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6

2009.10.13

비만수술에도 보험을 許하라!

  • 입력2009-10-07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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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수술에도 보험을 許하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도비만 환자는 외국 영화 혹은 해외 토픽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지하철이나 버스,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증명하듯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체중은 남성이 2.6kg, 여성은 1.6kg이나 늘어나 ‘표준’에서 ‘과체중’으로 바뀌었다.

    또한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고도비만의 유병률은 10년간 2배(2.3 → 4.1%) 가까이 증가했다. 서구화한 식생활의 변화와 신체활동량 감소가 대표적인 이유다.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위식도역류 질환, 담석증, 수면무호흡증, 퇴행성 관절질환, 뇌졸중, 심장질환 등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할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사회적인 고립과 자신감 상실, 우울증 같은 심리적 고통까지 받는다. 일단 고도비만 상태에 도달하면 일반적인 식이조절과 약물요법,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어렵사리 체중을 줄여도 치료를 중단하면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흔히 본다. 이렇게 보존적인 방법으로 체중감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고도비만 환자에게 최후의 방안은 외과적 수술치료인 비만수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비만수술을 성형수술과 혼동하는 경우가 흔하고 신체 일부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해 꺼리는 환자도 많다.



    비만수술은 단지 체형을 바꿔주는 성형수술과 달리 수술로 음식의 섭취 또는 흡수를 제한해 체중감소를 유도하고 비만 관련 합병증을 치료·개선하는 치료방법이다. 비만수술에는 음식물이 위를 우회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하는 위 우회술, 그리고 위 상단에 위를 대신할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소량의 음식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조절형 위밴드’ 시술이 있다.

    조절형 위밴드는 복강경으로 시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기 때문에 최근 비만수술의 대안이 되고 있다. 조절형 위밴드의 대표라 할 랩밴드는 2001년 FDA(미국식품의약국) 승인과 2004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받아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또한 비만수술이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학계에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최근 임상보고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 중 비만수술 후 78.1%에서 당뇨병이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위밴드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56%에서 당뇨병이 완치되었다. 당뇨병의 치료 원리는 위우회술의 경우 음식이 십이지장을 우회하므로써 인크레틴 호르몬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위밴드의 경우 수술 후 감량된 체중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당뇨병이 치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수술에도 보험을 許하라!

    <B>이상권</B><BR>서울성모병원 비만외과 교수

    이처럼 비만수술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방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 치료에서 수술은 필수적인 대안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환자가 선택을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수술비용이 전부 환자 부담인 탓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으나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 여건상 당장 전체 환자에게 보험 혜택을 주지 못한다면 고도비만 환자 중 비만수술이 꼭 필요한 BMI 40kg/㎡ 이상 환자부터라도 혜택을 주는 것이 시급하다. 그들의 생명을 살리고, 그들이 사회생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서구형 몸매와 질환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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