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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게릴라의 개성만점 배낭여행 ⑮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 글·사진 김동운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1.거리 홍보에 나선 메이드 카페의 여종업원들. 2.무한대의 만화 자료가 있는 라지오 가이칸.3.4아키하바라의 히트 상품인 캔오뎅과 피규어 하비칸에서 발견한 귀여운 로봇.

일본 도쿄의 최대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곳은 전후 암시장이었다. 초기에는 인근 대학생들에게 전자제품을 팔던 곳으로 시작, 각종 전자제품을 파는 지역으로 급성장했다. 1980년대 후반 도쿄 교외지역에 대형 전자제품 할인점이 등장해 잠시 위축된 적이 있지만 컴퓨터 관련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가이드북은 이곳을 ‘일본의 용산’ ‘전자제품의 천국’ 등으로 소개한다. 일견 맞는 표현이다. 실제로 아키하바라 역을 나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Tax Free’를 알리는 전자제품 상점들의 광고문구이니 말이다. 하지만 아키하바라에는 전자제품 이외의 매력이 숨어 있다.

아키하바라에서 흥분(?)은 금물이다. 곧바로 지갑이 텅 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동인지나 희귀 판본 전문점인 ‘아키바 왕국’, 로봇의 조립에서 완성까지 모든 것이 있는 ‘츠쿠모 로봇왕국’, 다른 곳에 비해 대중적인 아이템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로 가득한 만화·캐릭터·피규어(영화, 만화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축소해 만든 인형) 전문점 ‘아니메이트’ ‘게이머즈’ 등등. 거리 곳곳에는 여러 볼거리들과 살 것들이 가득하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여행자라면 ‘요도바시 카메라’ 한 곳이라도 제대로 구경해보자. 전자제품을 파는 매장으로 규모 면에서 도쿄 내 최대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카메라 관련 제품만 팔았는데, 요즘은 전자제품에 관련된 각종 제품들을 팔고 있다. 특히 3층의 카메라 매장에서는 회사별 카메라 제품을 모두 볼 수 있다. 1000만원이 넘는 고가 카메라도 마음대로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

6층 피규어 매장에는 인근 전문매장에 비하면 희소성은 떨어지지만, 볼거리로는 충분한 제품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따금 신문 가십기사로 나오는 일본의 진짜 같은 모형 총기류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1·2층은 PC와 통신제품, 3층은 카메라, 4·5층 생활가전, 6층 마니아 용품과 CD 및 DVD, 7층 서점과 팬시용품, 그리고 8층에 식당가가 있다. 요도바시 카메라 한 곳만 구경해도 아키하바라의 웬만한 것들은 다 볼 수 있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만화·캐릭터 전문점 즐비

다음은 아키하바라 원류임을 자처하는 라지오 가이칸(라디오 회관). 과거 아키하바라는 라디오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 등을 팔던 지역이었다. 지금은 주오도리 뒤편의 낡은 전파상이나 야마노테센 아키하바라 역 인근의 점포들을 통해서만 과거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라지오 가이칸도 마찬가지로 과거의 흔적들은 온데간데없고 피규어, 만화, 중고 컴퓨터 등을 파는 곳으로 변모했다. 아키하바라 변천사를 따라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요도바시 카메라는 전자제품 전문 매장으로 도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라지오 가이칸의 명물은 만화의 요람인 ‘K-BOOKS’다. 사고 싶은 일본 만화책이 있다면 무조건 들러봐야 할 곳이다. 아주 희귀한 자료를 찾으려면 좀더 구석진 길거리를 뒤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보통 사람들이 보고 즐기기에 무난한 만화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10만여 권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만화책뿐만 아니라 동인지, 스티커, 원화, 코스프레 용품 등이 있다. 2층에서는 일본 인기만화 ‘오! 나의 여신님’의 피규어 상품을 팔고 있는데, 가격이 무려 100만 엔에 달했다!

피규어 호비칸 8호점은 8층짜리 건물 전체를 피규어 제품으로 진열해놓은 곳이다. 피규어 제품이 얼마나 많기에 8층 건물 전체를 채워놓을 수 있을까? 그런 의구심은 이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싹 풀린다. 층별로 전시해놓은 피규어 상품의 종류가 모두 다르다. 7층에는 자동차, 기차 등 교통수단과 관련된 모형이 전시돼 있다. 그런데 단순히 모형만 전시해놓은 것이 아니다. 1960년대의 신칸센, 당시 신칸센 탑승 승무원의 복장, 외국 유명인사 누구누구가 20세기 초에 애용했던 클래식 자동차…. 교통수단별 피규어 제품을 아주 세밀하게 분류해 전시해놓은 것이다. 이런 피규어 제품 중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많다.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는 최고급 카메라도 마음대로 사용해볼 수 있다.

2005년 아키하바라의 히트 상품은 뭘까? 조금은 생뚱맞지만 캔오뎅이 차지했다. 주오도리 UFJ 은행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캔오뎅 자판기. 10년 전, 겨울철 음료 자판기의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후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일본 젊은이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져 아키하바라를 찾는 많은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2005년 12월 한 달 동안 무려 1억원에 달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하니, 우리도 겨울철에는 자판기 메뉴를 바꿔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생선이나 육류로 만든 꼬치, 그리고 무와 다시마 등이 들어간 캔오뎅 하나의 값은 200엔~250엔 정도다.

아키하바라는 가능한 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찾는 것이 좋다. 이때 JR 야마노테센 아키하바라 역 앞 6차선의 주오도리는 보행자 거리로 변하기 때문이다. 스킨헤드족의 펑크음악 공연, 스쿨밴드의 조금은 투박한 공연, 그리고 어느 정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디밴드의 공연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인근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거리로 나와 행인들에게 업소 홍보 전단지를 나눠준다. 한국 명동에도 상륙한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은 손님에게 ‘고슈진사마(주인님)’라고 부르며 마치 진짜 주인님 모시듯 시중을 든다고 한다. 어차피 사진 찍는 것은 무료이니, 기념할 겸 같이 사진 찍자고 해보자. 보행자 거리 운영시간은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주간동아 556호 (p90~91)

글·사진 김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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