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5

2006.12.19

인천 Utd 주연 영화 ‘비상’ 축구는 아름다워!

  • 정재윤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jaeyuna@donga.com

    입력2006-12-13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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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Utd 주연 영화 ‘비상’ 축구는 아름다워!
    11월27일 오후 서울 용산CGV. 인천유나이티드FC 장외룡 감독이 영화 감상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국 최초의 축구 다큐멘터리이자 상업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이 기자시사회를 통해 처음 선보인 자리다.

    장 감독은 이 영화의 주연. 인천 선수들 모두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출연’했다고 연기를 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2005년 한 시즌 동안 인천 선수들이 실제 훈련하고 경기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기 때문이다.

    검은색 가죽 재킷에 청바지를 차려입은 장 감독은 “영화배우처럼 입고 나가라고 아내가 특별히 챙겨줬다”며 웃었다.

    영화 ‘비상’은 임유철 감독이 1년 넘게 인천 선수들을 쫓아다니며 찍은 다큐멘터리다. 당초 방송용으로 취재하던 제작팀은 들여다볼수록 매력적인 이 축구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방향을 바꿨고, 그 때문에 제작 기간이 계획보다 훨씬 길어졌다. 로커룸의 작전회의, 선수단 숙소, 전지훈련장, 서포터스, 감독과 선수의 가족들도 영상에 담았다.

    로커룸은 보통 선수단 외에는 ‘접근 금지구역’. 작전을 지시하고 팀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이 은밀한 곳을 공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장 감독은 “축구를 알린다는 것만으로 기쁘고 고마웠다. 이왕 하는 김에 모든 걸 오픈했다”고 말했다. 이날 장 감독은 무척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영화를 보니 나도 몰랐던 감동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장 임중용은 뭔가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제가 원래 저렇게 욕 많이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욕하는 장면이 너무 많아 팬들이 오해할 것 같아요”라며 툴툴거렸지만 이내 웃음을 짓는다.

    그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울산과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이천수가 찬 공이 임중용의 얼굴을 정면으로 맞히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임중용은 계속되는 경기로 피로가 쌓여 ‘간해독 기능 저하로 인한 일시적 시력 저하’ 판정을 받은 상태. 하지만 임중용은 끝내 출전을 고집했고, 장 감독과 팀 주치의는 걱정하면서 그를 경기에 내보냈다. 그런데 그 큰 축구공이 잘 보이지 않아 얼굴에 공을 맞은 것이다.

    영화는 인천유나이티드FC가 수원삼성에 지는 경기부터 시작한다. 만날 지는 꼴찌팀을 보여주며 2005년 리그의 시작을 알리지만, 이 장면은 올해 초 따로 찍은 것이다. TV에서 보는 축구 중계와는 차원이 다른 다이내믹한 영상도 볼거리다. ENG카메라가 8대나 동원됐다고.

    스포츠는 오직 땀과 노력으로 자신의 몸과 기술을 연마해 ‘정직하게’ 겨루기 때문에 아름답다. 특히 온갖 어려움을 투혼으로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는 인간승리에서 소시민들은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이 영화에서 바로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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