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6

2006.10.17

행복 위해 일한다, 고로 존재한다

  • 김현정 커리어디시젼 대표 hjkim@careerdecision.co.kr

    입력2006-10-11 18: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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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위해 일한다, 고로 존재한다
    리더십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맨프레드 케츠 드 브라이스 교수. 하버드대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지금은 유럽 최고의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에서 EMBA 과정 디렉터로 있다. 관련 서적만 30여 권을 펴낸 브라이스 교수는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몇 년 전 출간한 책에서 그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 30여 년의 연구와 미국 및 유럽의 수많은 CEO 컨설팅 끝에 도달한 명제가 바로 ‘행복 방정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우리는 성공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왜 성공을 해야 하는가?”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뭘 뻔한 걸 물어보느냐는 표정을 짓는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구는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직장과 가정 균형 맞추는 일 무엇보다 중요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인 줄 안다. 하지만 3년 안에 이혼하고, 가정은 파탄 나고 가계는 파산해 빈털터리가 되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라 로또 당첨 이후 자책감과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 이것이 대부분 미국 복권 당첨자들의 현실이다. 그런데 왜 이런 사실을 알고도 사람들은 로또 당첨을 그렇게 간절히 원할까?

    어느 대기업 사장단 출신 모임에 가면 한때 직장인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람들이 회사 욕과 세상에 대한 불평으로 여생을 보낸다고 한다. 아니, 그렇게 지내다가 저세상 가려고 그들은 그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행복하지 않다면 돈도 성공도 그 무엇도 필요 없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사회적 성공이 행복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일하며 땀 흘리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행복’이라는 말을 던지면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핀잔 듣기 십상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 중 최하위다. 즉, 먹고살 걱정은 없지만 행복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행복해도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한 한 가지 축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개인의 삶이다.

    가족 일원으로서의 역할 역시 또 다른 매우 중요한 축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것이 훌륭한 가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가족 구성원이 아닌가? 신문 기사나 TV 프로그램에 정리해고된 뒤 이혼과 학대를 당하는 가장들에 관한 얘기가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그간 노고에 대해 가족의 위로나 고마움 대신 멸시와 모욕을 받는 것은 가족 구성원들의 문제이기보다는 자신이 가족 내의 역할을 그런 식으로 규정해왔기 때문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가장들이 가족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기보다 ‘돈 번다’는 이유로 권위를 내세웠을 것이다.

    미국의 한 대학은 행복한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내가 만난 성공한 직장인들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젖 먹던 힘을 다해 고통스럽게 일해야만 가치 있는 노동이고 잘 사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목표와 비전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래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늘 그렇다면 혹은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면, 그것은 삶의 의미와 본질 자체를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가족과 자기 이름보다 회사 이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직장인들에게 성공은 이제 의미 없다. 행복이란 두 글자를 염두에 두고,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면 성공은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샐러리맨 성공학’은 이번 호로 끝맺습니다.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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