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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판데믹 독감’ 공포 한국은 끄떡없다?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 간 감염 시간문제” 잇단 경고… ‘백신 확보’ 미비 등 대비책 낙제점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판데믹 독감’ 공포 한국은 끄떡없다?

‘판데믹 독감’ 공포 한국은 끄떡없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판데믹화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면 #1

5월16일, 세계 컴퓨터 시장의 지배자 IBM은 세계보건기구(WHO), 미 질병제어예방센터 등 세계 20여 주요 공중보건단체와 손잡고 ‘글로벌 판데믹 이니셔티브(Global Pandemic Initiative)’의 개시를 선언했다. 이는 자사의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방,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전염성 질환의 확산에 대비하는 전 세계적 협력체계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장면 #2

5월23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의 WHO 총회장.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인력 양성과 AI(조류 인플루엔자) 등 신종 전염병 퇴치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신종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동북아지역 공조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장면 #3



5월3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WHO가 현 상황을 조류 인플루엔자 전염 3단계 경계 태세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3단계는 ‘인체 간 전염이 안 되거나 극히 제한적인 전염’이 이뤄지는 단계. WHO의 전염병 경고 시스템은 ‘인간 전염 가능성이 낮은’ 1단계부터 ‘지속적인 인체 간 전염’까지 6단계로 이뤄진다

각기 별개인 듯한 이 세 가지 사례가 공통으로 시사하는 것은 뭘까. 바로 ‘판데믹의 급습’이 전 인류에게 ‘발등의 불’이 됐다는 사실이다. ‘판데믹(pandemic)’은 특정한 전염성 질환이 전 지구적으로 급속히 확산돼 크게 유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정된 지역에서 이질이나 장티푸스 등의 전염병이 유행하는 현상인 ‘에피데믹(epidemic)’의 상대적 개념이다.

특정 전염병 전 지구적 급속 유행 현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판데믹은 다음과 같은 세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바이러스의 변종이 많이 생기는 대변이(하나의 숙주세포에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들어가 유전자의 재조합이 일어나는 것)가 발생해야 한다. 둘째, 인체가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치명적인 증상을 보여야 한다. 즉, 변종 바이러스가 충분한 독성을 지녀야 한다. 셋째,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이 이뤄져야 한다.

향후 도래할 것이 확실시되는 판데믹의 ‘유력 후보’로 지목되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경우 이미 앞의 두 조건을 충족했다. 1997년의 홍콩 조류 인플루엔자가 그 예다. 당시까지 인체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H5N1형 바이러스의 출현은 조류를 통해 이에 감염된 환자 18명 중 6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치사율이 30%를 넘은 이 바이러스는 그동안 인체를 공격할 수 없다고 알려졌던 유형이었다. 종(種) 간의 장벽을 뛰어넘은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었기에 환자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남은 마지막 조건,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이 이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판데믹 독감(pandemic influenza)은 반드시 온다는 것. WHO의 전염병 경고 시스템의 4단계는 일부 지역에서 인체 간 전염 사례가 발생했을 때다. 5단계는 점점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때를 뜻한다. 전면적인 전염이 횡행하는 6단계가 바로 판데믹 시기다.

판데믹이 세계적 이슈가 될 것이란 분석은 얼마 전 작고한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도 2004년 4월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가 변형을 일으켜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연구자에 따라 견해는 조금씩 다르지만, 인류가 20세기에 경험한 판데믹은 대략 세 차례 정도다. 1918년 스페인독감 때 H1N1형 바이러스가 유행해 당시 세계 인구 20억명 가운데 약 5억명이 감염돼 4000만~5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이한 것은 해마다 겨울철이면 유행하는 계절독감(seasonal influenza) 때와 달리, 20~40세의 청장년층 사망자가 많았다는 점. 57년 H2N2형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 아시아독감은 100만~200만명, 68년 H3N2형 바이러스에 의한 홍콩독감은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0세기 세 차례 급습 엄청난 피해

세 번에 걸친 판데믹의 원인은 모두 독감바이러스. 따라서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언제 또다시 변이과정을 거쳐 사람 간에 전염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판데믹의 병원체가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주간동아 539호 (p24~27)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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