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8

2003.06.12

납테이프는 스윙 조절에 특효?

  • 이선근/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 sklee@golfdigest.co.kr

    입력2003-06-05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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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납테이프는 만병통치약일까?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 납테이프가 스윙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골퍼 중 절반 이상이 납테이프를 붙인 클럽을 최소한 1개 이상 갖고 있다.

    1998년 마스터스 대회 때, 필 블랙마는 드로샷을 위한 납테이프를 붙인 드라이버와 페이드샷을 위한 일반 드라이버를 별도로 준비하기도 했다. 벤 크렌쇼나 베른하르트 랑어 같은 골퍼들도 납테이프 애용자로 유명하다.

    아마추어의 경우엔 상관없지만 프로의 경우엔 납테이프를 잘못 사용하다가는 벌타를 당하거나 실격할 수도 있다.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다 테이프가 떨어진 경우엔 다시 붙일 수 있지만, ‘클럽의 특성을 변경할 때는 실격으로 처리한다’는 골프 규칙에 따라 라운드 도중 테이프를 제거하거나 새로 붙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납테이프를 클럽에 붙이면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



    납테이프를 애용하는 프로골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볼의 궤도를 변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납테이프가 슬라이스와 훅을 막아주고 골프공이 너무 낮거나 높게 날아가지 않도록 조정해준다고 믿는다.

    스윙이 빠른 사람들에게 납테이프가 유용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클럽이 좀더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스윙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납테이프로 골프공의 방향과 높이를 교정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론적으로 보면 납테이프를 클럽헤드의 힐 가까이에 붙이면 임팩트시 페이스가 좀더 빨리 닫히게 되어 샷이 왼쪽으로 휜다. 반대로 토(골프채의 끄트머리) 쪽에 붙이면 샷이 오른쪽으로 휜다. 볼을 높게 띄우려면 테이프를 클럽헤드의 아래쪽에 붙여 무게중심을 낮추면 되고, 볼의 탄도를 낮추려면 테이프를 클럽의 위쪽에 붙이면 된다.

    납테이프는 짧은 클럽보다는 긴 클럽에 더 효과적이다. 긴 샤프트의 경우 무게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드라이버의 헤드에 두 줄의 납테이프를 붙인 경우 똑같은 양을 5번 아이언에 붙인 것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부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납테이프가 샷에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한 클럽헤드 무게의 10% 이상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 그보다 적으면 볼의 비행궤도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납테이프가 볼의 방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근거 없는 미신이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납테이프가 정말로 스윙의 결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로서 정답이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슬럼프에 빠졌거나 스윙이 계속 제대로 되지 않을 때 값도 싸고 실험해보기도 쉬운 납테이프를 이용해 변화를 주는 건 어떨까? 클럽과 골프공의 역학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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