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그동안 빛 번짐 현상은 객관적인 검사방법이 없어, 환자가 실제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면 시력교정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으로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이 때문에 라식 또는 라섹 수술을 하고 난 뒤 처음엔 빛 번짐 현상을 느끼지 못하던 사람에게도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하거나, 그런 현상을 어느 정도 느끼던 사람들에게 그 정도가 심해지는 일이 벌어진다. 수술 후 야간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도 이와 마찬가지다.
시력교정 수술의 이런 맹점을 인식한 최 원장은 빛 번짐 현상의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3년 전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평소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각종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실험을 거듭한 끝에 3월 ‘야간 빛 번짐 사전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적용해보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최 원장은 이를 발판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특허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웨이브프런트 시력교정 수술 모습(위)과 시력 자동측정 모습.
야간 시력저하·난시 유발 등 부작용도 줄여
빛 번짐 사전검사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빛 번짐이 의심되는 환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빛 번짐의 정도를 마우스를 이용해 5회에 걸쳐 표시하면 된다. 검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빛 번짐의 정도를 파악해 수술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검사 결과는 시력교정 전문의가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시력교정 전문의들은 빛 번짐 현상이 확인되면, 시술 후 빛 번짐 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일반 라식이나 라섹 수술보다 웨이브프런트 시력교정 수술을 권장한다. 웨이브프런트는 선명한 시력을 만들기 위해 근시, 난시, 원시뿐 아니라 눈의 미세한 굴곡, 망막, 수정체 등 안구 내 전체 오차까지 검사해 더 깎아내야 할 부분과 덜 깎아야 할 부분을 정확히 분석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라식, 라섹 수술이 각막의 표면 검사에 머문 반면 웨이브프런트는 지문만큼이나 다양한 개개인의 안구 특성을 섬세하게 분석해 빛 번짐 현상을 일으키는 고위수차(물체의 상을 망막에 정확하게 맺지 못하도록 해 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의 하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9월 국내 대학 연구진이 미국 안과
학술지 ‘Journal of Refractive Surger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일반 라식수술 환자 46명과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 환자 52명을 대상으로 야간 눈부심과 대비 감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웨이브프런트 라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야간 눈부심이 훨씬 적고 대비 감도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등 환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논문에 사용된 야간 눈부심 측정법은 바로 최 원장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최 원장은 “웨이브프런트는 야간 빛 번짐뿐만 아니라 야간 시력저하, 난시 유발 등 일반 라식수술의 부작용도 줄이면서 기존 굴절시력 교정의 목표시력인 1.0 이상의 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웨이브프런트는 각막의 형태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라식이나 라섹 수술로 교정되지 않는 고위수차인 경우, 각막에 상처가 있는 경우 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막이 너무 얇아 레이저로 충분히 깎아내기 어려운 경우엔 웨이브프런트보다는 노 터치(No Touch) 수술을 권할 만하다. 노 터치 시력교정 수술은 말 그대로 눈동자를 전혀 ‘터치’하지 않으면서 시력을 교정하는 시술법이다. 보통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의 껍질인 상피 부분을 절개하고 각막을 필요한 만큼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데, 노 터치는 각막 상피 부분을 분리하지 않고 오로지 레이저로만 제거한다. 따라서 노 터치는 빛 번짐이 심하지만 각막이 얇아 웨이브프런트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눈이 작거나 난시가 심한 환자, 재수술 환자 등에게 효과적이다.
노 터치 시력교정 수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누네안과 유용성 박사는 “노 터치는 기존의 시력교정 수술을 보완해주는 수술법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며 “빛 번짐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