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6

2009.10.13

칼 안 대고도 ‘뚝딱’ 척추가 춤을 춘다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원장 비수술적 척추질환 치료법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10-07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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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안 대고도 ‘뚝딱’ 척추가 춤을 춘다
    허리가 건강해야 일상이 편안하다. 그러나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허리만큼 통증이 자주 오는 부위도 없다. 게다가 척추는 통뼈 하나가 아니라 33개의 뼈가 맞물려 끊임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 한 군데가 고장 나면 연쇄적으로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

    나이가 들면 요통을 비켜갈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은 척추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병원 가기를 꺼린다. 하지만 내원하는 척추질환자를 검사해보면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외에는 대부분 비수술 치료로도 증상을 개선시키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대표원장은 “척추질환의 대부분은 비수술 요법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며,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방법이 개발돼 환자들의 선택 폭이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술 말고 허리 통증을 다스리는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허리 근육을 다잡아야

    허리에 통증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1차 치료법은 운동과 재활요법이다. 허리 통증은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시키는 심부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생긴다. 운동과 재활요법은 이런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 척추를 강화해주는 치료법. 대부분의 척추전문 병원에서는 허리강화 체조 등 일상 속의 허리근육 강화 자세를 교육한다.



    그러나 좀더 집중적인 치료를 원한다면 척추강화 운동을 위해 개발된 기계를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척추운동 치료기계로는 휴버, 센타르, 메덱스 등이 있다. 이런 운동치료로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긴 힘들다. 그러나 수술 이후 척추 근력이 약화돼 ‘잔여 통증’을 느끼는 환자나,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만성 재발성 요통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적합한 치료법이다.

    걷기나 수영도 근력을 향상시켜 주는 좋은 운동이다. 단, 걸을 때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지 않게 주의하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영은 걷기보다는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물속에서는 체중의 부담이 줄어 요통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기 때문에 다른 운동이 부담스러울 만큼 통증이 심한 경우에 적합하다. 단, 평영과 접영은 오히려 극심한 요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좀더 직접적인 치료법으로는 프롤로테라피, 신경유착방지 주사 등의 주사요법이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일시적인 통증억제 주사요법이 아니라 인대를 새롭게 재생하는 시술법이다. 인대보다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주입하면 약해진 인대가 튼튼해지면서 만성통증이 줄거나 사라진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시술법. 가벼운 디스크, 신경공협착증, 원인불명 요통 등에 두루 쓴다. 그러나 인대가 재생하는 데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술받아야 한다.

    신경유착방지 주사는 신경과 디스크가 붙어 있는 경우 유착방지 약물로 이 둘을 분리함으로써 신경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는 시술법. 현재 통증이 심한 부위의 추간공(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에 접근해 신경을 치료하는 고도의 통증 시술법이다. 대체의학으로는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이 있다. 의사의 손으로 척추를 바로잡는 수기치료다. 국내에서는 그리 활성화되지 않지만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널리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빠른 속도와 짧은 힘을 가해 고정돼 있던 잘못된 척추를 바르게 자리잡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주로 시술자의 손과 특별히 제작된 테이블 등을 통해 치료한다. 척추측만증이나 만성 허리 및 목 디스크, 오십견이나 어깨 통증 등 임상영역이 매우 넓은 편. 그러나 숙련되지 못한 의사에게 시술받을 경우 인대손상, 골절 등이 올 수 있다. 또 중증 이상의 골다공증, 악성종양, 관절 탈구 등에는 카이로프랙틱을 해서는 안 된다.

    칼 안 대고도 ‘뚝딱’ 척추가 춤을 춘다

    최근 주목받는 비수술적 척추질환 치료법인 FIMS 요법. 허리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물리치료, 즉 재활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내시경을 이용한 경막외 내시경요법 FIMS

    이상과 같은 치료로 큰 도움을 얻지 못했다면 이제는 근원적인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척추질환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경막외 내시경요법이 있다. 시술법은 간단하다. 척추를 감싼 경막 바깥쪽에 일반 내시경의 10분의 1 크기인 특수 내시경을 삽입한 후 척추의 상태를 파악하면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

    경막외 내시경요법은 큰 수술 이후에 신경 유착이 진행된 환자에게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척추신경이 들러붙는 유착현상이 생겨 재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내시경을 이용해 쉽게 환부에 접근할 수 있다. 유착현상은 수술 부위가 아무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MRI 같은 정밀검사로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는 반면 경막외 내시경요법으로는 좀더 직접적으로 원인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경막외 내시경요법과 함께 최근 주목받는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FIMS’ 요법이 있다. FIMS는 수술 없이 주삿바늘만으로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요추협착증, 신경의 부종이나 염증 및 신경유착 등을 치료하는 시술법이다. 역시 시술 방법은 간단하다. 긴 주삿바늘을 추간공에 넣어 디스크와 신경이 들러붙은 부위를 떼어내고 다시 붙지 않도록 유착방지제를 주사한다.

    이 시술로 들러붙어 있던 신경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신경공이나 척수신경의 압력이 감소하면서 통증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세밀한 부위를 진료하기 때문에 컴퓨터 영상촬영(C-arm)을 통해 모니터를 보면서 시술을 진행한다. 효과적인 치료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인대강화 주사요법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FIMS는 라운드 니들(round needle)이라는 길고 뭉툭하며 끝이 구부러진 특수 주삿바늘로 직접 디스크와 협착된 부분을 떼어내는 원리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임산부나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질환 등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 마취를 하면 위험한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

    언뜻 경막외 내시경요법과 비슷한 시술처럼 보이지만 경막외 내시경요법은 내시경을 주입한 다음 척추관 내부에서 들러붙은 신경을 떼어내는 데 비해, FIMS 요법은 라운드 니들을 이용해 신경이나 혈관이 손상되지 않도록 척추관 외부에서 디스크와 협착을 치료한다는 차이가 있다.

    고도일 대표원장은 “하반신 마비, 대소변 장애 등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수술적 치료법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도일신경외과는 지방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네트워크 병원으로 확장, 지방에서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 노원에는 네트워크 강북점인 ‘도일의원’이 문을 열어 강남 본원과 똑같은 치료를 하고 있다. 또한 10월 말에는 신축한 건물로 이전해 병원급으로 변모한 모습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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