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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파라다이스 게이트’ 터지나

게임기 개발업자 배후 여권 중진 아들 연루 의혹 … 경찰, 조폭 자금과 연결 첩보 입수 내사 중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오션파라다이스 게이트’ 터지나

‘오션파라다이스 게이트’ 터지나
‘바다이야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아케이드 게임기인 ‘오션파라다이스’ 개발업자 배후에 여권 중진급 정치인의 아들이 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특히 이 정치인의 아들은 인천 등지에서 10여 개의 오락실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동종 게임개발업자 P 씨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비리는 오션파라다이스에 비하면 깨끗한 편이다. 도저히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게임기임에도 문제 없이 통과됐다”면서 “열린우리당 L 의원의 큰아들이 뒤를 봐줬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황모 씨 지명수배

P 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심의를 통과한 오션파라다이스 게임의 개발업자는 황쫛쫛 씨로, 영등위 제출 신청서에 기재된 개발업자와는 다르다. 신청서에는 회사 이름이 ‘역동플러스테크’로, 대표자는 ‘정쫛쫛’로 돼 있지만 이는 실제 개발업자를 감추기 위한 업계의 관행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청서에 기재된 연락처도 ‘없는 번호’였다.

세운상가 한 게임기 판매업자는 “영등위에 신청서를 제출할 때 대부분 다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고 나중에는 이를 폐기한다. 영등위로부터 심의를 받으면 관할 구청에서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라면서 “실제 개발업자는 황 씨가 맞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선 오션파라다이스의 개발업자가 황 씨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에서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황 씨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P 씨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씨는 20여 년 전부터 세운상가 일대에서 게임기를 제작, 판매해온 터줏대감이다.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다른 이들처럼 그도 ‘대박’ 한 건을 터뜨리기 위해 여러 차례 게임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사람이 L 의원의 장남이라는 게 P 씨의 설명이다.

P 씨는 “L 의원의 아들은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상태였다. 간경화 등으로 건강도 좋지 않았다. 그때 황 씨가 인천 등지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재기하도록 도와줬고, 지금은 10개 정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 그 후 L 의원의 아들이 황 씨의 뒤를 봐줬다. 황 씨는 그 덕에 경찰의 수사를 여러 번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지난해 6월 오션파라다이스를 시작으로 8월 ‘다빈치’ ‘백경’ 등의 게임을 개발해 연달아 영등위 심의를 받아냈다. 황 씨는 이 게임기들을 올해 초까지 대당 600만원 정도에 최소 3만 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게임기 한 대에 들어가는 원가가 230만~250만원이라고 하니, 대당 350만원씩 모두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P 씨는 “돈을 번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는지는 모르지만, 황 씨는 L 의원의 아들에게 렉서스 승용차를 선물로 준 것으로 안다.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L 의원 측 “전혀 사실무근”

L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의원실 한 보좌관은 “L 의원의 큰아들은 최근 간과 폐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지방 모처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오래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서 별다른 일을 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오락실과 관련돼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보좌관은 또 “의원에게 사실 여부를 물어봤는데 ‘아들이 다 죽어가는데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면서 황당해했다”고 전했다.

이 보좌관은 그러나 “당사자인 아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듣고 싶다”는 기자의 거듭된 요청에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연락도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설사 연락이 닿더라도 인터뷰를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거절했다.

L 의원의 셋째 아들은 “형님이 인천에 사는 것은 맞는데 오래전부터 건강문제로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생활형편도 넉넉하지 않아 내가 조금씩 도와주고 있다”면서 “그 전에도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았고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등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바다이야기’를 출시한 에이원비즈, ‘황금성’을 만든 현대코리아, ‘오션파라다이스’를 만든 역동플러스테크 등 3개 대형업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영등위 심의 과정에서 외부 인사의 압력 여부와 수백억원, 수천억원대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제작 및 판매업체 대표가 구속된 바다이야기와 황금성에 비해 대표가 수배 상태인 오션파라다이스에 관한 수사는 다소 미진한 상태. 그러나 경기경찰청이 오션파라다이스가 조폭 자금과 연결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주간동아 551호 (p12~13)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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