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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실험 위해 정당으로 간 목사님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정치실험 위해 정당으로 간 목사님

정치실험 위해 정당으로 간 목사님
“1974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됐을 때, 그리고 87년 6월항쟁 때 대변인을 맡았을 때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이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10월25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은 구로동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의 말이다. 그는 1970년대부터 노동운동에 투신해 긴급조치 위반과 YH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으로 4차례나 옥고를 치른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인사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번에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은 것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의외의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 목사는 “그동안 어떤 일을 할 때 목사로서 해야 할 일인지 교회가 해야 할 일인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인지 등을 놓고 고민한 뒤 결정했다. 이번 선택이 과거와 다른 점은 권력과 가까운 정당의 일을 맡았다는 것인데, 한나라당도 사회의 한 부분이다. 나는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다. 아웃소싱(외주)을 맡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인 목사를 윤리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의 윤리위원장을 외부 인사가 맡은 것은 우리 정당사에서 처음 있는 일. 혹여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신념이 바뀐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삶의 철학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한나라당에는 나와 색깔이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간 것입니다. 색깔이 똑같다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운동과 현실정치는 다른 듯합니다. 정열과 이상만 가지고는 안 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정권을 잡아서 서투른 것 같습니다. 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좌파가 정권을 잡은 정부 중에서 핵 보유를 용인한 곳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 여당은 이를 용인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은 좌파적인 성향이 분명한데, 또 어떤 정책은 너무나 자본주의적이고 시장중심적이죠.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서투르고 국민에 대해서도 서툰 정부입니다. 잘할 것이라고 기대해서 그런지 그만큼 실망도 무척 큽니다.”

인 목사는 한나라당을 통해 정치실험을 시도해볼 작정이다. 그는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한나라당이 그렇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서 고치도록 하고, 때로는 벌도 받으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의지도 강한 만큼 국내 정치발전을 위해 해볼 만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을 한나라당이 석권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지역 토호세력이 연루된 각종 비리사건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며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자극해 한나라당이 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2006.11.07 559호 (p94~95)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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