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5

2006.12.19

러시아 피아니즘과 황홀한 만남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12-13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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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피아니즘과 황홀한 만남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반 클라이번,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배리 더글러스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산실이다. 쇼팽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기도 한다. 바로 이 콩쿠르에서 1970년 우승한 피아니스트가 12월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크라이네프는 카르코브 음악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시작했고, 8세 때 오케스트라와 첫 공연을 했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의 전설적인 교사인 겐리프 네이가우스의 제자가 됐다. 1963년 19세에 인터내셔널 리즈 콩쿠르에서 2위 입상한 크라이네프는 64년에는 리스본의 비아나다모타 콩쿠르에서 1위, 70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반열에 올랐다. 이후 런던 필, 베를린 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프로코피예프 협주곡(텔덱), 러시아 피아노협주곡 모음(멜로디야), 쇼팽 협주곡 2번(덴온) 등 다수 음반을 통해 애호가들과 만났다.

    크라이네프는 독일 하노버 국립음악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주기적으로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교육자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2005년 쇼팽콩쿠르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를 수상한 임동민의 스승으로 더 알려져 있다. 크라이네프는 리즈, 도쿄, 클라라 하스킬, 서울, 모스크바, 상하이, 바르샤바, 홍콩과 같은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2002년 6월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쿠르의 위원장을 지냈다. 1994년부터는 국제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 재단을 설립해 세계의 많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크라이네프는 쇼팽의 ‘뱃노래’와 발라드 1번, 슈만의 장대한 ‘교향적 연습곡’, 브람스 두 개의 랩소디,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6번 ‘전쟁 소나타’를 연주한다. 네이가우스에게서 이어진, 살아 있는 러시아 피아니즘의 존재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러시아 피아니즘과 황홀한 만남
    바이올린에 사라 장, 첼로에 장한나,피아노에 임동혁이 있지만 한국인 성악가로서는 최초로 EMI 클래식의 아티스트가 음반을 냈다. 주인공은 소프라노 유현아. 25세 때 정식 성악공부를 시작한 늦깎이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3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후, 의사를 꿈꾸며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그녀가 성악 공부를 시작한 건 결혼 2년 만에 남편이 흑인 청소년의 총에 맞아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후 “살기 위해 노래했다”는 말처럼 그녀는 필사적이었고, 3년 만에 학부 졸업, 1년 후에 석사 졸업, 1998년 네덜란드 콩쿠르 입상, 99년 나움버그 국제 콩쿠르 우승 등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이번 앨범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차이데’ 중 ‘편히 쉬어요, 내 사랑’, ‘돈 조반니’ 중 ‘이 약으로 치료하면 곧 나아요’, ‘마술피리’ 중 ‘아, 나는 알겠네’ 등 총 14곡이 담겼다. 순타로 사토가 지휘한 프라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반주 위에 띄운 유현아의 목소리는 전형적인 리릭 소프라노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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