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6

2006.10.17

따끔따끔 방치하다 병 키운다

자각증상 느낀 80% 10개월간 허송세월 … 병원 찾은 환자 30%가 말기

  • 천준 고려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입력2006-10-11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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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제3회 블루리본 캠페인을 맞아 전국 19개 대학병원을 내원한 50~80대 전립샘암 환자 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립샘암 환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뇨장애 등 자각증상을 느끼고도 80%의 환자들이 평균 9.5개월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해 병을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기검진을 통해 전립샘암을 진단받는 경우 자각증상 때문에 발견한 경우보다 PSA 수치(전립샘암의 진전 정도)가 2배가량 낮았으며, 전립샘암의 악성도 수치 역시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립샘암의 치료 가능성은 이 두 수치가 낮을수록 높아진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전립샘암을 발견한 환자는 최초 병기가 1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33%인 데 반해,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경우 30%가 말기 환자로 나타나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소변 보기 힘든 것이 가장 흔한 증상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체 환자 중 절반가량은 정기검진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23%만이 정기검진 항목에 전립샘암이 포함돼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립샘암 검진이 필수 항목이 아닐 경우 정기검진을 하더라도 전립샘암 검진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립샘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자각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은 소변을 보기 힘들다(60%),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20%), 소변을 자주 본다(13%) 등이며, 그 외에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도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환자 10명 중 6명은 단순히 노화 등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단지 환자의 10%만이 전립샘암을 의심했다고 답해 전립샘암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각증상을 느끼고 1개월 내에 병원을 방문했다고 답한 환자의 23%가 치료가 용이한 전립샘암 1기인 데 반해, 2개월 이상 지체한 뒤 방문한 환자의 96%가 2기 이후로 진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각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자각증상을 느낀 뒤 병원을 방문하기까지의 평균 기간은 9.5개월로 나타났는데, 환자들은 대부분 그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각증상 후 병원 방문 시기

    .진단 시 병기와 병원 방문 시기 단위(%)
    자각증상으로 전립샘암을 발견한 환자 (87명 대상 조사)
      1기 2기 3기 4기 합계
    1개월 내 방문 78 24 35 33 36
    2~3개월 내 방문 - 16 10 20 15
    4~6개월 내 방문 11 12 10 23 14
    7~12개월 내 방문 11 20 10 17 16
    13개월 이후 방문 - 28 35 7 18
    합계 100 100 100 100 100
    평균 개월 수 2.7 12.7 13.7 6.6 9.5


    따끔따끔 방치하다 병 키운다
    전립샘암 발견 계기와 최초 진단 시 병기와의 관계

    따끔따끔 방치하다 병 키운다
    .정기검진으로 발견한 경우 자각증상이나 기타 이유로 발견한 것에 비해 최초 병기가 1기로 진단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남.

    .자각증상으로 발견되는 경우 최초 병기가 4기인 경우가 30%로, 정기검진의 경우인 18%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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