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2

2006.07.04

무더위 식혀줄 한여름밤의 첼로 선율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07-03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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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식혀줄 한여름밤의 첼로 선율
    함신익이 이끄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이 특별한 연주회를 준비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를 초청, 7월 밤 낭만의 선율을 선사한다(7월13일 대전 예술의전당,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비스펠베이는 바로크 첼로와 현대 첼로를 오가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내고 있는, 우리 시대를 대표할 만한 첼리스트다. 네덜란드 하를렘 출신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원전연주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안너 빌스마를 사사했으며, 바로크 첼로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두 차례 녹음한 바 있다.

    비스펠베이는 ‘행동하는 음악학자’에 비유된다.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전과 현대를 초월하는 음악적 영역을 가진 우리 시대의 몇 안 되는 첼리스트 중 하나다. 바흐, 베토벤부터 엘리엇 카터, 카겔, 슈니트케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비스펠베이는 세련되고도 독창적인 해석, 환상적인 테크닉으로 비평가와 대중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그가 내는 거의 모든 음반은 오디오파일용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좋은 음질 속에 담길 만한 뉘앙스가 살아 있다.

    이번 공연은 2002년 대전과 서울의 두 무대에서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했던 함신익과 비스펠베이가 4년 만에 조우하는 무대. 연주 프로그램은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다. 대전시향의 프로젝트 ‘마스터스 시리즈’ 중 하나로 특별히 연 2회 서울공연 중 첫 번째다. 따뜻하고 낭만적인 첼로 협주곡과 깊은 슬픔이 묻어나는 바그너의 성악곡(소프라노 데보라 마이어 협연) 등 낭만시대의 작품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비스펠베이의 다음 음반으로는 브람스 시리즈가 예정돼 있고, 올 9월에는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2번, 12월에는 이반 피셔 지휘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녹음이 예정돼 있다. 비스펠베이의 드보르자크 녹음은 95년에 이어 두 번째다.

    무더위 식혀줄 한여름밤의 첼로 선율
    러시아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초프스키의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1번이 새롭게 발매됐다. 1990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 기념 콘서트 라이브 레코딩 이래 오래간만이다. 예전의 파트너는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한 모스크바 필하모닉. 이번에는 키타옌코의 제자인 드미트리 리스가 지휘봉을 잡은 우랄 필하모닉과 함께 한다. 1936년에 창단된 우랄 필하모닉은 골로바노프, 잔데를링, 콘드라신, 키타옌코 등이 거쳐간 전통의 오케스트라. 파워와 스태미나를 함께 갖춘 베레초프스키는 체력을 고루 안배하며 장거리를 뛰듯 연주에 임한다. 커플링은 하차투리안의 출세작, 피아노 협주곡이다. 러시아적인 야성이 넘치는 쪽은 차이코프스키보다는 이쪽이다. 베레초프스키는 고도프스키가 편곡한 쇼팽 음반에서 선보인 초인적인 기교를 이번 음반에서도 마음껏 펼치고 있다. 2006년 2월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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