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부 = 직원 공부시키는 회사가 성공한다
- 2부 = 평생학습, e러닝을 활용하라
- 3부 = 내게 꼭 맞는 eMBA “골라 골라”
- 4부 = 핵심 인재? 우린 e러닝으로 키운다
- 5부 = e러닝으로 뭉친 ‘디지털 리더들’
- # 6부 = e러닝 선도하는 ‘휴넷’
7월20일 지휘자 금난새 씨를 초청해 ‘심포니 리더십’이란 주제로 열린 휴넷골드명사 초청 특강 장면.
온라인 수업은 수강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것이 급성장의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물론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큰 장점이지만, 역시 가장 큰 매력은 비용 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더구나 직장인들의 경우 정부에서 교육비를 적게는 80%에서 많게는 100%까지 지원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성인들이 고3처럼 공부하는 교육문화 꿈꿔
조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직원 교육의 효과다. 그는 “기계는 잘해봐야 인력의 수십 배 정도 생산성을 가지지만 교육을 통해 얻게 되는 획기적인 지식이나 창의성은 기계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인재 한 명이 1만 명을 먹여살릴 것이라고 한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아직 인재 양성 교육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사실 고3 때까지일 뿐이고, 정작 중요한 직장에서의 교육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는다. 그래서 그는 ‘성인(직장인)들이 고3처럼 공부하는 교육문화’를 만드는 것이 휴넷의 사업 목표라고 말한다. 그리고 e러닝이야말로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국내기업의 e러닝 도입과 활용 정도를 보면 놀랍다. 휴넷 창업 초기 10%도 안 되던 온라인 교육시간이 지금은 이미 오프라인 교육 시간을 초과했고, 교육비 비중도 30%에 달한다.
사실 조 대표 자신이 공부하는 직장인의 대명사였다. 서울대 졸업 당시 그의 학점은 2.61로 형편없었다. 그가 정작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건 직장에 들어와서였다. 대학 졸업 후 금호그룹의 한 계열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러나 당시 아시아나항공에 근무하고 있던 선배와 우연히 함께 한 술자리에서 “3년 동안 2시간 반씩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도 이때부터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그는 공부의 목표도 확실하게 정했다. 우선 대학원 진학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주간대학원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그는 강행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도전했다. 세 번째는 당시 박성용 회장이 추진한 40대 사장 육성 대상자 선발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었다.
이 세 가지 목표는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대학원을 다니려면 업무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상사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고, 공인회계사 시험은 학생 때도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것이었다. 40대 사장 후보자에 들기 위해선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세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대학원 졸업 당시 그는 평점 4.0(4.3점 만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새벽 6시에 출근하고 휴일에도 공부에 매진한 결과다.
연도 | 휴넷(누적치) | '행복한 경영' 회원수(누적치) |
2000 | 7,644 | |
2001 | 38,863 | |
2002 | 90,507 | |
2003 | 140,924 | 28,860 |
2004 | 179,964 | 457,434 |
2005 | 221,425 | 759,905 |
2006(예상치) | 238,537 | 942,500 |
휴넷 조영탁 대표.
리더십은 개발되고 학습 속도에 따라 평가받는 것
목표를 달성하자 새로운 기회가 그를 찾아왔다. 그룹 회장실로 전격 발령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직원 300명도 안 되는 계열사 말단사원이었던 그에게는 엄청난 파격인사였다. 그 후에도 공부는 지속됐고, 업무 성과는 날로 향상됐다. 초고속 승진은 어쩌면 당연한 보상이었다. 남들은 10년도 훨씬 넘어야 가능한 차장 진급까지 그는 7년 만에 해냈다.
조 대표가 교육사업에 관심을 갖고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된 데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컸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부하면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런 인재가 많을수록 기업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생각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다. 그는 ‘나 혼자 인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이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다양한 사업 모델을 검토한 끝에 그는 ‘e러닝’이라는 아이템을 들고 장래가 보장된 회사를 떠났다.
물론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e러닝의 여러 장점 이면에 있는 단점을 알게 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밤을 새워야 했다. 그러나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역시 중요한 것은 교육의 품질이었다. 온라인의 경우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만큼 더욱 그랬다.
그는 기존 교육자료를 다시 재구성하고 보완해 새로운 콘텐츠로 개발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적어도 국내 자료들만큼은 그대로 가져다 쓰는 법이 없었다. 다소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작자들을 설득해 고품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그는 “휴넷에서 활동하는 교수들은 기존 강의 내용을 e러닝용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획기적으로 훌륭한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고 다들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다른 것은 몰라도 경영직무와 리더십 부문에서는 휴넷의 강의자료가 미국 하버드대학의 온라인 수업보다 낫다고 자부한다.
그는 3년 전쯤부터 리더십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e러닝을 통한 자기 계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리더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리더피아’(leaderpia.com)는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e러닝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포털사이트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 모두를 리더로 키우는 대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리더십이란 대통령이나 CEO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는 e러닝만으로 완벽할 수 없으므로 오프라인 방식을 적절히 보완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휴넷 골드클럽이나 CEO 카페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벌이는 이유도 그래서다. 최근에는 지휘자 금난새 씨를 초청해 휴넷 골드클럽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연을 열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CEO들은 끊임없는 학습을 통한 자기 계발로 대접받고 있다”며 “우리도 그렇게 하면 글로벌 CEO들처럼 100억원 연봉을 받는 CEO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재개발(HRD) 전략을 컨설팅하는 업체들과 공동으로 e러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착수했다.
조 대표는 회사 안팎에서 ‘행복한 경영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가 말하는 행복한 경영이란 CEO와 직원들이 함께 공부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함께 비전을 세우고, 리더십을 키우다 보면 행복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