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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 특파원의 天安門에서

한국인이 한자 발명? 중국 누리꾼 ‘흥분’

한국인이 한자 발명? 중국 누리꾼 ‘흥분’

한국인이 한자를 발명했다는 한 누리꾼(네티즌)의 글에 중국 전체가 흥분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글의 저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분명 한국인이 썼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며 온갖 비속어를 동원해 한국인을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 제품을 사지 말고 한국 드라마를 보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그 글은 ‘피터(Peter)’라는 사람이 4년 전인 2002년 9월29일 오전 3시29분, 한 인터넷사이트(www.chineselanguage.com)에 올려놓은 글이었다. 이 사이트의 비(非)회원이어서 피터가 실명인지 여부와 그의 국적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글의 제목이 ‘Korea invented Chinese language(한국인이 한자를 발명했다)’이고, 본문이 모두 영어로 돼 있어 저자가 한국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4년 전 게재된 이 글이 새삼스럽게 다시 중국에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은 한 누리꾼이 우연히 이 글을 발견하고 이를 중국어로 번역해 인터넷에 올려놓으면서부터다. 피터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중국 상(商)나라(BC 1600~BC 1046) 이전에 한국인들은 중국의 산둥(山東) 지방에 살았다. 후에 한국인들은 중원(中原)으로 들어와 상나라를 세우고 한자를 발명했다. 단, 이 언어는 모든 부락의 말과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오직 한(漢)족의 조상인 화하(華夏) 부락만이 이를 전승해 상응하는 언어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주(周)나라가 상나라를 멸망시킨 뒤 한국인은 중원을 떠나면서 한자를 버리고 다시 한국어를 만들었다.”

피터 씨는 자기 주장의 근거로 일부 한자가 한국인의 습관과 밀접하다는 점,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에만 하나의 한자에 하나의 발음만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가(家)’자의 경우 ‘집 안에 돼지가 있는 형상’인데 이는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유일한 습관이라는 것이다. 중국인은 돼지를 닭처럼 놓아기르는 곳이 많다.



그러나 한자가 중국인이 발명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국인 누리꾼들은 대부분 피터 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는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채 한국인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가소롭다. 후안무치하다.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사실 한자가 어떻게 발명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국인이 한자를 발명했다는 얘기도 정설은 아니다. 단, 정설도 아닌 글이 인터넷에서 무차별적으로 떠돌아다니며 양국 누리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양국의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서로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주간동아 2006.11.07 559호 (p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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