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9

2006.06.13

과학의 발전, 미리 보는 세상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6-06-12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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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발전, 미리 보는 세상
    우주로 주말여행을 떠나고 알약 하나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는 세상. 이상이 있는 몸의 장기를 인공장기로 갈아끼우고 휘발유 대신 수소 연료를 쓰는 세상. 한마디로 꿈같은 세상이다. 저자는 이런 일들이 100년 안에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물론 허무맹랑한 공상과학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주장 하나하나에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소설을 쓰듯 떠올린 생각이 아니라 다수의 서적과 신문, 잡지, 인터넷 사이트 등에 소개된 과학적 사실들을 토대로 만들어낸 가설이라는 것. 더욱이 과학자, 의대 교수, 엔지니어, 기업 총수, 저명 학자들로 이루어진 과학위원회의 자문을 통해 내용의 신뢰성을 한층 높였다.

    이 책은 2006년부터 2100년까지 새롭게 나타날 혁신적인 일들을 연차적인 파노라마 형식으로 구성했다. 내용상으로는 통신, 건강, 기술과학, 육상 교통, 항공 우주, 환경 등 6개 분야로 구분되어 있다. 자, 그럼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 가운데 눈길 끄는 사건부터 살펴보자.

    2013년 암 치료제 개발. 세계 유수의 연구소들이 연합해 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 자기장을 갖고 있는 항체를 인체에 주입하면 자기장이 암세포를 찾아 파괴한다. 이 신약 개발에는 중국의 연구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몇 년 전 중국의 한 암 전문의가 암세포만 선별하는 항체를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

    2019년 귀에 장착하는 통역기 등장. 서울 경제포럼에 2000여 명의 세계 각국 인사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통역사는 한 명도 없다. 참석자들의 귀에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동시통역기가 달려 있을 뿐이다. 참석자들은 동시통역기를 통해 연설자의 인도네시아 방언까지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이런 기계가 정말 등장한다면 우리는 영어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2036년 영화관의 역사적 퇴장. 홈시어터와 영화산업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해 사양길을 걷던 영화관이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안방에서 영화관과 같은 수준의 음향과 화면을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업체의 주수입원은 극장 관객이 아닌 DVD로 변한다. 물론 DVD는 복제가 불가능한 일회용 제품이다.

    2059년 비만 정복. 살을 빼기 위해 힘들게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다. 인공 호르몬 조절기를 통해 몸무게를 50kg이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중을 조절하는 렙틴 호르몬의 발견으로 인체 대사에 필요한 축적 지방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2073년 축구 경기에 로봇 심판 등장. 90m까지 줌이 가능한 눈을 가진 로봇 심판 ‘사이버트론’은 경기의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엄격한 판정을 내린다. 판정 시비도 사라졌다.

    이밖에도 매년 굵직굵직한 일들이 일어난다. 2018년 인공혈액 시판, 2025년 택시용 제트기 등장, 2030년 화성에 최초의 생명기지 건설, 2043년 재래식 화기(火器) 퇴장, 2061년 지구 100억 인구 시대 도래, 2065년 스위스에서 최초로 인간 동면 성공, 2078년 사하라사막 한복판에 내륙의 바다 완공, 2088년 도쿄에서 최초의 인공두뇌 탄생, 2098년 인도에서 일회용 자동차 첫선 등이다.

    하나하나가 꿈같은 일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을 감안할 때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20년 전을 생각해보라.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고, 휴대전화가 이렇게 널리 보급될 줄 어느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에릭 드 리에마탱 지음/ 최정은 옮김/ 눈과마음 펴냄/ 55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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