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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김지은의 Art & the City

우주와 대화, 천장에 구멍 하나

제임스 터렐의 ‘Skyspace’

  • 김지은 MBC 아나운서·‘예술가의 방’ 저자 artattack1@hanmail.net

우주와 대화, 천장에 구멍 하나

우주와 대화, 천장에 구멍 하나

제임스 터렐 ‘Skyspace, 2000’

영국의 가장 북부에 자리한 주(州)인 노섬벌랜드는 지역의 절반이 산과 황무지입니다. 영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척박한 지역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이 지역이 많은 여행객과 예술가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인공댐과 영국삼림위원회에서 직접 관리하는 영국 최대 규모의 킬더 숲 덕분입니다. ‘킬더 워터와 삼림공원(Kielder Water and Forest Park)’으로 불리는 이 지역의 자연을 작품의 소재로 삼은 작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작가의 손에 재발견된 킬더 지역은 새로운 매력으로 해마다 더 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입니다.

이 지역을 찾은 사람이라면 영국에서 가장 까만 밤하늘에 가장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다는 킬더 숲의 킬더 관측소를 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공기 오염이 거의 안 돼, 아마추어도 천체 관측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숲 입구에 미국의 유명한 빛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66)의 작품 ‘Skyspace’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는 게 아니겠어요?

제임스 터렐은 사물을 비추는 간접물로서의 빛이 아닌, 빛 자체를 작품의 주제로 삼는 작가로 1977년 애리조나 사막의 로덴 분화구를 통째로 사들여 빛과 대기, 천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반인에게는 2011년 이후에나 개방한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을 이곳 킬더 숲에서 볼 수 있다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나 싶더군요. 관측소로 향하는 울퉁불퉁한 오르막 한가운데 원통형의 돌담집이 있습니다. 들어가 보니 천장에 동그란 구멍이 나 있어, 하늘을 그 사이로 보게 돼 있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다 작품 내부에 설치된 의자에 앉았는데요.



구름이 흩어졌다 모아지고, 하늘빛이 시시각각 변하더군요. 언뜻 보면 지구를 닮은 것도 같고 또다시 보면 밤하늘 달을 보는 것도 같았습니다.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천장에 구멍 하나 뻥 뚫린 이 건축물을 보려고 거기까지 갔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분이 있을지 몰라 작가의 말을 한마디 빌려볼까 합니다.

“언젠가 ‘모나리자’ 앞에 하도 사람이 많아 13초인가 보고는 다른 작품 쪽으로 떠밀려간 적이 있다. 내 작품은 빛에 집중하고 그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 이상일 것이다. 나는 그 시간이야말로 내 작품이 진정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빛과 자기 내면의 빛이 조응하는 순간을 맞이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비행기 조종사이던 아버지에게서 비행술을 배워 열여섯 살 때 이미 조종사 자격증을 딴 그는 대륙과 천체를 자신의 캔버스로, 빛을 붓으로 삼아 우주를 인간의 내면으로 끌어들이고 인간을 우주 속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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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2009.10.13 706호 (p169~169)

김지은 MBC 아나운서·‘예술가의 방’ 저자 artatta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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