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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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밥상 겨우 ‘스마트식품’ 한 알?

디지털 식문화 혁명 시대 조만간 도래 … 식품과 의약품 경계 더욱 좁아져

  •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입력2003-12-18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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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밥상 겨우 ‘스마트식품’ 한 알?

    아침식사를 알약 한 알로 대신하는 등 하이테크식품이 몰려오고 있다.

    먹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기술문명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고 해도 먹는 문제는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다. 그렇다면 앞으로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식생활 문화가 그대로 유지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천년을 이어져온 식생활 문화의 전통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식생활은 크게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디지털’은 우리의 식생활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디지털시대, 과연 우리의 식생활 문화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디지털은 음식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리문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각종 기능성식품이 늘어나고 패스트푸드에 대한 소비도 비약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는 지금 배를 불리기 위해 먹던 시대를 벗어나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 사회의 장년층은 먹을 게 없어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엔 맛을 즐기는 차원의 음식 개념도 낡은 개념이 될 전망이다.

    인공·기능적 측면 강화한 음식 등장

    이미 이 같은 인공적·기능성 음식들이 우리 주변에서 자기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는 샐러드를 먹으면서 스테이크 맛을 느끼고, 조금만 먹어도 필요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모두 섭취할 수 있는 기능성식품이 등장할 것이다. 또 약(藥)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별도로 약을 먹을 필요가 없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건강관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기능성식품으로 하이테크식품이 있다. 앞으로는 기존의 기능성식품의 수준을 넘어서서 면역기능을 향상시켜주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 고기능 하이테크식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머지않아 적당히 먹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다이어트식품을 비롯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는 첨단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한다는 얘기다.

    기능성식품이 늘어나면 슈퍼마켓은 단순히 식품을 매매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약국처럼 건강과 관련된 상품을 취급하는 장소로 바뀌게 된다. 식품을 살 때 슈퍼마켓에 갈지 약국에 갈지 고민할 날이 멀지 않았다.

    어쨌든 하이테크식품과 스마트식품을 통한 디지털시대의 식생활 혁명은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조리사와 약사, 음식연구가와 제약연구원의 경계를 허물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좋든 싫든 하이테크식품과 스마트식품에 둘러싸여 살게 된다. 물론 전통적인 먹을거리와 식생활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겠지만….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로 봐서 조만간 아침식사를 스마트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입이 깔깔해서, 또 귀찮아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에겐 스마트식품의 등장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론 이런 광고가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현대인의 아침식사는 스마트식품 한 개로!’

    하이테크식품과 스마트식품에 대해 비인간적인, 혹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식생활 문화가 바뀌더라도 내 입맛은 바뀌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다음 세대의 입맛은 분명 하이테크식품과 스마트식품에 길들여질 것이라는 것이다. 오늘 어머니, 혹은 아내가 끓여준 된장찌개에 감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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