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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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째고 빨리 낫는 ‘2×2 척추고정술’

세계적으로 소문난 의료진 ‘그들만의 노하우’ … 위험·부작용 최소화 ‘환자들 만족’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8-30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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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게 째고 빨리 낫는 ‘2×2 척추고정술’
    매스컴에서 맛집으로 소개되는 식당들을 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식당의 규모나 위치와는 상관없이 한 가지 메뉴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사람의 손이 만능이 아닌 이상 모든 요리를 다 잘할 수는 없으니 특기라고 할 만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것이 음식 맛을 지키는 길임은 물론이고, 그 음식을 찾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먹을거리도 이러한 추세인데, 하물며 우리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이 전문화를 지향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닌가. 아이들의 감기에서부터 노인들의 골절까지 동네 의원이 모든 증상을 살피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하나의 증상만 전문으로 다루는 이른바 ‘전문병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 원장 케임브리지 인명센터에 이름 올라

    이러한 병원들은 충분한 진료 경험을 쌓은 의료진이 특정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할 뿐 아니라 그 병원에 꼭 필요한 장비들을 갖춰놓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따라서 환자 처지에서는 종합병원 수준의 시설에서 개인병원에서나 받을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받게 되어 안심하고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전문병원이 서울에 있다고 소문이 나면 제주도에서라도 한걸음에 달려와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7월, 서울 정릉동에서 문을 연 서울척병원(02-940-2000)도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춘 척추전문병원이다. 대다수 척추전문병원들이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에 포진하고 있는데 비해 서울척병원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강북 최고의 척추병원’을 목표로 했다.



    강북에서 병원을 연다는 말에 주위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함께 개원을 준비한 장상범 대표원장과 김동윤 원장은 서울대 의대 동기로 두 원장 다 서울대 대학원을 나와 척추전문병원으로 이름난 우리들병원에서 과장까지 지낸 데다, 세계인명사전 가운데 하나인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에 척추수술 연구 업적으로 이름이 오를 만큼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원장이 모두 실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강남의 요지에서 병원을 내도 될 텐데 왜 굳이 전문병원이 전무한 강북으로 가느냐는 우려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환자가 찾아오기 쉬운 곳이 병원이 있어야 할 자리”라며 “척추 질환자들의 지역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강북권이나 지방이 많은데 병원이 강남에 있으면 거동이 힘든 환자들의 처지에선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강북권 교통의 중심이자 상봉터미널과 서울역, 청량리역에서도 가까운 정릉이야말로 최상의 입지라는 것.

    외국 의료진 수술법 배우러 방문 러시

    서울척병원에서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원칙으로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겐 더 늦기 전에 수술을 권한다. 김 원장은 “일부 척추전문병원에서 무조건 수술을 강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병원은 비수술적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악성 환자에게까지 원칙을 고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밝힌다.

    작게 째고 빨리 낫는 ‘2×2 척추고정술’

    2×2 척추고정술 시술 모습.

    서울척병원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입한 수술법이 바로 2×2 척추고정술이다. 척추고정술이란 보편적으로 손상된 척추마디를 절개해 뼈 이식을 하거나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말한다.

    그런데 척추고정술은 환자의 부담감과 치료 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 보형물 삽입을 위해 10cm 이상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중 출혈량이 많아서 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게다가 절개 후 척추가 잘 드러나도록 근육을 양 갈래로 무리하게 벌려야 하므로 근육이 망가지고 신경조직이 손상될 위험성도 높다. 이로 인해 봉합 후 겉으로 보이는 흉터가 사라지더라도 한번 망가진 근육과 신경은 회복되지 않아 수술 전처럼 자유롭게 허리를 쓸 수가 없다. 척추 디스크 환자의 대부분은 허리를 많이 쓰는 일에 종사한다. 이들은 아픈 허리를 고쳐서 하루라도 빨리 생계를 잇고자 하는 마음에 큰돈을 들여 수술을 받지만,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제대로 생업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하지만 절개 부위를 최소한으로 줄인 2×2 척추고정술은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2×2 척추고정술은 척추 전체가 아닌 손상된 척추마디만 절개한다. 2cm 이하의 작은 절개 부위를 통해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나사못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근육을 완전히 벌리지 않고 좁은 절개 부위를 통해 신경 감압과 고정술까지 시술하기 때문에 의사의 처지에선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수술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의사만이 이 수술을 할 수 있다. 장 대표원장과 김 원장 모두 이 수술을 할 수 있으니 이 수술법에서만큼은 서울척병원이 국내 최고의 병원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절개 부위가 작기 때문에 출혈량도 적으며, 무엇보다도 근육이나 신경조직의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원기간도 4~5일밖에 되지 않아 10~15일가량 입원해야 했던 기존 수술법에 비해 환자의 시간 부담도 훨씬 적다. 그래서 부산이나 제주도에서도 서울척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2×2 척추고정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2003년 국내에 처음으로 2×2 척추고정술을 소개한 김 원장은 2년 뒤 ‘2×2 척추고정술을 시술받으면 허리 근육의 위축과 근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이 수술법의 안전성을 공인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서울척병원은 2×2 척추고정술에 대한 국제전문의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8월2일 대만의 의료진 7명이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각국의 의료진이 수술법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척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과대학 교수들로, 이곳에서 배운 신기술을 자국에서 전파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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