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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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 오지 않는 ‘홀인원’ 행운

  • < 안성찬/ 스포츠투데이 골프전문 기자 > golfahn@sportstoday.co.kr

    입력2004-10-15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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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에게 오지 않는 ‘홀인원’ 행운
    “홀인원,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닌가 봅니다. 벌써 30년을 쳤는데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원로 프로골퍼의 고백이다. 홀인원은 대개 파3홀에서 티샷을 해 한 번에 홀(구멍)에 넣는 것. 원어는 ‘Hole made in one stroke.’

    프로는 아마추어보다는 샷을 할 기회가 많다. 이 때문에 홀인원을 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 그럼에도 홀인원의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실력이 검증된 유명 정상급 프로들보다는 오히려 무명에 가까운 프로들이 홀인원의 기쁨을 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골프와 한평생을 살다가 고인이 된 이병철 회장은 홀인원을 일생에 세 번밖에 하지 못했다. 한 골프장 사장은 홀인원을 하고 싶어 자신의 골프장 파3홀에서 200개의 볼을 쳤으나 단 한 개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만큼 홀인원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쇼트홀(파3)에서 홀인원할 확률은 남자프로가 3700회 샷에 한 번, 여자프로가 4660회에 한 번, 일반 아마추어는 4만3000회에 한 번이다. 이렇게 분석해 보면 홀인원은 기술이 아닌 우연의 산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확률은 통계일 뿐 반드시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1951년 뉴욕에서 재미난 이벤트가 벌어졌다. 홀인원을 기록했던 1409명을 모아 파3홀을 정해놓고 동시에 다섯 번씩 티샷을 했으나 홀인원은 불발이었다. 이보다 10여년 전인 1940년 미국 프로골퍼 헤드 고든이 홀인원에 도전, 60시간 25분 동안 160야드의 파3홀에서 1765타를 쳤으나 모두 홀이 외면했다.

    참고로 지구상의 홀인원 1호는 186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톰 모리스가 기록했다고 돼 있다.

    올시즌 홀인원을 하고 싶은 골퍼는 동남아시아 골프장으로 발걸음을 돌려보라.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 홀이 나타나면 행운이 따를지 모른다. 누군가가 볼을 홀에 쏙 집어넣어 줄 것이다. 이 탓인지 외국에서, 특히 태국이나 필리핀 등지에서 홀인원을 했다면 남들이 잘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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