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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기자의 여의도 잠망경

한나라당 미래모임 40대 돌풍 일으킬까

  • eastphil@donga.com

한나라당 미래모임 40대 돌풍 일으킬까

‘구상유취(口尙乳臭)’. 1969년 11월8일 당시 42세인 김영삼(YS) 신민당 원내총무가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대통령 후보 지명전 출마를 선언하자 야당 원로였던 유진산 신민당 부총재가 보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반전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계파와 금권 정치의 그늘에서 정권 창출보다는 당권에 집착했던 노쇠한 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비판은 ‘젖비린내 난다’는 40대 기수가 정치적으로 급부상하는 밑바탕이 됐다.

결국 이듬해인 1970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YS와 45세의 김대중(DJ) 의원, 48세의 이철승 씨 등 40대 기수 세 명이 자웅을 겨뤘다. 그리고 최후 승자는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긴박한 경선에서 YS를 꺾은 DJ였다. 한국 정치에서 가장 매력적인 용어 중 하나인 40대 기수론은 이렇게 등장했고, 그 뒤 정치적 도약을 노리는 젊은 정치인들이 즐겨 차용(借用)했다.

이런 40대 기수론이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40대 기수론을 앞세웠던 40세의 임종석, 48세의 김부겸, 44세의 김영춘 의원 등 세 명은 50대의 정동영과 김근태라는 두 세력의 틈새에서 최고위원 한 자리라도 차지하려는 정치공학적 계산에 허덕였을 뿐이었다. 결국 기수론이 아닌 ‘40대 역할론’에 머물렀던 도전의 결과는 공멸이었다.

한나라당 대선체제를 관리할 대표를 뽑는 7·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소장ㆍ중도개혁 세력이 연대한 ‘미래모임’이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초·재선 의원과 원외위원장 80여 명이 속해 있는 미래모임은 6월30일 대회를 열어 독자 후보를 선출한다. 현재 유력 후보군으로 41세의 남경필, 47세의 권영세, 50세의 임태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구도가 이들 젊은 세대에게 당을 맡기기에는 아직까지 보수적이라는 데 있다. 열흘간의 진통 끝에 독자 후보 선출방식을 확정지었으나 미래모임 내부 계파 간 갈등 조짐도 없지 않다. 7·11 전당대회는 일반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당내 경선이라는 점에서 소장파가 또다시 ‘일’을 저지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많다.

한나라당 소장파가 36년 전 야당처럼 40대 기수를 극적으로 만들어낼지, 아니면 정치공학적 계산에 매몰돼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할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2006.07.04 542호 (p17~17)

eastph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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