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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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흥행 자존심 대결 “앗 뜨거워!”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입력2007-07-16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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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2 흥행 자존심 대결 “앗 뜨거워!”

    쇼박스의 할리우드 본격 진출작인 SF영화 ‘디워’.

    어느 업계에나 자존심을 건 라이벌은 있게 마련이다.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다. 투자, 배급, 제작 3박자를 모두 갖춘 대형 영화사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그렇다. 이들의 경쟁은 신세계 대 롯데, SK텔레콤 대 KTF가 각각 유통과 통신시장에서 펼치는 맞승부와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라이벌전은 제삼자 처지에서는 굉장한 볼거리다. 하지만 당사자인 기업에게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전쟁’이다. 매년 20~40편의 한국영화에 투자, 배급하고 외화를 수입하는 이들 라이벌의 경쟁은 ‘그해 최고의 한국영화를 누가 만들어 배급했는가’에서 절정을 이룬다.

    영화시장이 무르익던 2005년 CJ엔터테인먼트는 장동건 이정재를 내세운 150억원 대작 ‘태풍’을 연말에 내놨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쇼박스는 ‘말아톤’ 500만명, ‘웰컴 투 동막골’에 800만명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CJ엔터테인먼트가 ‘타짜’와 ‘투사부일체’(600만명)로 흥행에 재미를 보다가 연말에 100억원 대작 ‘중천’이 참패하면서 기쁨이 반감된 데 반해, 쇼박스는 지난해 여름 ‘괴물’이라는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1300만명)을 내놓은 데 이어 연말에는 ‘미녀는 괴로워’(600만명)로 더블히트를 기록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코가 납작해졌다.

    그렇다면 2007년 상황은 어떨까. 상반기 현재 CJ엔터테인먼트가 쇼박스보다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다. ‘1번가의 기적’과 ‘그놈 목소리’가 300만명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며 일단 기선을 잡았다. 같은 기간 쇼박스는 ‘언니가 간다’ ‘마강호텔’ ‘쏜다’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얼굴도 못 들고 있다.



    그러나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 7월 말이나 8월 초부터 전통의 두 명가(名家)는 명실공히 ‘올해의 정면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하반기를 달굴 비장의 카드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휴먼 드라마 ‘화려한 휴가’를 내놓는다. 100억원을 쏟아부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은 화제작. 세 차례나 100억원짜리 영화에 참패하면서 ‘100억원 대작 콤플렉스’에 시달려온 CJ엔터테인먼트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부진을 씻겠다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빅2 흥행 자존심 대결 “앗 뜨거워!”

    CJ엔터테인먼트의 ‘화려한 휴가’.

    CJ엔터테인먼트 vs 쇼박스 여름시장 정면승부

    이에 맞서 웰메이드 오락영화의 명가 쇼박스는 심형래 감독의 재기작이자 할리우드 본격 진출작인 SF영화 ‘디워’로 승부수를 던졌다. ‘디워’에는 무려 3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갔다. ‘디워’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과연 한국형 오락영화가 통할 수 있을지 검증하겠다고 벼르는 쇼박스는 미국에서도 동시 개봉을 준비해 1500개 스크린을 확보한 상태다.

    CJ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실미도’가 보여준 쓰라린 역사에 대한 연민과 감동을 재현, 전 세대 관객을 아우르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쇼박스는 ‘괴물’이 보여준 괴수영화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최첨단 컴퓨터그래픽(CG)이 가미된 할리우드형 오락영화의 신세계를 열어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항상 대작 영화의 격돌에 앞서 물밑 전쟁을 펼쳤다. 각종 루머로 상대를 자극하고, 상대 영화를 평가절하하는 방식으로 비교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가뜩이나 영화시장이 어려워져 투자 위축과 제작 중단이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두 영화기업이 상생하는 길은 예전과 같은 이전투구가 아닌 ‘윈윈’ 전략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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