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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조기교육, 뇌 건강 해친다

주간동아·한국뇌학회 공동기획

  •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

지나친 조기교육, 뇌 건강 해친다

지나친 조기교육, 뇌 건강 해친다

원어민 교사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는 취학 전 어린이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며 느끼는 모든 일상활동은 전적으로 뇌에 의해 이뤄진다. 그런데 뇌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성격과 공부하는 능력(지능) 또한 각자 다르다. 즉, 뇌는 ‘공부하는 주체’이며 ‘나는 곧 뇌’인 것이다. 따라서 각 개인이 가진 뇌의 특징에 따라 교육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라는 아이들의 뇌의 무게는 성인 뇌의 25%에 불과하다. 뇌는 나이에 따라 부위별로 발달하는데, 아이들의 뇌는 아직 각 부위가 성숙하지 않아 회로가 엉성하게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모든 뇌 부위가 완전히 성숙해 회로가 치밀하게 잘 만들어진 어른의 뇌처럼, 가르치기만 하면 어떤 내용이라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아이들에게 무차별적인 조기교육을 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사교육비를 들여 여러 학원에 보내는 등 ‘양적 교육’만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 암기 위주의 교육은 양적 교육으로 어느 정도 달성될 수 있을지 몰라도 창의적 교육을 위해선 질적 교육이 필수다.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는 우리 신체 세포 가운데 가장 빨리 지치기 때문에 양적 교육을 무리하게 하면 뇌가 지쳐서 더 이상 지식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결국 망가지고 만다.

전선이 엉성하거나 가늘게 연결되어 있는 경우 과도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과부하 때문에 불이 나는 것처럼, 신경세포 사이의 회로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조기교육을 하면 과잉학습장애 증후군(정신적·정서적 장애)이나 각종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나 아이들의 뇌 발달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뇌 연구는 뇌의 부위별로 최적의 발달시기를 알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최적기의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사회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앞쪽 뇌가 발달할 시기엔 앞쪽 뇌를 잘 발달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해야지 옆쪽 뇌를 자극하는 교육을 과도하게 하면 뇌의 발달에 역효과가 나타난다. 즉, 뇌 발달 시기에 맞춘 ‘적기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혁신센터(CERI)에서는 각국이 공동으로 뇌 연구를 수행, 교육 혁신에 이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뇌 지식을 기반으로 한 교육(뇌 기반 교육)이 적기에 이루어져 하루빨리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야겠다.

과잉 조기교육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지기능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일부 밝혀졌다. 나쁜 환경에서는 뇌와 인지기능이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반면, 좋은 환경에서는 뇌에서 시냅스 기능의 상승과 인지기능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많다. 즉,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상돌기가 위축되거나 해마 부위에서의 신경세포 발생이 억제되고 인지학습 기능이 저하되며, 반대로 좋은 환경은 신경세포의 분화와 시냅스 기능을 증진시키고 인지학습 기능을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필자가 출산 전부터 출산 후까지 장기간 환경의 인지기능에 대한 영향을 연구해 과잉 조기교육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과 조기교육의 부작용을 살펴본 결과, 기억력 실험과 세포분열 및 생존 실험에서 생전(生前)에 좋은 환경군은 대조군에 비해 기억과 세포분열 및 생존율, 뇌성장 인자가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생전 스트레스군은 대조군에 비해 기억과 세포분열 및 생존율, 뇌성장 인자가 유의하게 감소돼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생후(生後) 좋은 환경군은 대조군에 비해 기억과 세포 분열 및 생존율, 뇌성장 인자가 증가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으며, 생후 스트레스군은 대조군에 비해 기억과 세포분열 및 생존율과 뇌성장 인자가 감소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임신 중 좋은 환경에 있었다 하더라도 생후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면 기억 기능이 다시 떨어지고, 임신 중 스트레스 환경에 있었다 하더라도 생후 좋은 환경에 노출되면 기억 기능이 회복됨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로 미뤄볼 때 임신 중의 환경이 생후 기억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만, 생후 환경이 임신 중 환경 효과를 상당 부분 극복함을 알 수 있다.

뇌 발달에 맞는 적기 교육 실시해야

지나친 조기교육, 뇌 건강 해친다
두뇌 발달은 좌우 뇌를 연결하는 뇌량의 발달로 볼 때 전두엽에서 후두엽 쪽으로 이동하면서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두엽은 뇌를 가장 넓게 차지하는 부위로, 사고 및 언어와 관련된 일을 관장한다. 두정엽은 신체를 움직이는 일과 입체·공간적 인식기능을 담당한다. 측두엽은 언어적 능력과 청각에 관련된 일을 한다. 후두엽은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시각적 정보를 담당한다. 따라서 성장 시기에 따른 효과적인 학습법은 전두엽을 적절하게 발달시키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후두엽을 발달시키는 과정으로 나가는 것이다.

만 0~3세엔 오감 학습이 중요

만 0~3세엔 전두엽·두정엽·후두엽 등 뇌가 골고루 발달하며, 특히 감정 발달이 중요하다. 태어날 때는 사고를 관장하는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회로가 엉성하고 가늘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후 적절한 자극에 의해서 기본적 회로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이 시기엔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왕성하게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두뇌 발달의 기초가 된다. 즉, 어느 한 부분의 뇌가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뇌가 골고루 왕성하게 발달하므로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학습은 좋지 않다. 오감을 통해 학습이 무리하지 않게 적절히 이뤄져야 뇌가 효율적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엔 감정의 뇌가 일생 중 가장 빠르게 그리고 예민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사랑의 결핍은 후일 정신 및 정서 장애로 연결되는 경향이 많다.

예절 및 인성 교육은 만 3~6세에

만 3~6세엔 전두엽이 빠르게 발달한다. 전두엽은 인간의 종합적 사고와 창의력, 판단력, 감정의 뇌를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일 뿐 아니라 인간성, 도덕성, 종교성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시기에는 전두엽이 빠른 속도로 집중적으로 발달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1학년에 배울 내용을 암기 위주로 선행학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새롭고 자유로운 창의적 지식, 한 가지 정답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전두엽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 시기에 예절 및 인성 교육이 다양하게 이뤄져야 성장 후에도 예의 바르고 인간성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다.

외국어 교육은 초등학교 이후부터

만 6~12세에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빠르게 발달한다. 측두엽은 언어와 청각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로, 측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에 외국어 교육을 비롯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공간·입체적인 사고기능, 즉 수학적·물리학적 사고를 담당하는 두정엽도 이때 빨리 발달한다. 창의적 상상력의 발달이 4~5세에 절정을 이룬다는 보고를 볼 때, 모국어에 의한 사고의 발달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어와 사고 발달에 도움이 된다. 모국어가 충분하게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를 강제로 가르치면 창의력 발달까지도 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너무 일찍 마구잡이로 교육하는 것보다는 언어의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언어중추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어를 강제로 학습한다면 외국어는 물론 모국어의 발달까지 지연될 수 있다.



주간동아 551호 (p64~67)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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